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작이다.

이 세계문학상이 권위가 있는 건지...아니면 한 출판가가 반한건지 모르겠지만

기존 문학상과 다르게 대상을 비롯한 우수상을 탄 작품들까지 모두 출간이 됐다.

사실 이 작품까지 포함해 <에메랄드 궁><망원동 브라더스><사이공 나이트> 네 권을 읽은 독자로

봤을 때 대상~우수상~ 별 차이없이 대동소이...또이또이~로 비슷하게 좋은 작품들이 아닌가 싶다.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전문가가 보는 시건과 평가가 시청자와 다르듯이

우수상이든 대상이든 전문가의 선택을 떠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더 재밌는 작품을 골라 읽으면 장땡~

 

선량한 시민...이라...

표지를 보면 나름 긴 생머리에 눈이 테이프로 가려진 한 아줌마가 그려져 있다.

이 아줌마가 선량한 시민일까??  그렇다면 왜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일까??

읽기 전 표지를 보고 이런 궁금증부터 일었드랬다.

 

병든 시아버지를 모시고 남편과 학생인 두 남매를 키우며 살아온 40대 주부 이은주.

어느날 갑자기 살인 용의자로 찍혀 경찰에 불려가게 된다.

개천에서 오줌누다 실족사로 보이는 60대(강인학)의 등을 밀어 살해했다는 것.

정황상 실족사가 분명하나 목격자가 나타나 이은주를 지목하는 바람에

경찰은 아니다~~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이은주를 경찰서까지 불러 들인 것이다.

그러나 알리바이...죽인 이유...불러들여 조사해보니 뭐 하나 연관성이 있는게 있나??

결국 경찰은 목격자 말을 무시하고 이은주를 무혐의로 풀어주게 된다.

 

"이은주씨 되십니까...제가 그날 봤거든요...살인하는 거..."

 

경찰서에서 무혐의를 받고 돌아온 이은주는 며칠 후 한 남자로 부터 전화를 받게 된다.

순간 당황한 이은주...그날 그 일을 목격한 사람이 정말 있었다니...

이은주는 아니라고!!! 쌩까는 한 편 전화를 건 사람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게 된다.

그렇게 집으로 걸려온 전화번호가 동네 슈퍼 앞에 있는 공중전화에서 걸려 온 것이라는 것을 

알아낸 이은주는 슈퍼 아저씨와 공조해 협박범(?)을 찾아내게 된다.

알고보니 근처에 사는 택시기사.

어쩔 수 없이(?) 이은주는 택시기사의 행동반경을 주시하다 며칠 뒤 죽이게 된다.

 

명문대 법대를 졸업하고 소설을 쓰기 위해 촌동네 옥탑상에 거주하게 된 창수.

망원경 보기가 취미인 창수는 어느 날 밤 개천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하게 된다.

그냥 넘어가기 뭐해 경찰에 신고한 창수는 여자가 무혐의로 풀려나는 것을 보게 된다.

헐~~

무혐의가 열받아서 일까?? 아니면 이은주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서 일까?

창수는 이은주에게 전화를 걸고 살인현장을 목격했다며 그녀의 반응을 보게 된다.

겉으로 보여지는 현모양처 모습 말고 자신처럼 감춰진 이면의 모습을 기대하며...

 

그런데 오마~갓!!!!!!

이은주가 협박범으로 오해해 며칠을 따라다니며 주시하던 택시기사가 죽은게 아닌가?

농약을 술에 타 먹고 자살했다는데 그게 말이 돼??

창수는 묘한 끌림에(동질감) 이은주에게 접근을 시도하게 되는데...

  

연쇄살인범이나 귀신, 악마, 유혈 낭자한 죽음 등이 왜 무서운지 모르겠다고 한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자신이 느끼는 공포, 지옥은 따로 있으며 그것에 대해 쓰고 싶다고 했다.

침묵과 인내를 내면화한 개인들이 오직 생활의 무게만을 유일한 고통으로 알고 살아가는.

조용하고 질서 정연하며 아주 평화로워 보이는 뜨거움 보다는 차가운 쪽에 가까운 지옥...

 

그래서 그런가 두 건의 살인 외에 이은주를 중심으로 두 건의 살인이 더 발생하지만

이은주는 바뀐 것이 거의 없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자신이 두 사람을 죽였고...남편이 살해당했고...아들이 엇나가면 뭐해...

변함없이 경제권은 시아버지가 쥐고 있으며 그런 시아버지에게 찍소리도 못하고 병수발...

애들을 학교에 보내고 조용한 집안에서 청소하고 낮잠자고...

큰~사건이 외면내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무료한 일상이 계속되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참 무섭다.

사이코 패스 이은주와 창수도 무섭지만 이런 끔찍함 속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이 더 무섭지 않나 싶다.

그리고 내가 사이코패스를 이해 못하기 때문에 이 작품의 주인공인 이은숙과 창수의 행동을

백퍼 이해할 수 없다는 것...그것도 무섭다(^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