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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미쉬낀 공작은 간질을 앓아 타자의 도움으로 스위스에서 요양을 하고 초라한 형색의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귀국한다 귀국하여 마주친 타자들 사이에서 그는 드라마틱하다 스스로 한때 백치였다고 하며 타인들에게 백치로 읽힌다 투명한 마음을 투영한 그의 화법에 사람들은 제각기 지(자기-뭐눈엔 뭐만 보이다고)들만큼 반응한다 누구는 그 투명함과 선함을 의심하고 누구는 이용하고 누구는 존경하고 떠받들고 누구는 그 정직 ?순수?앞에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백치앞에 스스로 발가벗거나 벗겨지는 사람들은 우리 모습일것이다

이런 인간들에게 미쉬낀은 연민의 정을 가지고 진실하고 낮은 자세로 대한다 문득 미쉬낀의 인간에 대한 연민이 불교나 기독교보다 그래도 상냥함이 있다는 비교를 해보게 한다 사랑 그저 사랑과 자비라고 하지만 선악의 행위에 대한 극명한 신의 심판 인간에 대한 그들의 연민은 웬지 차갑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왜 자연은... 왜 자연은 가장 훌륭한 존재를 창조하고서는 그 존재를 비웃는 것일까요 ? 자연은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다고 인정받는 유일한 존재를 만들어놓고 끔찍한 유혈을 불러일으킬수 있는 운명을 부여했어요 만약 그 피가 한꺼번에 쏟아진다면 사람들은 아마 그 피속에서 허우적거릴 겁니다 p458

그러게 자연은 신은 왜 인간에게 끔찍한 유혈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운명을 부여했을까

내눈엔 모두다 자신의 어떠한 마음이고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지 알고 있는 자의식이 강한 등장인물이다 오직 선함일지 모르는 미쉬낀공작에서 파멸의 길임을 알면서 뛰어드는 나시따시아나와 로고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상대를 이용하려 하는 가브릴라나와 레베제프 이 모든 인간들에게 미쉬낀 공작은 마치 신과 같다 고백을 듣고 용서하고 연민의 정으로 사랑하고

미쉬낀 공작에게 작가가 펼쳐놓은 다양한 인간의 내면을 만나다보면 인간은 정말 불안하고 미약한 존재같다 그래서 끊임없이 신을 만들어내고 도덕을 만들어내고 무엇에겐가 확인받고 인정받으려 하며 그래서 저마다 의심과 질투를 끝끝내 떨쳐낼 수 없는 것이 인간존재일지도 모른다

가끔 나는 이 광기 또 다른 걸로 열정이라고 할만한 파멸을 알면서 스스로를 망치고 혹은 상대까지 망가지게 하는 그 나약함에 연민을 느낀다 이 반면에 온전히 사랑으로 감싸안아준다 해도 그 순백을 타락하게 하지 않기 위해 거절하는 인간의 양심에 또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p358연민이야 말로 모든 인간 존재에게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법칙이다

연민과 양심은 내가 인간으로써 우라질책임과 거머리의무와 맞닿아 있다 사랑이 없는 아픔이 연민이라고 박경리님은 그랬지 또 누군가는 연민도 사랑이라고 했지 혹 그럴지 모르지만 난 머리부터 작동한다 오해(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과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의 본연의 어떤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하는 지혼자 안타까움이으로 우라질책임과 거머리의무가 작동한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도 거부하지도 순화시키지도 못학 있다는 것 그래서 스스로에게도 수치스럽다 몸은 정직하게 무너지고 표현은 정직하지 못하다 그게 연민이라면

잡설)

1 도샘의 소설들은 하나같인 인간 내면을 독백으로 혹은 대화로 수십 페이지를 숨쉴틈없이 쏟아내는 재주가 있다 내면으로 내면으로 내려가 내면안에 머무는 도샘의 소설들은 횡설수설 뭔가 뒤틀려지게 하기도 한다 자신의 실제 경험이나 그 당시의 사회상을 자연스럽게 조합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이질감을 느낀다 인간의 내면 밑으로만 끝까지 가보았을지도 모를 도샘이 인간의 위로 혹은 인간외의 것들에 눈을 돌리기에 여유가 없는 불친절한 삶이었을까 인간 내면 위로 가면 이상적으로 내세우는 사람은 가름마 형제의 알료사 혹은 조시마 신부 혹은 <백치>의 미쉬낀 <죄와 벌>의 쏘냐쯤 되려나 다만 이들의 모습에서 신을 떨쳐낼 수 없다 아니 아니 신의 모습은 인간의 밑으로를 배제한 위로의 모습만 반영한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2 많은 사람이 톨도사와 도샘이 비슷한 시기에 존재했기에 비교?한다 누가 더 위대?하다고 이는 마치 수박과 호박을 비교하는 것 같다 -호박에 밑줄긋는다고 수박되나- 애초부터 다른 환경이고 다른 씨앗의 존재인데 비교가 가능할까 다만 다름을 차이를 오독해보는 소소하고 위험하고 신중한 재미?이지 않을까 이는 물론 순전히 지(자기)취향일테고

3 도샘은 자신을 떠나서 혹은 성경을 떠나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자신을 반영하는 정직한 존재일까

4-착하게만 살면 안돼요

지극히 선량하고 양심적으로 느껴지는 안면이 구면되어 가고 있는 자사장님이 산행에서 던진 말이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지요(곰새끼)

-자신을 지키고 타인이 나를 이용하지 않게 현명하게 살아야 해요(자사장)

-선량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쁘지 않은가요(주샘)

어쩜 모든 상처는 사람의 관계에서 오고 치유 역시 사람의 관계에서만 가능할지 모른다 선량하기 그지없는 이분은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하신다 그래서 착하게만 살면 안된다는 서글픈 방어를 지혜?로 터득하신 것이지 않을까 문득 <백치>를 읽다 주인공 미쉬낀 공작을 보며 자사장이 떠올랐다

5 이 책속엔 도샘의 일생에 어쩜 큰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는 간지름(간질)과 사형선고 직전에 살아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요즘은 간질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 때문에 뇌전증으로 변칭되었다 도샘의 모든 소설에는 이 질병이 생기는 뇌에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꼭 등장한다 머리를 너무 많이 쓴 사람들에게 스트레스였을까 뇌전증 섬망은 머리를 그만쓰라고 더 쓰면 생명을 위협하니 머리를 못쓰게 하고 생명을 보존하기 위한 본능으로 말이다

6 한스 홀바인-<죽은 그리스도 >출처-http://terms.naver.com/imageDetail.nhn?cid=200000000&docId=1340757&imageUrl=http%3A%2F%2Fdicimg.naver.com%2F100%2F800%2F40%2F1709840.jpg&mobile&categoryId=200000905

(훗 죽은 그리스도위에 짐처럼 쌓여있는 문자가 압박감을 가져다 주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