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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음악, 특히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리는 에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그가 대중적으로 호소하는 힘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의 음악적 세계관은 어떤것인지...그가 생각하는 음악이란 무엇인지, 문화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한국영화, 드라마에도 작업을 했던 그가 우리문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 또한 알고 싶었다.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인물평전같은 딱딱함이라든가 무거운 느낌없이 쉽게 읽힐 수 있어 편히 즐길 수 있었다.

히사이시 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예술인의 생활방식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철저한 자기관리, 규칙적인 생활등으로 예술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그런 '자유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밥 먹는 시간까지 철두철미하게 지키고 있었다.)

창작이라는 일이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다듬고 다듬어야 만들어 지는 것임을

그는 그동안의 경험과 노력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시동을 거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런 엔진에 힘입어 오래 집중하여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듯이,

그는 스스로 몸이 그런 리듬을 타도록 만든 것이다. 다만 그가 우리와 다른 점은 그런 규칙안에서 정신만은 자유롭게 놓아둔다는 점이였다.

여러부류의 예술인들이 존재하지만, 개성이 강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보다야

히사이시조 같은 인물들에게 더 많은 정감을 느끼고 공유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한편으로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그가 일본인, 아시아인으로서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지만 정확했고 날카롭지만 정직한 느낌이였다.

자국의 국민성을 지적하고 앞으로 어떤 목표를 두고 음악이란 교육을 해 나가야 할지,

음악이라는 특정 예술분야뿐만이 아니라, 일본이 나아가는 방향 또한 그의 확고한 주장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책 전반을 통틀어 그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기표현의 방법을 찾아 잘 하라는 것이 아닐까?

그는 일본인의 음악교육의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무엇을 전하고 싶은가'를 묻는다.

그것은 곧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있습니까? 하는 질문과도 같을 것이다.

이는 자기 세계관과 추구하는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일 테다.

그는 그의 책에서 이렇게 전한다.

직업의 세계에서는 계속 일을 하는 가운데 실적이 쌓이며, 점이 선이 되어간다.

한 사람이 일을 해서 어떤 업적을 쌓았다는 결과가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꼭 예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분야에 자신의 삶에 있어 스스로를 바로 세운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며 자기를 아는 가장 훌륭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늘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순간, 순간 느끼는 감정들을 표현하고 함께 느끼는 과정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그가 음악으로서 자신의 표현방법을 택했다면 책을 읽는 우리는 어떤 효과적인 표현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지금 당장은 이렇게 서평을 적는 것으로 만족할 뿐이지만 내게도 분명 다른이의 가슴을 울리는 표현수단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p.s 히사이시 조의 음악과 더불어 이 책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데 더 도움이 되어 아주 즐거운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