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일본군으로 징집됐다.

  1939년 만주국경 분쟁시 소련군에 붙잡혀 Red Army에 편입됐다.

  그는 다시 독일군 포로가 되어 Atlantic Wall을 건설하는데 강제 투입되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다시 미군의 포로가 됐다.

  붙잡혔을 당시 아무도 그가 사용하는 언어를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는 한국인으로 밝혀졌으며 미 정보부대에 자신의 기구한 운명에 대해 이야기 했다.

 

                                                          -1944년 6월 6일 프랑스 노르망디, Utah 해안에서"

 

 

이 자료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보관되어 있었고,

스티븐 앰브로스의 저서 [D-day]와 2차 세계대전 관련사이트에 소개되면서

이 한 장의 사진은 <노르망디 코리언>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해 졌다.
국내에서는 2005년 <노르망디의 코리안>이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타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드랬다.

당시 이 프로그램을 강제규 감독이 인상 깊게 봤고 영화로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노르망디 코리안>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가 곧 개봉할 <마이웨이>다.

 

이 자료가 한사람에게 더 영감을 줬으니....바로 이재익 작가다.

작가는 이 파란만장한 한 남자의 여정을 소재로 <아버지의 길>이라는 작품을 썼다...

그럼 <마이웨이>와 <아버지의 길>은 같은 내용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남아 있는 자료가 위에 있는게 다이기 때문에 거쳐간 여정만 같을 뿐....

주인공 이름부터 세세한게 다 다르다...

조선인이 어떻게 일본군복을 거쳐 소련군복에 독일군복까지 입었다가 미국 포로가 됐는지...

그 속에 담긴 사연이 틀리다는 얘기다...

 

이것은 <아버지의 길>에 대한 내용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PD로서 탈북자에 관련된 추석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쓰게 됐다고 한다..

취재차 만난 한 탈북자 노인으로부터 믿겨지지 않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

노인이 바로 <노르망디 코리안>이라 불리는 사진 속 남자의 아들이라는 말이었다...

 

"이렇게 놀라운 일이...."

 

그 후 작가는 노인으로 부터 노인 아버지에 대한 파란만장한 여정을 3일에 걸쳐 듣게됐고 

그 내용을 기본으로 쓴 소설이 바로 이 <아버지의 길>이란다. 

 

무슨 내용일까??

<아버지의 길>이란 제목처럼...

이 작품은 아들에게 돌아오려고 몸부림치는 아버지의 길고 힘든 여정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자.

애틋하고 절절한 부정이 곳곳에 녹아내린 작품이다...

 

어려서부터 남매처럼 친했던 길수와 월화는 독립군이 되었다....

용맹했던 두 사람은 많은 전과를 세웠고 그 과정에서 사랑을 꽃 피워 아들을 낳았다...

가정이 중요했던 길수는 아들(건우)를 선택했고...독립이 중요했던 월화는 전장을 선택했다...

그렇게 행복했던 가정은 건우가 다섯 살 때 파탄을 맞았다.

길수는 신의주 한 마을에 건우와 정착했고, 월화는 만주에서 붉은 여우로 불리며 독립군을 이끌었다.

 

시간이 흘러 건우가 여덟 살이 됐을 때 일이 벌어졌다...

길수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던 중 그만 강제징용 당한 것이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일본은 국민정신 총동원체제를 시행했고 그 여파가 조선까지 미쳤다.

탄광으로 끌려가 중노동에 시달리던 조선 사람들이 전쟁터로 끌려가 곡괭이 대신 총을 잡게 된 것이다.

 

건우를 홀로 남겨 두고 전쟁터인 만주로 끌려가게 되는 길수...

이때부터 아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6년에 걸친 그의 파란만장한 여정이 시작된다....

 

그 여정이란  길수가 일본 관동군으로 소련과 벌어진 노몬한 전쟁에서 소련군 포로가 되고...

소련군 포로에서 소련군이 되어 독일과 벌어진 스탈린그라드 전쟁에서 독일군 포로로...

독일군 포로에서 독일군이 되어 연합군과 벌어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다시 연합군 포로가 되는 이야기다.

 

아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길수는 어떻게든 살아야 했다...

노동과 추위로 죽어나가는 소련의 굴락수용소에서도...

생체실험과 가스로 죽어나가는 독일의 수용소에서도...

그렇게 길수는 아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세 번이나 군복을 갈아 입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아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전쟁에 대한 내용만 언급했지만 전쟁에 대한 내용은 2권 부터 나온다...

길수 가정사, 징용당한 사람들의 사연, 훈련 과정, 위안부로 끌려간 조선 소녀들, 독립군...등

다양한 당시 시대적 상황들이 1권을 장식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휴머니즘이 녹아 있는 애틋한 부정 소설이자 역사소설이기도 한 작품이다...

 

네티즌 평점은 9.0대를 넘는다....

뭐 글이야 많은 작품을 쓴 작가기 때문에 좋다...흡인력도 좋고...시대적 묘사도 좋고..

단 한가지 좀 아쉬웠던 점은....

아빠와 아들, 즉 길수와 건우 사이에 애틋한 뭔가가 없다는 것.

어떻게든 살아서 아들에게 돌아가려는 아빠의 의지가 전체에 녹아 흐름에도 불구하고

아빠와 아들에 대한 관계 묘사가 없다보니 그 애절함과 애틋함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빠와 아들 간의 관계 묘사....

글 전체를 덮고 있는 부정(父情)의 대한 원동력....그게 좀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