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님의 추억의 생환중 하나로 사형선고를 받고 역시 감옥에서 쓰신 글이라고 한다 아해의 세계에 들어가는 방법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하신 저자가 똑똑치 못한 변변치 않은 차림새의 아이들과 1966년 우연을 가장한 관계맺기를 시작했다 어른이자 대학교수인 저자가 애써 허술한 재건복 차림으로 아해들과 동류를 이야기하지만 끝내 달동네 아해들과 같을 수 없는 무엇이 저자의 초대에 아이들은 응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없이 접대의 외향적으로 가벼워진 요즘 일상의 사람들 사이의 스치는 말과 마음 행동들을 생각해볼 때 어느 이른 봄날 한나절 청구회 아해들과의 만남이 진정으로 지속될 수 있었던건 진정성의 언행이었으리라 오해해본다

 

매달 만나는 청구회와의 관계에서 어른이자 선생님이었던 저자는 가난한 아해들에게 보이지 않게 희망을 가지도록 이끄신 것 같다 훗날 이 청구회를 빌어 저자에게 가해진 정치권력의 폭력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죄목이 되어지는지 독자인 나는 확인하게 된다

 

내가 겪은 최대의 곤혹은 이번의 전 수사과정과 판결에 일관되고 있는 이러한 억지와 견강부회였다 이러한 사례를 나는 법리 해석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 그 자체의 가공할 일면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는 특정한 개인의 불행과 곤혹에 그칠 수 있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는 저에서 심각한 사회성이 복재伏在하고 있는 것이다p104

 

책속 자신이 하는 언행들에 대한 진실성 성실함 그에 대한 책임감에 대한 자책과 질책의 모습은 그분이 대하는 사람 사회가 어떤것인지 조금 상상할 수 있게 했다  

 

 

 

잡설) 종종 나는 말을 내놓고 무덤을 판다고 한다

무슨짓을 하는지 알고도 멈추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무덤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말을 내 놓는 순간 어떤 말은 행동으로 회수할때까지 나의 맘을 쥐고 살아있다

또 어떤 말은 내가 잊을 때까지 질책으로 흉기가 된다

말은 무덤을 파는 삽이라는 연장이다

글 역시 무덤을 파는 삽이라는 연장일지 모르겠다

그 무덤의 깊이 만큼 나는 두려워진다

연장이 흉기가 되어 파놓은 무덤에 나를  묻을지 모르니

그렇다면 나의 말과 글은 침묵하려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는 살아감은 상당히 곤혹스럽고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