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니 처음 내게 시가 찾아왔던적은 중고등학교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 시대의 그 나이처럼 저 역시 서정주 강은교 정호승을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필사도 해보고 편지에 인용도 하고 책을 사서 보았던 그 시절 후로 시는 나를 떠났습니다 그러다 고시원 생활을 조금할 때 시는 다시 나를 방문해줬습니다 조정권의 <목숨> 황지우의 <늙어가는 아내에게> 함석헌씨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살아남은자의 슬픔> 보들레르의 <악의 꽃>같은 유명한 보편적인 대중적 취향의 시맛?에 머물러 감정을 투영했던 같습니다 그러곤 또 다시 시와 헤어져 간혹 독서편력으로 인해 강제 만남을 취했지만 매번 그 언젠가처럼 우리는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시가 내게로 찾아왔을때는 외롭고 힘들때이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힘들고 외로울 때 만나는 사람처럼 쉽게 동화되기도 하지만 외롭고 힘든 상태의 시작은 위험?을 내포하는것처럼 시 역시 그렇게 저와 오랜 동행이 될 수 없는 만남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나는 시에게 감정을 표현을 빌렸고 스폰지처럼 그 감정에 빠져 위로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물위에 쓴 글씨>의 노엘에게 시가 어느날 걸어왔듯이(노엘은 시와 동행이 되지만)

  내 경우는 수동적으로 시가 내게 온것이고 김용택씨나 책의 제목인 <시가 내게로 왔다>의 영감이었을 파블로 네루다의 <시>p52는 감동적이고 능동적인 만남과 관계처럼 보입니다

독서편력에 대한 자기경계심에

눈물이 마른 감정을 일렁이게 하는 마중물로써의 기대이자

휴대의 가벼움에 비해 깊은 무거움의 매력에

계속되던 흐린하늘과 바람, 풍경의 장場에 놓일 틈이 생겼기에

<시가 내게로 왔다>를 의도했습니다

책은 시인인 김용택씨에게 감정을 건 시들을 뽑아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 엮은 것입니다 저마다 다르니 저마다의 이유로 저마다의 시를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울 테죠 음악과 미술처럼 시도 느낌으로밖에 다가갈수 없는 접근입니다 이렇게 아는 것 없이 느낌으로 만나는 시와 음악 미술은 분명 내게 있는 삶의 내용들이랑 조우할 때 합일할수 있을뿐인 제한적인 만남일것입니다 내게 있는 삶의 내용들이 감정들이 무엇인지 알수도 있고 알 수 없는 부분일 수 있지만 내게 머물고 내가 머무는데는 꼭 이유가 있을 것처럼 의미를 내게서 찾기도 합니다

<시가 내게로 왔다>에 수록된 시중에서 몇 구절 몇 단어들이 그렇게 왔습니다

잡설) 운동장이라는 공간에 다양한 종류의 행위(스포츠)가 모여있다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하는 축구

인원수와 골대에 상관없이 하는 농구

성실히 혹은 운동을 택한 주어짐 때문인지 개인 혹은 단체의 달리기

단체운동복을 입고 기합을 넣으며 달리는 새하얀 유도

작은 골대 앳된 얼굴의 미니축구

이런 사람 사이를 유유히 달리는 자전거

이 모든 것들엔 사이가 있고 바람이 있었다

이 중 나는 달리는 사람에 마음을 빼앗긴다

홀로 달리는 모습은 외롭다

외로움이 달리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가 내게로 왔다>속

정호승의<수선화에게>p 28의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것도

외로움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있는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러퍼진다

사람인 나는 외롭고

외로우니까 달리는것일지 모른다  

머릿속 복잡함과 외로움을 하얗게 지울 수 있을때까지

저들은 왜 달리는가

나는 이러한 이유로 달리는데

혼자서 할 수 밖에 없는 생의 레이스처럼

달리기도 혼자다

쓰러질 듯 쓰러질 듯 출발점까지

그들이 휘청거리며 달려 완성한다

자신의 달리기를

자신의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