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보기도 전에 벌써 표지에서부터 쵸콜릿향을 풍기고 있다. 겉표지를 벗기고 보면 갈색의 하드커버가 나오는데 그게 꼭 쵸컬릿색이어서 그 색을 보고 있는 동안 내내 쵸컬릿이 먹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쇼콜라티에. 쵸컬릿을 만드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긴 하지만 아직은 생소한 느낌이 든다. 몇년전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파티쉐라는 직업이 유행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이 책도 그런식의 트렌디 드라마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목차에 보면 6화까지 각 장별로 제목이 따로 붙여져 있어서 1화를 읽고 난후에는 단편집인가 했지만 2화에도 같은 주인공이 나오는 걸 보고 연속되는 이야기인줄 알수 있었다. 그렇지만 주인공과 배경이 같을뿐 별개의 에피소드가 그려지고 있어서 따로 따로 읽어도 무슨 드라마의 다른 에피소드를 읽는 것 마냥 재미있게 읽을수도 있다.

제목과는 다르게 쵸컬릿을 만드는 사람이 주인공은 아니다. 오히려 화과자를 파는 매장의 공장장의 딸인 아야베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화과자집에서 일을 하지만 쵸컬릿과 과자를 무지 좋아하는 사람이고 또한 쵸컬릿으로 유명한 가게가 화과자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있어서 자주 가기도 한다. 전체에 걸쳐서 꽤 많은 쵸컬릿 종류와 과자 종류가 나온다. 일하는 곳이 화과자 집인 만큼 다양한 화과자 종류도 나온다. 한국에서 먹는 화과자는 모양만 이쁠뿐 안에 내용물은 거의 다 비슷해서 화과자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전통적인 일본의 화과자는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서 쵸컬릿을 먹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지만 정말 멋있고 이쁘면서 맛이 있는 화과자를 먹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

전체의 에피소드는 쵸컬릿과 관련되기도 했지만 주로 그 과자를 매개체로 한 인간 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심심풀이로 하는 절도 이야기가 담겨 있는가 하면 친구간의 우정과 사랑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또한 세프들간의 음식을 매개로 한 우정을 그리고 있기도 한다. 첫번째 이야기를 통해서 쇼콜라 더 루이라는 쵸컬릿 가게의 쉐프와 친하게 된 아야베는 냉정한 듯 하지만 할말은 하고 또한 자신이 하는 일에도 최고인 그의 매력에 빠진듯이 보인다. 물론 책에서는 그런 표현을 전혀 하지 않는다. 단지 그녀는 그를 통해서 자신이 처하게 된 상황이라던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을 뿐이었다. 나중에 그에 관해 궁금해 하면서 다른 사람을 통해서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기도 하지만 일은 일 일뿐 개인적인 관계로 발전이 되지는 않는다.

이야기가 끝이 나면 아쉬운 느낌이 든다. 뒤에 계속해서 몇화 몇화 이렇게 더 에피소드들이 가득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보통 미국 드라마의 한 시즌당 에피가 짧게는 열몇개 부터 길데는 스물 몇개까지 있으니 그렇게 계속 연장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야베는 앞으로 또 어떤 고객들을 만나고 루이에는 또 어떤 손님들이 들어오게 되고 아야베와 루이의 쉐프인 나가미네와의 관계는 또 어떻게 될까.

 

전체적으로 가장 많이 나온 봉봉 오 쇼콜라. 우리나라에도 꽤 유명한 쵸컬릿 샵들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그런 가게들에서는 봉봉 오 쇼콜라를 먹어 볼수 있을 것 같다. 마카롱이나 흔히 들어보거나 먹어 본 것 외에도 여러 종류의 달콤함이 느껴지는 책. 쵸코홀릭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을 정도로 쵸컬릿을 좋아했던 내게 이 책은 앞으로 두고두고 쵸컬릿을 먹고 싶을 때마다 펼쳐보는 책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