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나 한진중공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어쩜 크레인에서 309일째 내려왔다는 김진숙까지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데 나라는 독자이자 사회구성원은 김진숙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을 정도로 내게 주어진 삶이 그니와는 아주 딴판?이었거나 모르고 있었거나 모른채 하고 살아가게 되고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다큐에서 였나 메스컴에서 였나 땅에 내려온 김진숙씨 뒤에 –위원장님-이라는 따박따박 호칭을 붙이며 격해진 주변인들의 그 호칭이 불편했던 나는 한번도 책속에서처럼 가장 밑바닥까지 가보지 않아서였을지도 모른다 모든 고통과 고난 수난과 행복은 상대적이지만 말이다
한때는 고운말 이쁜말 듣기 좋은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서 규정받고 있는지를 따지게 되면 포장된 언어가 아닌 자신을 자각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좌표를 그리고 바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의 위치가 작은 궤도에서 큰 궤도까지 어디쯤인가를 파악하기에는 그만큼 좋은 것이 없 다 그런 단어중에 하나일 것이다 노동자 피지배층 비정규직 게다가 이 사회에서는 언급되길 꺼리고 해서는 안되어야 할듯한 색깔이 쓰인 언어가 있다 계급 동지 그니는 이 모든 것안에 있고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실 이 안에 있는지 우리들 자신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김진숙씨는 신자유주의에 있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이 단어속으로 포함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줄도 모른채 근로자 회사원 중산층 고객님에 포장되어 있을 것이고 살아갈것이다 또한 여전히 지금 당장 나의 일 내 자슥 내 가족의 일은 아니기에 아닐것이라며 무심하게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사실 김진숙씨라는 삶의 지난 내용들을 포장하지 않고 날것으로 내놓은 글을 읽는 것이 불편하고 당혹스럽고 고통?스러웠고 몇 번씩이나 벌컥 콧끝 눈시울이 터질듯했는지 모름을 고백해야 겠다 호흡조절을 해야만 했다 마치 영화나 소설에나 나올법한 그 모든 것들의 개인사를 총망라한 왜 이리 세상은 불친절하게도 한 개인한데 몰아주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한 슬픈 시대와 가정을 만났고 그것은 아부지에서 잔인하게 자신과 조카까지 끊이지 않는 대물림이 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사람을 보게나
슬프고 불행한 삶의 내용들이라 말해도 될만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삶에 대한 벌컥과 울컥이 아닌 김진숙씨가 가지며 쏟아내는 글속에서의 생각에서 행동까지 사회의 부당함에 희망과 정의감과 연대와 연민에 그러했다
앞에 선 동료 노동자의 등에 땀이 말라 하얗게 번지는 소금꽃을 피우는 나무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 날을 위해 그니는 산다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정말 꽤나 큰 용기는 어쩜 더 이상 고통스러울 수 없을 것만같은 시대와 개인사에서 왔을지도 어쩜 본연의 씨앗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다 아무나 부당함에 저항하고 바로 잡으려 하지 않고 동료 이웃에 연대하지 않은 것을 나라는 기준부터 잘 알고 있으니까
p32 세상이 달라졌다고 얼마나 좋아졌냐고 믿어버리는 꼭 그만큼씩 그들은 자란다
p52 아무리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 해도 변명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고 아무리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이었다 해도 용서되지 않은 일이 있다
구조조정의 끝은 정규직의 비정규직화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 서로 대립하게 만들고 자본이 해야 할 말을 같은 노동자가 하게 되는 이 기가 막히는 상황이야말로 신자유주의의 본질일 것입니다 p155
이 책의 내용들은 마치 이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일처럼 이세상에 확실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것도 오늘만이 아니라 끝없이 해결되어지지 않은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모르쇠와 근시안적 선택들 미봉책들이 언젠가 부메랑처럼 우리를 덮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공포와 불안이 아닌 보여주지 않는 현실을 보려고 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자신을 인식하며 더 멀리 생각하고 내다보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당장은 나의 일이 아니지만 나의 자식 가족 친구 누군가의 이야기일것이고 될것의 부당함들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인간적이고 정의로운 사회 구성원이 더 많아 불안과 공포 경쟁이 아닌 협동과 공존 평화가 있는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어야 새로운 선택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잡설)
# 신경숙 김진숙
똑같은 시대를 살고 비슷한 환경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신경숙씨의 시대상으로 표현된 소설은 이런걸 글쓰기의 미학이라고 해도 될련지 모르지만 미화이고 포장이고 승화고 순화고 지난일이라고 마침표를 찍은 듯한 느낌이다 그에 반해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일을 통과한 김진숙씨의 글은 날것이지 않나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불편할것이다 많이 거북할지 모른다
#어정쩡하게
-광양제철소 직원이라면 잘해줘
어무이 모시고 다른 자슥집에 갔을 때 제철소 직원인 사우(위)가 그랬다 거기도 책속의 표현처럼 특정 업체의 직원들의 공화국 수준이다 이런 곳에서 20년을 넘게 근무해온 사우는 집이 두 채에 자동차가 두 대 (아마도 어무이의 자슥들중 가장 부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의 안해는 비정규직인 맞벌이다 이 부부의 정치적 견해는 어정쩡하게- 가졌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지 않나 하는 상상을 해보게 했다 많이 가졌다고 착각하고 그 가진것들은 본인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실이며 복지에 대해 무언가 억울하고 공정하지 못하다는 견해 그리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임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 안해가 비정규직으로 맞벌이를 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거나 어쩔 수 없다는 체념 언제든지 시류에 의하면 철밥통은 이제 없다는 것 그래서 어쩜 아무리 사교육을 시켜도 자신의 자슥들이 경쟁해서 지금 자신들이 누리는 신분으로 가기 위해선 더 좁은 입구를 통과하고 그 마저 점점 더 닫히고 있는 사회라는 것을 어쩜 모르거나 모른척 하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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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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