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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것은 백지에 나를 기록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어느날 형태만 가까스로 갖춘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뼈와 살은 더욱 더 튼튼해질테고 커져 나는 기고 엎는 행위의 시행착오를 거쳐 똑바로 서고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몸이 적절한 영양소와 환경을 제공받으면서 시행착오를 거치기야 하겠지만 성장하듯 그 몸을 이루고 있는 우리들의 정신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을 통해, 또래를 통해,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 우리의 의식이 형성될것입니다. 그렇게 제공된 보편적인 것들을 생각해봅니다.

젊음, 청춘하면 정렬적이며 희망과 긍정의 힘이 느껴지며 행동과 즐김을 말합니다. 이미 그 시기를 지나 온 많은 성인聖人들이나 어른들이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청춘을 지내 온 난 차마 그렇게 이야기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청춘이 아름답다는건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를 청춘이라고 하는데 그 시기에 있는 지금의 청춘들은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살아오다보니, 그 나이에 삶의 감정들이 자신에게 항상 말을 건네옵니다.    정체성에 대한 불안에서부터 밥벌이에 대한 불안, 성적에 대한 불안, 인간관계에서 오는 많은 문제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인간의 일생에서 늘 내재한 불안감과 비슷비슷한 고민거리에 불과하다는겁니다.   이런것들이 청춘의 시기때보다 지금의 삶의 감정들이 더 격동치는지 가늠할 수 없지만 지난 청춘의 감정 역시 무겁기도 하고 가볍기도 하고 그저 그렇게 아무 생각이 없기도 했던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렀기에 청춘의 아픈 기억들은 망각의 강으로 떠나보내어 잔잔하게 기쁨과 함께 내 의식 어딘가에 퇴적물처럼 쌓여 나를 비옥하게 하고 있을것입니다.    아마도 청춘이 아름답다는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건 개인적으로 내성적이면서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성향의 시기였기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시대의 청춘들을 보니 더욱더 청춘이 아름답다는건 새빨간 거짓말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인듯 합니다. 개개인의 가정에서의 역할, 소통, 애정 부재로 인한 정서적 불안으로 치유가 필요한 늘어만 가는 청춘에서부터 세계에서 가장 기나긴 노동?의 시간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학교생활, 거기다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청춘들의 비정규직으로 이한 불안과 취업경쟁..... 청춘이 아름다울수가 없는 환경들만 늘어가는것 같습니다.      사실 현실적으로 협소하게 사는건 비단 어른들뿐만 아니라 청춘에게도 강요되고 있다는것입니다.

문득 <젊은 날의 사색>을 읽으며 우리가 얼마나 좁은 세계에 살아가고 있는지 실감하게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협소하게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을 가두게 되었을까요?   무한의 생각이 가능했을 우리의 사고, 사색의 능력은 언제쯤부터 틀에 박힌듯 비슷해지고 얕은 깊이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비록 청춘이 아름다운게 새빨간 거짓말이 되어가고 있지만 사유나 사색의 가질만한 시간은 아직도 청춘에서 더욱 많이 찾을 수 있고 자신에게 내재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춘들이 하는 현실적이라는 고민들과 불안은 어른이 되어도 인간이기에 해결하지 못한채 되풀이하고 있는 얼마나 지협적인 생각인가를 인지해야 합니다.   사실 웬만한 어른들은 밥벌이를 모두 합니다. 다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고 많은 여러가지 이유로 행복하게 일을 하지 않기때문에 힘들어합니다. 그러니 청춘의 시기에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얼 하고 싶은지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찾아가는 사색과 실천의 여행을 한다면 하고자 하는 일속에서 더욱 행복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을것입니다.

사색하기 때문에 나는 존재한다. 나에게 사색한다는 작용이 있음은 의심할 바 없으며, 그 때문에 나의 존재가 분명해지는 것이다. p14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란 사실이 자신을 무한의 세계로 이끌것이며 언제나 수정가능하고 그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열린생각을 가져다 줄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른중에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열린 사람을 만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어른에게 제공되는 현시대의 환경 또한 더욱더 몸과 마음을 지협적 사고에 가두고 있기때문입니다.      젊음에는 역동적인 내음도 풍기지만 이렇듯 고뇌와 방랑, 방황의 노정路程과 함께 사색이란 정적靜的인 내음도 있을 것입니다.

<젊은날의 사색>은 이런 젊음의 정적인면에 인간의 전반적인 생에 화두가 되는 사색, 자아, 고뇌, 성공, 사랑, 생활의 주제로 나누어 이미 세상에서 자신을 이룬 유명인들의 자취를 던져줍니다.      조용조용 사색하며 천천히 개인의 생의 백지를 채워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줍니다.   외부의 환경은 비록 새빨간 거짓으로 청춘의 아름다움을 퇴색시키고 있지만 내면은 자신의 사색으로 자신이 원하는 청춘의 아름다운 색으로 채울 수 있을것입니다. 자신의 일생이라는 백지를 채워나가는데 미리 생각해보고 깊이 생각하는 행위로 인해 외부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생을 아주 느긋하게 걸어갈 수 있다면 오늘 자신의 화두 하나 만들어 넓은 세계를 표퓨해볼만하지 않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