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편의 소소하면서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

 

 

<작지만 이곳에 행복이 있기를>

가건물 카페 <메구미(惠)>에서 듀엣처럼 인사하던 부부.

모든게 싸구려 인테리어였지만 찻잔만은 모두 마이센 제품이었던 카페.

선반위의 많은 찻잔 중에 유독 눈에 뜨이는 잔 두개는 이니셜 'meg'와 'hide'.

작가는 그것들을 보며 혼자 스토리를 만들고 상상한다.

어느 날 그 중 한개의 잔이 없어졌고, 부인도 없어졌다.

나중에 들으니 부인은 요양원에 갔다고 했다.

그로부터 몇달 후 다시 들른 그 곳엔 원래 없었던 것처럼 아스팔트로 덮여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수첩에 쓰여 있는 것>에서도 우연히 이른 아침 만난 여자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비닐봉지에 알루미늄캔을 담는 여자.

그녀와 몇번 대화를 나눈게 다이다.

더 깊이 아는게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

결국 어느 날부터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

 

<고로케 샌드위치와 오르골>에서는 매일 아침 고로케를 사러간 편의점 여자와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며 따뜻한 인간미를 느낀다.

어느 날 그녀의 시계에서 오르골 소리 알람이 울리는 걸 듣는 그.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그녀를 궁금해 하는데 어디선가 오르골 소리가 들리고, 그녀가 아닌가 두리번 거리지만 아무도 없다.

그런데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새로산 핸드폰에서 부재중 알림 소리가 오르골 소리였던걸 알게 되고...

부재중 전화 하나가 그녀의 전화였다.

언젠가 물건을 주문하느라 알려주었던 자신의 전화번호를 기억했던 그녀가 건 것이었다.

인사도 없이 갑자기 그만두게 되어 전화를 했노라고,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아직도 시계 알람이 오르골 소리냐고..

시계 잃어버리지 말라고..

 

이 책에서 작가는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과의 만남은 특별하지만 지속적이지 않다.

살면서 스치는 많은 만남이 모두 해피엔딩일 수는 없다.

이유를 알지 못하는 많은 만남들이지만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는건 그 만남들이 가진 따스함 때문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