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왠지 악할 惡자가 들어갈 것 같아. 전쟁이라잖아. 뭔가 나쁜 뜻임에 분명해!"

"봐라, 사전에 뭐라고 적힌 줄 알아? 악플은 다른 사람이 올린 글에 비방하거나 험담하는 내용을 담아서 올린 댓글이래. 나쁘다~"

 

 

 

꼬리말 달 수 있는 게시글에 꼬리말을 나쁘게 다는 걸 악플이라 하는데, 

비방 덧글을 타는 네티즌을 일컫는 악플족, 악플폐인이 줄어들지 않음은

익명이 보장되는 인터넷 세상을 스트레스 분출구 혹은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는 탓에설까?

아이들이 그 세상속으로 무방비하게 노출될까 염려 된 탓에 아직 이런저런 제한을 두지만

그게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없슴은 안다. 그래서 함께 나누고픈 마음에 선택한 책였다.

 

 

 

 

"전학 온 애가 뭐든 잘하고 잘나면 싫은걸까? 뭔가 문제가 있어서 전학 온 건 아닐텐데... 나보다 못해야 할 이윤 없잖아. 나빴어!"

"친구들 앞에서 이상한 선물로 무안 줄 걸로도 부족했대? 왜 거짓글을 적어? 시기·질투... 이게 변명꺼리가 되는 거야? 핑게잖아!"

 

자기에게 쏠려 있던 관심과 인기가 전학 온 지 얼마 안된 서영에게로 향하자 미라는 눈꼴시려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서영에게 무덤덤한 짱오와 친해지고 싶어 초대한 생일파티자리에서 야시시한 속옷 선물로 공개 창피를,

남자 물건이 뵈지 않던 서영네 집안 사진에 토를 달아 가짜 아빠, 거짓 직업으로 서영 자신을 과대 포장하고 있슴을 주장한 글을, 오해를 일으키는 댓글을 달도록 분위기 조성하며 서서히 야릇한 시선으로 반친구들이 서영을 보게끔 만들었다.

 

 

 

 

뚱뚱한데다 생선가게를 한 탓에 비린내가 베여 있는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 때문에 민주는 항상 주눅 들어 있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과 주변의 반응으로 민주는 자신의 의견이나 마음마저 번번이 감추며 지레 겁먹었다.

숨는게 최선인줄 여겼다.

그래서 자신에게 손 내민 서영에게조차 거짓 공방이 일어나고 있슴을 알고도 모른척, 싸잡아 따돌릴까 외면하려 들었다.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꾸미면 진실인냥 받아들여지네? 왜 제대로 밝히려 들지 않고 무턱대고 믿어?

그래놓고 막말하잖아, 진짠지 가짠지 가려보려고 하지도 않았으면서 왜 말을 거들어? 모르면 가만 있어야하지 않아?"

"내 맘에 안드는 애, 이상한 애로 만들기 정말 쉽다. 한 사람이 물꼬만 틀면 되는 거였어. 직접 몰아붙이지 않아도

키보드가 화살 돼 날라가 박히네? 인터넷 세상이 만물박사인 것 맞지만 그게 다 진짠 아녔어. 거짓을 먼저 가릴줄도 알아야겠다!"

 

 

 

 

"대놓고 도둑년이라 말하지 않아도 눈빛을 보면 알아. 행동을 보면 안다고.

어떻게 됐는지 밝히기 보다 머리핀이 서영이 가방에서 나왔다는게 더 중요했어.

악플로 괴롭힘 받던 서영에겐 앞선 서영의 주장들이 거짓말일지도 모른단 의심을 하게 만들었잖아. 그러니 기분이 어떻겠어!"

"대놓고 얘기하는게 차라리 낫겠다. 뒤에서들 수근대니까 정말 참을 수 없어. 상상을 하게 돼서 그게 더 나를 괴롭히는 것 같아."

 

도대체 누가 가방에 머리핀을 집어 넣었을까,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서영은 모든 것에 의욕을 잃은체 넋놓고 걷다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다.

그게 계기가 돼 담임선생님도 어머니도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

걱장할까봐 부모님께 알리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댔던 서영은...

그애만의 문젤까? 우리 아이도 그런 문제가 있을때 말 꺼낼까?

 

 

 

 

"나는... 나는 엄마, 차라리 엄마한테 혼나더라도 말할거야. 가만 있다가 내가 죽으면 어떻하라고!"

"무서워. 내가 말했을때 어떻게 받아들일까, 내 말을 어디까지 믿어줄까, 되려 나를 혼내키면 어쩌나...

그래도 말해야 벗어날 길도 열리는 것 같아.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것 같아. 더 내가 궁지로 몰리는 기분야!"

 

못나서 따돌려지는 것도 있겠지만 너무 잘나도 소외 될 수 있슴은 의외였다. 그러니 왕따나 악풀의 대상은 제한이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하나하나 그 마음이 헤아려지긴 한다.

그렇찮아도 왕따로 소외된 민주가 짱오 아이들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서영과 친하게 지내면 더 괴롭힐게 뻔하니까.

숨 죽여 지내다 묻혀가는게 훨씬 편할 거란 생각은 보고도 못본척 듣고도 안들은척, 미끼주면 덥썩 물어 벗어나려 바둥대는...

아빠로부터 버림받은 미라는 자신에게 몰린 시선이 서영에게로 향하자 아이들에게서마저 버림 받을까 두려워 안달냈다.

자신에게 관심이 쏠려 있게 하려는 몸부림은 아이돌 스타의 브로마이드나 싸인으로 관심을 끌고 먹을 걸 사줌으로써 입막음이나 하고...

 

"그래도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한 변명으론 부족해. 봐, 결국 미라도 당했잖아. 그래서 그 심정이 어땠을지 겪었잖아.

나는 왕따나 악플의 대상이 안될거란 생각, 그거야말로 꿈 꾸는 것 같아."

그러게나 말이다. 상처없는 세상속에 아이들이 살았슴 좋겠다. 소리없는 전쟁터에서 퍽퍽~ 피 흘리며 다치거나 쓰러지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