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보통 고흐와 그의 그림에 대해 제가 안다고 하는 것들은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고 그 역시 동생 테오의 지원으로 가능했으며 간질을 앓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으며 그가 살아있는동안 그의 그림은 팔리지 않았다는 이력과 인상파의 분류에 속하며 파랑색과 노랑색을 즐겨 사용해 자연을 그려낸 화풍을 가진 사람이라는 정도입니다 제 경우는 고흐의 예민함과 감수성 자살이라는 그의 삶의 기록들을 따른 후 그의 그림들을 만난 한사람입니다 예술에 대한 무지와 그저 느낌으로 보았을 때 고흐가 사용한 노란색과 부드러움과 정갈함이랑은 좀 거리가 먼듯한 붓 터치의 투박함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이 처럼 고흐을 알고 그의 그림들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문득 <고흐의 재발견>이란 책을 만나는 순간 왜 우리는 고흐를 좋아하는 것일까 잠시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고흐의 짧은 삶이 투영된 작품들을 선호하는것인지 다양한 예술가들을 접할 수 없는 문화적 배경이나 상업적 효과인지 시대적 배경일뿐인것인지 란 보편적으로 붙여볼 수 있는 이유들 몇 가지를 대어보며 우리가 안다고 하는 혹은 알려졌다고 하는 고흐의 어떤 것을 말하려하는가 하는 궁금증을 가지며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책은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가 주를 이루고 몇 통의 편지는 그 외 가족과 동료들에게 보낸것인데 편지 내용에 언급된 작품들을 함께 배치해 놓아 독자로 하여금 고흐외에 다른 해설자가 개입되어지지 않은 그림을 만나보게 합니다

편지 내용은 주로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한 이야기며 그 그림의 소재인 자연에 대한 고흐의 감수성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글들이었습니다 편지속에서 상상하게 된 고흐는 과장이나 허식 어떤 규정된 틀을 싫어하는 자유롭고 자연적인 사람이지 않았나 이로 인해 외롭고 고독했을수도 있었던 나름 고흐에 대한 재발견을 하게 되던군요

왜였을까요 ?

편지를 읽는 내내 두 가지 감정이 일었습니다

책은 고흐의 편지로만 채워졌는데 전 문득 누군가의 답신이 그리워지더군요 수많은 표현과 감정을 섬세하게 내놓은 고흐의 마음을 들은 상대는 어떤 메아리를 보냈었을까 이렇게 고흐의 마음만 표현만 들여다보자니 왠지 외롭고 고독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자신을 계속하여 표현하고 싶어 하고 자신이 살고픈 삶을 살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지하는 대상이 있다는 고흐가 부러웠습니다 마치 연인에게 일상에서부터 자신이 느끼는 내면에서 미래까지 내보이고 들어주는 관계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을 알기에 고흐의 모든 것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애정을 갖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더욱 더 그랬습니다

책에 소개된 편지에는 동생 테오에게 실질적을 필요했던 화폐나 도구들을 부탁하는 글은 딱 한편 중 단 몇 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살아생전 단 한편 그것도 적은 금액으로 팔렸다고 알고 있는데 그림을 그리는 내내 동생의 실질적 도움을 받은 고흐의 마음은 어땠을까 라는 상상을 해보는 마지막 그에게서 발견된 편지가 책을 한참 후에 덮게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대한 생과 그림에 대한 열정같은 노란색을 그의 고독과 외로움 같은 파랑색이 짙은 그림들을 불러내보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p214 솔직히 말해 우리는 오직 자신의 그림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단다 하지만 아우야 내가 늘 네게 했던 말이 있지 그걸 다시 한번 아주 진지하게 말하마 무언가를 가능한 잘 해내려고 부단히 애쓰는 마음만이 표현할 수 있는 진지함으로 말이다 되풀이해 말하지만 난 언제나 너를 단순히 코로의 그림을 파는 화상 이상으로 생각할 거야 어떤 그림들이 실제로 완성될 때 넌 나를 통해 네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어 그리하여 이런 재난 속에서도 이 그림들은 평온을 유지하는 거지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며 어찌 보면 위기를 맞고 있는 이 순간 내가 네게 고백해야 하는 전부 혹은 적어도 가장 중요한 사실이야 현존하거나 고인이 된 예술가들의 그림을 거래하는 사람들 사이에 긴장이 팽배해 있는 이 순간에 말이야

나의 일로 말하면 난 그것을 위해 목숨을 걸었고 그것 때문에 반쯤 미쳐버렸지 정말이야 하지만 내가 아는 한 넌 인간을 거래하는 자들 중 하나가 아니야 네가 선 자리를 고수하며 진정한 인간성을 지키면서 행동하는 건 아마도 네 선택의 문제겠지 하지만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지?-

고흐는 행복했었을까요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은것일까요

그림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했을까요

이 모든것을 그가 남긴 그림에게 묻는다는게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