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부모님들이나 지인들의 부모님들을 보더라도 말씀이 참 많으시다는것을 눈치채게 된다 압축된 당슨네들의 삶을 몇가지 이야기로 함축되어지고 되풀이되어진다 쉴새없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이 이야기들은 당슨네들의 한恨이라고 감히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나름 상냥함으로 당슨네들의 이야기에 자세를 가지려 해도 매번 무너지는 나를 마주한다 우리네 부모님들이 참말로 말씀이 많으신것은 말이 고프신것인지 사람이 고프신것인지 정말 아무 의미없는것처럼 인지하지 못하지만 정말 의미가 큰 한같은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다만 감히 끊임없이 상상한다 그 감정에 대해 나는

 

 

 

 

 

 

 

 

시간이 생겨 며칠을 잡고 간 어무이댁에 책을 싸서 갔다 하루 중 삼시세끼 되도록 따신 밥을 함께 먹으며 화투도 치고 젊은것들이 하는데에 뭐든지 낑겨 하시려는 마음은 전혀 늙지 않으신 존재에 저항하지 않으려 하는 또 다른 존재였다 그렇게 하루에서 젊은 것들이 어무이 옆에 있지 않으시면 어무이는 텔레비전을 보시거나 누워서 있다 잠들곤 하는 내 보기에 외롭고 처량한 한 존재로 전략하고 만다 옆에 있는 한 끊임없이 상대가 듣던지 말던지 말씀이 풍부하신 어무이와 공간을 분리하지 않는 한 책과의 만남은 불가한 상황

 

 

 

 

 

‘어무이 저는 책을 읽고 싶습니다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곤 한다 살짝 살짝 공간을 분리하며 만난 한참이나 정말 한참이나 미룬 책 <악령>인데 지속성을 가지고 읽지 못했는데 그 읽은 시기를 또 한참 지난 후의 기록을 접지 않고 쓰는 행위야 말로 나의 무덤을 파는 것이리라--;; (성인이 된 후 가장 오랫동안 어무이와의 함께 한 시간들이 짙게 묻어있는 책이 되기도 할터)

 

 

 

 

 

 

 

책은 스토리에 있어서 그다지 흥미롭거나 재미를 이야기 하거나 탄탄하거나 부드럽다고 말할 수 없었다 인간군상을 모아놓은것처럼 진행되는 상류층과 정체없는 유령?에 휩쓸려 공포와 불안에도 불구하고 파멸과 자멸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자존심 쎈 변화를 모르는듯한 자기애에 사로잡힌 지식인인듯한 스쩨판 베르호벤스키 오래전에 낳아놓기만 한 영악한 말로 사람을 휘두르고 조정하며 다니는 그의 아들 표도르 베르호벤스키 관념에 사로잡히고 자의지에 충실할 수 밖에 없었지만 결국 작가에 의해서 그려진 마지막 죽음의 순간은 희극적이고 아이러니한 끼릴로프 거의 마지막에 밝히는 자신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상태를 방임하다가 무소속이 허무주의라면 그러할테지 죽임을 당하거나 자살하거나 에 비켜가지 않은 스따브로낀 가장 현실적이라고 내가 오해하고픈 샤또프 등등의 등장인물들이 아니 세상의 실존하고 있을 인물들이 저마다 동굴로서 혹은 타자의 거울에 비쳐 숨쉬는 악령이다

 

 

 

 

신이 있다면 모든 것이 그의 의지이고 난 그의 의지에서 벗어날 수 없어 없다면 모든 것의 나의 의지고 난 자의지를 천명해야 할 의무가 있어p953(끼릴로프)

 

 

 

책속의 끼릴로프를 통해 신이 말해진다 나 라는 배경을 가진 그 철저히 나 입장에서 신을 생명으로 치환해버린다

 

삶의 전제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 <악령>을 통해 생명의 삶의 전제가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 걸까

 

 

 

       <악령-하> 협소하고 편협한 나란 배경을 통한 감정적 만남에 지극히 충실한 기록으로 무덤을 파고 있는 짓  이어  계속

 

 

 

잡설)

 

#어무이가 기신다(어무이댁에서3)

 

또 간만에 뵌 어무이

행동반경은 더욱 협소해지셨다

'쿵 쿵!' 절뚝되면서 왼쪽 다리가 심하게 아프시니 오른쪽 무릎에 힘을 가하신다

어두운 밤 화장실 가다 마주친 네발의 짐승같은 우리 어무이

이제는 기어서 방안을 다니신다   어둠속에서 기어서 불을 켜시고 볼일을 보시는 노모

누워계시는 시간이 많으신 어무이 머리는 새집이 몇채

굵은 주름살  검은 염색이 벗겨진 흰머리 영역   불편한 틀니로 인한 어무이의 현란한 입움직임 

어무이가 기신다

한생의 육체의 총량을 젊었을때 다 소진시킨 어무이의 몸은 참으로 정직했던 것이다

 

아...사는게 아니, 살아있다는게 무얼까

 

네발로 기신은 어무이가 문득 짐승같다  가여운 짐승   몸이 성치 않은 가여운 짐승

알수 없는 울컥함과 함께 안쓰러움고 화가 뒤범벅이 되어 나를 흔든다

 

손에 박힌 유,가 빼지 못한 가시를 빼주기 위해 낡은 돋보기를 찾으시고  나의 손을 꽉 움켜지신다

'아나! 늙었다고 무시하지마" 하시며  움켜쥔 손은 참으로 믿음직스럽게 굵고 힘이 쎄시다

이렇게 파닥거리시는데   이렇게 총기있으신데

누가 우리 어무이를 앗아가는가   콧끝이 어지럽다

 

끝까지 어리석은 저는 유한의 끝에 다가선 어무이보다 '책을 읽고 싶다'고 투정합니다

어찌할까요 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