(이게 인팎에서 소설로 분류되어 있네.---;;;   )

자신의 인생을 담보로 잘 닦여진 길이 아닌 다른길을 택하는 실험이나 모험을 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누구나 좀더 편안하고 안정된 길을 선택하려 하고 문명의 혜택을 누리려 하고 타자들과 어울리려 하고 그 사회가 요구하는 물질적 정신적으로 존재하려고 날마다 애를 쓰며 존재감을 찾는게 보편적인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들은 다음과 같은 문장의 소로우의 생각들이 말해주듯  19세기에도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왜 우리들은 이렇게 쫒기듯이 인생을 낭비해가면서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배가 고프기도 전에 굶어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제때의 한 바늘이 나중에 아홉바늘의 수고를 막아준다고 하면서 오늘 천바늘을 꿰매고 있다. 일, 일 하지만 우리는 이렇다 할 중요한 일 하나 하고 있지 않다. 단지 무도병에 걸려 머리를 가만히 놔둘 수가 없을 뿐이다. p134 

-우리는 정신을 위한 자양분은 등한시 하지만 육체를 위한 자양분이나 육체적인 질병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p157  

난 현실이나 세상 그 무엇을 뒤로 한채 은둔을 추구하는 경향의 삶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어쩜 그건 내가 벗어나려하는 나의 모습일지도 모르기때문이다. )그 은둔자가 무슨 연유로 자처했건 자신이 원하고 만들어 놓은 환경안에서는 그 누구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은둔자가 은둔의 삶으로 터득한 많은 삶의 지혜?라고 하는것들은 실지적, 실제적 삶과 함께 하지 않는 반쪽짜리의 자족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한다.   그런면에서 소로우는 숲솦의 체험을 하게 된 이유를 보여주며 스스로 은둔자라고 하지 않는다.

-내가 숲속에 들어간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내가 죽음을 맞이했을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였다. p129 

이렇게 고의로 다른 삶의 길을 가보고자 했던 소로우는 월든 호수 근처에 스스로 집을 짓고 모든것을 자급자족으로 2년을 산다.  어디에 얽매이는 것이 싫다는 소로우가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생명을 이어가고 자연을 직면하게 된다.   그의 말처럼 간소하게 또 간소화한  자연의 삶에서 많은 것들을 관찰하고 느끼며 사색한다.   호숫가 숲속의 생활과 존재들을 묘사하는 그의 뛰어난 글솜씨는 즐겁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가 가꾸는 콩밭은 그의 집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염려와 그의 무지로 말해진다.   하지만 소로우는 이런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 나름대로의 노동으로 콩을 통해 대지와 만난다. 
그가 콩을 가꾸는 모습을 엿보자면,

-콩밭을 가꾸는데 나를 돕는 조수들이 있다.  이 마른 땅에 물기를 공급해주는 이슬과 비 그리고 척박한 땅에 다소라도 남아 있는 생산력이 바로 그것이다. p223

소로우의 뛰어난 글 솜씨와 함께 내 경험으로 웃을 수 있는 그의 콩밭 가꾸기 는 계속된다.

-나의 일과는 풀들을 뽑아버리고  콩대 주위에 새 흙을 덮어 격려하며, 이 황색의 흙이 자신의 여름 생각을 쑥이나 개밀이나 피 같은 잡초가 아니라 콩잎으로 나타내도록 설득하고 그리하여 대지가 "풀!" 하고 외치는 대신 "콩!"하고 외치도록 만드는 일이었다."p225 

크크^^  풀!이 아니라 콩!,  여기서 내가 웃음보를 터뜨릴 수밖에 없는 건 텃밭을 가꾸는 내게도 늘 일방적으로  매도되어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고 사그라드는 존재인 풀을 뽑으며 남아있는 식량에 "무럭무럭! 튼튼! 주렁주렁!"의 구호로 격려하며 김매기를 하곤 하기 때문이었다.
소로우 역시 똑같은 생명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은 새들의 먹이일 수 있는데  자신에 의해 제거되어야 할 대상이고 어떤 것은 자신의 식량이라는 이유로 자신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것에 사색하기도 한다. 

-나는 잡초들의 섬세한 조직을 가차 없이 부러뜨렸으며 괭이를 가지고 불공평한 차별 대우를 행사하여 어떤 종류의 식물은 줄줄이 있는 대로 다 잘라버리고 또 다른 종류위 식물은 세심하 보살펴주었다. ... 달려들어 잘라버려라. 뿌리를 뽑아 햇볕에 말려버려라.  가는 뿌리 하나라도그늘 속에 놔두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이틀 만에 다시 일어나 부추처럼 파릇파릇해질 것이다.  이 기나긴 싸움은 학들과의 싸움이 아니라 잡초들, 즉 태양과 비와 이슬을 자기편으로 둔 트로이 사람들과의 싸움이었다.  날마다 콩들은 괭이로 무장한 밭 주인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 와서는 자신들의 적들을 무찔러 잡초의 시체로 밭고랑을 가득  채워놓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주위에 운집한 전우들보다 최소한 1피트는 더 높이 솟아 투구의 앞술을 흔들면서  용감하게 싸우던 수많은 헥토를장군들이 내 무기 앞에 쓰러져 먼지 속에 나뒹굴었다. p231~232  (정말 재미있는 글이었다. )

주위의 농부들처럼 농업 자체가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목적이 아닌 자신만의 생명을 유지하긴 위한 최소한의 식량을 요하는 노동은 사실 즐겁기까지 하다.   이런 면에서 난 간소화라며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가 그저 무섭게 부럽다.  이런 의지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듯 증명하는 그의 생활은 우리가 생각 할 궁핍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한없이 여유롭고 넉넉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를 둘러싼 월든 호수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에 대한 그의 교감의 글들은 세심하게 관찰되어지고 소로우의 언어로 혹은 여타 각각의 동식물의 언어로 서로 소통하며 함께 공존한다.   한 겨울 호수위를 거니는 소로우의 모습,  많은 눈을 헤치며 한번도 거르지 않은 그의 산책,  그 호수와 숲을 함께 사랑하는 되오리강, 올빼미, 개미, 사향쥐, 우두척, 다람쥐, 도요새, 멧비둘기 등등을 묘사하면 나도 어느새  아름다운 그들의 호수와 숲에 있는 듯한  편안함과 생생함을 보는듯 했다. (소로우의 세세하고 유쾌한 묘사는 나를 즐겁게도 감상에 빠지게도 했다)

이렇게 2년여간의 숲의 생활을 접으며 소로우는 우리에게 글한다. 

"그대의 눈을 그대의 안으로 돌려보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속에 
여지껏 발견 못하던 천개의 지역을 찾아내리라.
그곳을 답사하라.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학의 전문가가 되라"p456

-진실로 바라건대 당신 내부에 있는 신대륙과 신세계를 발견하는 콜럼버스가 되라. 그리하여 무역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상을 위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라. p457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 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때문 일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p466

굉장히 보고 싶었던 소로우의 일부 삶을 만났다.  
이처럼 강한 의지의 소유자가  아니고서야 이 조장하고 몰아가는 현사회에서 똑바로 나를 응시하고 사회를 응시할 수 있는 시간조차 가질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된다 말인가. 노동의 가치는 이미 땅에 떨어졌고 평생 집 한채의 노예로 전락해 삼사십년을 허덕이고 필요이상의 수많은 잡것들을 사대느라 오늘도 누구는 일터에 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동시에 죽을 터를 사기 위해 일터에 가고---;;;;  있을지 모르는 시간만 바뀌었지 21세기의 우리의 모습에 소로우의 월든은  자신도 멈출수 없는 자신의 내외면의 세계를 잠시 멈춰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다른 길도 암시해준다.. 

진실로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삶이 무엇이며 그 삶을 향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줄지 모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