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쓴 사람의 이름은 그렇게 낯익지는 않다. 최준영. 잘 알고 있지 않은 작가의 글을 읽을때면 언제나 작가소개란을 먼저 보고 번역본인 경우에는 역자가 쓴 후기를 먼저 읽는 편이다. 이 작가... 페이스북의 논객이란다. 거지교수란다. 인문학을 강의한단다. 나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 물론 트위터도 하지 않는다. 카톡은 하지만 요즘 아이들 처럼 쉴새 없는 띵똥거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분을 모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트위터가 글자수 제한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페이스북도 제한이 있는 줄을 몰랐다. 420자. 그래서 420자 칼럼이라는 말이 붙어 있었구나 하면서 새롭게 이해했다.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 빅이슈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예전에 신문에 많이 난 적이 있었다. 나도 그저 일반 사람들이고 그래서 노숙자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의아해 한것은 사실이나 그 사업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하니 조금은 위로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다. 노숙자들이나 또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모르는 시설을 찾아다니며 인문학 강의를 해주는 사람이 이 작가 최준영. 이란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대체 무얼까. 인문학 종류의 책이 잘 팔리고 인문학을 알아야만 요즘 책을 좀 읽고 글 좀 쓴다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이때 인문학의 사전적인 정의가 무엇일지 궁금해서 검색을 했다.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 어렵다. 즉 철학이나 사회학이나 정치학이나 모든 종류의 학문을 총 망라한다는 것이 인문학인가보다. 다 조금씩은 수박 겉핡기 식으로 알고는 있지만 전문적으로 아는 것은 없다.

 

그저 문학 분야라는 장르가 좋아서 소설을 읽는 것이 재미가 있어서 그 목적으로 책읽기를 하는 내게 있어서 다른 분야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위한 투자로써 공부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는데 인문학이라는 분야를 다시 봐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작가의 말대로 자기가 쓰고 싶어서 쓰는 것이니 나도 내 자유에 맞게 읽고 싶어서 읽기로 했다.

 

이 책은 그동안 페이스북에 매일같이 연재되었던 글을 추려서 만든 책이라고 한다. 작가의 페이스북을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본 내용이 있어서 반가울수도 있겠지만 나는 모든 게 다 새롭다. 인문학 강의를 한다고는 하나 일반적인 강의마냥 어렵지는 않다. 작가가 누차 말하고 있듯이 그가 학위를 따지 못해서 그 분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방향으로 본다면 일반 사람들을 위해서 하는 강의가 구태여 전문가들을 위한 강의처럼 어려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눈높이를 맞춘 강의. 그것이 진정 제대로 된 강의가 아닐까 싶다.

 

매일같이 무언가를 쓴다는 것.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매일의 삶이 버라이어티 하게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다 비슷한 루틴을 반복하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작가의 도전은 더욱 굉장하게 느껴진다. 이 작가가 지금도 페이스북에 계속 글을 올리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는 왜 글을 쓰냐는 후배의 질문에 답을 한 문장으로 제목을 삼았다.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그 글이 뒤로 밀려나게 하기 위해서 오늘도 쓴다라고... 쓰다보면 언젠가 다듬어 지고 또한 자신만의 생각이 또 드러나지고 무언가 더 많은 것을 정리할수 있지 않을까. 글은 두번째로 치더라도 꾸준히 무언가를 계속 한다는 면에서 작가의 삶은 대단하다고 치켜 세워질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