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4342. 7.26)
피곤과 귀차니즘이 한껏 나를 지배하고 있다. 이럴땐 정말 들리는것 보이는것이 모두가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시체처럼 누워 그저 한번 푹, 아무런 꿈을 꾸지 않고 편안히 잠둘어보길 간절히 소망한다만 열린 귀는 닫힐 줄 모른다. --;;    나 보다 몇만배는 일을 창조해서 해내는 유,는 어디서 그많은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놀라워라~ 생의 에너지.

구겨넣은 쇼파에 맞춰진 몸을 빼는게 더 귀찮아서 그가 선택한 영화를 처음엔 열린 귀로 그다음에 감은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 본 조금은 기분을 좋게 해주는 영화를 만나다

첫사랑도 없고 내일도 없고 주사도 없다는걸 알아버린 좌익수인지 투수인지 자신의 소질을 아직 모르는 건지 그 누구도 그의 소질을 발견해주지 못하는건지 알 수없는 야구선수 동치성.    사랑이 뭔지 그 아름답고 화창한 날에 그가 이별을 당하는게 영화의 시작이다.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사랑하지 않은것 같다는 그. 그래서 그는 첫사랑을 해보지 못한, 안한 자신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것 같다. 그래서 그에겐 첫사랑이 없다.

혼자있을때만 코피가 나던 그가 병원에서 머리가 흑백이고 가슴은 새가슴이고 종양이 마구 흩어져 기어다닌다는 말을 듣고 그에겐 내일이 없다는 걸 안다.

누구에게나 있는데 자신에게 없는 내일때문에 그는 술을 마시고 모르는 여자에 의해 여관에 누여지고 눈을 떠 물어 자신이 주사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영화는 적당히? 코믹하다. 온통 코믹하여 억지스러운것이 아닌 경쾌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동치성을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하게 된 여자가 있다는 걸로 내겐 그가 없다고 하는 것들 이미 그가 모를뿐이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 하지만 그는 만들어가는것 같다.

그의 집이 몇발자국을 걸어야지 있는지, 그가 무슨 노래를 좋아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여자가 그를 보기 위해 동치성의 아는 형이 차린 술집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드디어 자신의 존재가 그에게 전달되기 시작한다.   이 여자 전혀 "모르는 여자"에서 그에게 유일하게 "아는 여자"가 된다.

동치성에게 모르는 여자가 아는 여자를 넘어 사랑하는 여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가 없다고 생각했던 첫사랑이 생기고 내일이 없다는 그의 종양은 의사의 실수였고 없다고 생각한 주사는 정체를 드러내 행패가 되어 그를 깨운다.

결국 모든게 다시 그에게 있게 된다.

그의 사랑이 뭐냐를 묻는 질문에 영화속 심각한 상황 인물들 속에 때론 코믹하고 평이하게 때론 진지하게 때론 무서운 대사로 전달된다.
강도들 중 하나가 답한 사랑은 그냥 이름 물어보고 다음엔 나이 물어보고 그러다 만나고 좋아하는 음식물어보고 그런게 사랑아니냐에서부터 동치성에게 볼을 받을 수 없어 그를 전설로 만들어버린 관중 석 여자는 " 니가 진짜 날 사랑한다면 같이 죽으면 되자나!
그렇게되면 우리가 바라던 사랑을 이루자나!’ 말로 그를 얼어붙게 한다. 또한 도둑은 그의 질문에 잘모르지만 사랑하면 사랑이잖냐며 대답해준다.    도둑으로 오인되어 잡혀간 경찰서에서 반장은 그에게 너무 사랑하면 사랑은 때론 죽고 죽이기도 한다는 말을 한다.

이렇게 사랑을 찾아 헤매던 남자.
관중석에서 그에게 사랑의 정의로 그를 얼어붙게 하고 사랑으로 상대를 죽인 여자가 차에 치어 솟아오른 몸이 멈춰 그와 눈이 마주치고 몇가지 질문 끝에 아는여자를 위해 전력 질주를 한다. 그가 보았던 사랑은 전봇대가 감전되듯 전깃줄을 타는듯한 영화처럼 달리는 그를 따라 전깃줄에 불꽃이 타며 전봇대가 그를 따른다.   그가 드디어 사랑에 감전되었다--;;

그래서 관객도 이제 그녀의 이름을 알게된다.
"이름이 뭐에요?"
숨을 헐떡이며 온 그가 언제나 그를 좋아하고 사랑까지 늘 있었던것 같은 아는 여자에게 묻는다.
"정 이 연"

동치성이 ’아는 여자’의 이름을 물어주어 ’사랑하는 여자’가 되나보다.

잡설) 지나고 나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고 그의 첫사랑이 없다는 자의를 하는 동치성은 사랑을 몰랐던게 아닐까한다. 영화속 인물들이 저마다 사랑에 대해 말할 수 밖에 없는 모든 상황이 무시가 되어 버릴만큼 중요하기도 한 사랑은 특별한 모습이 없다.   사랑이었으니까 사랑을 한것일테고 언제나 사랑은 존재한다. 정이연처럼.   때론 그 모습을 알아챌 수 없다

정말 내가 그 사랑을 인지할때 비로서 사랑이 되는 것이리라.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상식적으로 황당한 장면들이 아주 유쾌한 감정을 선사한다.
가끔은 피곤하고 무거운 나를 구하는 행위로 즐거운 대상들을 찾는것도 괜찮을 듯 싶다. 가벼운 마음으로 쇼파를 털고 침대를 옮기는 기적?을 발휘했으니--;;;;

섣불리 이미지, 그 아무것도 옮겨 놓을 수 없는 글쓰기. . 참 맹숭맹숭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