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 이라는 단어는 요즘처럼 누구나 다 디카를 가지고 있고 폰으로 사진을 찍는 세대엔 조금 낯설어 보이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어렸을때만 하더라도 학년이 바뀌고 새학기가 되면 학교에 내야 할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가면 동네 친구들을 모두 볼수 있었고 졸업 시즌이 되면 또 북적거렸고 그렇게 연을 맺은 아저씨들은 소풍이나 또는 수학여행에까지 따라와 단체사진을 찍어주곤 했었다. 어디를 놀러가서 사진을 찍었다가 필름이 남으면 그걸 다 찍기 위해서 동네나 아니면 학교에 가서 필름을 빼기 위해서 사진을 찍은 적도 많았다. 그렇게 맡긴 필름이 사진이 되어서 그걸 찾으러 갈때면 어떤 사진이 나왔을까 약간은 설레는 느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사진이 요즘은 찍으면 바로 볼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맘에 들지 않으면 지워버리고 또 다시 여러 수십 수백장을 자유롭게 찍을수가 있게 되고 나니 사진관이라는 의미가 서서히 없어져 가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이 책은 그런 사진관에 이사를 와서 새로 꾸미고 사진관을 집으로 개조해서 살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미미여사의 책은 RPG에 이어서 새로 보는 거라서 그런지 몰라도 가족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왠지 연관성이 있어 보였다. 미스터리 문학이라고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는 전체가 다 가족이야기라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한권당 두개의 이야기 총 4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중 세 편은 미스터리 말 그대로 심령사진에 관한 이야기이고 나머지 한편은 주인공의 가족이야기이다. 한때 심령사진이 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사진을 찍고 현상을 했는데 당시에는 전혀 있지 않았던 인물이 그 속에 들어가 찍혔다던가 또는 어떤 다른 물체가 찍혔다거나 하는 것을 심령사진이라고 하는데 필름을 현상하는 일이 없고 디카로 찍은 사진을 인쇄하는 일이 잘 없어서일까 어느틈엔가 심령사진이라는 말은 서서히 유행을 타지 않게 된 것 같다.

 

처음 발단은 사진관으로 이사오면서 사진관의 외관의 이미지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고 살고 있는 주인공 가족의 괴짜기질 때문에 시작되었다. 그곳이 아직 사진관을 하는 줄 알았던 소녀는 자신이 벼룩시장에서 산 노트에 끼워져 있던 사진 한장을 발견하고 그곳에 찍힌 이상한 이미지를 찾기 위해서 그 사진을 현상한 사진관으로 온 것이었다. 그냥 무시해도 될법한 일이지만 주인공은 그 이미지가 누구고 왜 그런 이미지가 찍혔는지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 결국 모든 일은 해결되었지만 그곳에 찍힌 것은 당사자도 모르는 일. 정말 심령사진이 존재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일이 인터넷이 알려지면서 주인공인 고등학교 소년은 갑자기 일약 심령사진 해결사가 된다. 그러므로 인해 자신의 학교의 선배 부탁까지도 들어주어서 두번째 사건까지도 가볍게 해결된다.

 

마지막 이야기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전개가 된다. 4살때 죽었던 자신의 동생때문에 그의 가족은 할아버지나 다른 여타의 가족들과 연락을 하지 않고 산다. 자신의 엄마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는 그런 말을 듣자 참지못한 아버지가 인연을 끊기로 작정하고 그후로 만나지 않은채 시간이 흘렀다. 최근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고 그곳에 부모님 대신 참석한 그는 자신의 가족도 그 아이가 죽으면서 상처를 입었따는 것을 직접적으로 터뜨려 버리고 그 럼으로 인해서 그 가족들과의 관계는 악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서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주인공이 고등학생이고 그의 친구들과 가족들이 주요 등장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적거림이 느껴지는 책이다. 심령사진이나 유령이나 귀신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다. 굳이 어른들 뿐 아니라 고등학생 정도되는 주인공과 동년배가 되는 학생들이 봐도 이상할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그런 가족소설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크리스마스의 유령을 본 느낌이랄까 실제로 고구레 사진관에 고구레 씨가 나타났었음 하고 바래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