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세상에 나올때는 선택할 수 없었던 몇가지를 가지고 온다 (혹자는 이승에 나오는 순간 자신이 선택하는 모든 것들을 망각한다나--;;) 그 중에 국가나 부모나 성별 인종등이 이에 속할 것이다

 

책속엔 베트남이란 국가에서 중국인으로 태어나 살아가다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되어 미국 뉴욕을 선택해본 메이라는 소녀의 가족과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나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지만 그녀의 신념에 대해 배경은 우호적이지 않은 그래서 “너무 오랫동안 잔뜩 화가 난 듯 고약한 기분”을 가진 한나가 책의 말미에서 조우한다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다 만난 이들은 함께 치유하고 받는듯한 느낌을 내게 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전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해결하라는 문장이 기억난다 반면에 <하느님이 뿔났다>란 책에 이런 문장도 생각난다

 

"태어날때 부터 극명하게 불평등을 주시어 한 아이는 삶이 있는 한 희망도 있다 말하며 삶이 좀 편하도록 하셨고 다른 한 아이에겐 살아있는 한 절망이 계속되는 가혹함을 주신것도 모자라 두 아이가 모른채하며 세상에 공존하는 고약함까지 주셨다. "

 

 

내가 아닌 타의 것들에 대한 공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존재 자체가 자족自足이 가능한 종種일까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상황은 늘 변한다 세상에 당연한 것이 있다면 그게 몇 가지나 되려나

 

 

-이 일을 시작하게 되면 한나는 그들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거예요 몇 번 가보고 한나한데 잘 맞지 않는 일 같으면 억지로 계속할 필요는 없어요 간다고 약속해놓고 찾아가지 않으면 아예 안 도와 주는 것보다 더 큰 상처를 받을 거예요 워낙 힘들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신뢰가 무엇보다도 중요해요 -마리온p210

 

 

  잡글)

#죽음과 아픔은 혼자의 몫인가

며칠 집을 비웠다 늦은 밤 귀가했는데 마당식구중 한녀석이 얼굴을 비치지 않는다 그녀석의 이름을 부르는데 아부지께서 말씀하신다

“어제 나가서 무엇을 잘못먹었는지 어제부터 계속 토하고 설사를 해 틀렸먹었어”

 

순간 유,가 스멀거리며 짜증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함께 사시면서 녀석들의 탈출은 잦아졌다 두분의 시간을 먹은 노구의 느림으로 때론 뭐카지(혼내지) 않아 반짝이는 녀석들의 영악함으로 때론 아부지의 근본적인 문제의 회피로 때론 아부지의 방식들로 아부지께서 살아오신 삶의 방식들은 한존재로써 고귀함이 당연하지만 때론 우리의 입장에선 너무 비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으로 처음엔 참 많이 갈등을 낳고 불편했던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변화를 하지 못하는 두분을 보고 지금까지 익혀온 그 삶의 방식을 존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신의 나름 고유한 삶의 방식일터인데 또한 그런 방식들로 인해 짧은 불평과 불편 감정들을 당슨 스스로 겪으시면서 바꾸지 못하시니 우리의 생각을 고쳐먹을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문제 역시 아부지께서 가빠(포장을 아부지는 이렇게 부르시더라) 울타리 전부를 둘러쳐서 놓아 녀석들이 그것을 발판삼아 넘어버리는 것이다 이 문제를 몇 번 이야기 하셔도 받아들이지 않으시더니 드디어 이렇게 되어버렸다 ( 유,가 아부지의 집안 곳곳의 많은 형태들을 이야기 해도 하고 싶으신대로 하신다는 것 매번 이야기할때마다 서로 감정이 상하니 아부지께서 하신 모든 것들을 아부지 스스로 불편하거나 필요없음을 몸소 느끼실때까지 두게 되었다 )

 

 

 

아주 정말 반쪽이 되어버린 녀석 우리는 상한것을 먹었다는 판단하에 토를 하게 만드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와 이미 많이 토했으니 속을 안정시켜 주어야 하지 않겠냐하는 판단하에 소금물과 꿀물을 동시에 준비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엔 녀석이 너무나 안쓰러워 아무것도 모르면서 추측하여 일을 저지르게 된것이다   위를 비우는게 맞지 않겠느냐 하여 힘없는 녀석의 입을 벌려 소금물을 한숟가락 강제로 먹이자

 

녀석은 그대로 넘어져 경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다리가 뻣뻣하게 뻗어지며 굳어버리는 몸을 보며 당황한 우리는 녀석의 몸을 주무르며 이름을 불러줬다 눈이 뒤집혀버려 굳어버린 녀석에게 우리가 무슨짓을 한것인가

유,와 나는 자책과 죄책감에 고통스러웠다 녀석의 이름을 부르며 정신없이 몸을 주물러 주며 녀석을 부르며 미안하다고 산책가자고 애완인이랑 함께 살고 싶지 않냐고 수없이 말을 하며 불러준다 눈물을 뚝뚝 흘리는 유,를 보고 뻣뻣하게 굳고 눈이 뒤집힌 녀석을 보고 지난 시간에 똑같은 모습으로 죽어간 다른 녀석이 생각났다

 

녀석과 말이 통하면 좀 나을까 힘겨워 하는 녀석의 모습

죽음과 아픔은 온전히 혼자의 몫인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고 할 수도 없는

이렇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이 고통이랑 너의 고통이 맞닿을 수 있기나 한걸까

 

 

우리의 무지와 녀석의 고통과 죽음직전의 모습이 한참을 정지했는데 유,의 애절한 목소리를 들었는지 녀석이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의식을 되찾은 녀석을 옷에 쌓아 방에 들여다 지켜보기로 했는데 녀석이 물만 계속 수차례 먹더니 그것을 다 토해내고 또 마시는 고통스런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아부지처럼 녀석은 틀렸다(살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을 새벽까지 되풀이 하더니 유,가 낯선 공간에서 긴장한다고 밖에 내놓는게 맞다는 판단에 난 진실로 녀석을 포기하고 동의했다

 

다음날 아침

 

 

소금물을 강제로 먹였을때 수없이 물을 마시고 토했을때 이미 나는 녀석을 포기했다 헌데 녀석이 힘없이 나와 우리를 맞는다

돌이켜보니 계속 입으로 설사로 몸의 것들을 빼내어 탈수증이 있었을지 모르는데 거기가 소금물을 먹였으니 얼마나 무지한건지 또한 녀석은 나름대로 자신의 몸을 정화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사건 후로 가장 소심했던 녀석의 성격이 나름 적극적으로 애완인들에게 다가와 몸을 내주게 되었고 아부지는 가빠를 걷어치우셨다 치우신 날 저녁

 

“녀석들이 정말 꼼짝도 못하네(안나가네) 난 그런지 몰랐지 희하한 눔들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