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엔 컴퓨터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었다.

영화관에서 만화영화를 보는 것도 아주 드문 일이었고, 다만 만화책만이 즐거움을 채워줄 수 있는 소일거리였다. 만화책도 집에서 사서 보는 것보단 만화책방에 가서 보던 시절..

 

1970,80년대에는 명랑만화가 정말 유행이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길창덕을 모르면 간첩이라 해도 무방했을 거다.

 

그 당시 <꺼벙이>와 더불어 양대산맥이었던 <신판보물섬>.

잘못된 보물섬 지도를 들고 고물을 이용해 스스로 만든 고철비행기를 타고 갖가지 모험을 하게 되는 고철이와 그의 친구 삼삼이..

 

이들은 무식해서 용감하고 용감해서 뭐든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아이들이다.

안경을 잃어버리면 펜으로 얼굴에 안경을 그리면 되고 보물지도가 찢어져서 망가져도 꿈속에서 본대로 그리면 그만이다.

해적을 만나도 걱정이 없다.

해적들도 말도 안되게 물리칠 수 있다.

그들은 용감하니까..^^

 

어릴 적 보았던 그 만화가 다시 복간되어 나왔다니 얼마나 반갑던지...

 

다시 보아도 재밌다.

다시 보아도 감동이 있다.

 

하루가 무섭게 변하고 클릭 한방이면 뭐든 알 수 있고, 폭력이 난무하고,

세상에 비밀이 없어지고, 과학이 뭐든 해결해 주는 21세기에도 고철이와 삼삼이의 말도 안되는 보물섬 여행이 왠지 꼭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아직도 우리의 마음 속에 동심이 남아있어서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