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회색 도시...

제목에서 느껴지는 늬앙스는...

시골에서 성공의 꿈을 안고 도시로 상경한 농촌총각? 이나

코리안드림을 꿈꾸고 한국으로 건너온 타국 노동자의 삶이 느껴진다.

하지만 정작 내용은 정경계의 비리를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크게 두 집단으로 나뉜다.

차기 대권주자인 채정호 의원...

거성그룹의 총수 고동기 회장...

여기에 하나를 더 끼우자면 검찰쪽...

 

 

사건의 발단은 거성그룹이 재정난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거성개발이 주축이었던 거성그룹은 건설경기가 최악에 빠지면서 위기에 처하게 되고.

그룹해체까지 거론되자 고동기 회장은 하나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지져분하고 복잡해진다.)

 

어떻게 알았는지 고동기 회장은 A에게 계열사 사장 자리를 주는 조건으로 부추기게 된다.

부추긴 것은 스포츠 스타와 불륜을 져지른 A 자신의 아내를 고소할 것.

이미 아내를 용서한 A였지만 욕심에 눈이 멀어 A는 자신의 아내를 고소하게 된다.

증거가 확실했기에 누가 보더라도 스포츠 스타와 A의 아내 둘 다 처벌을 받아야 하는 상황.

그러나 고동기 회장은 여기서 다시 한 번 돈의 매직을 보여주게 된다.

 

A의 아내는 구속됐지만 평소 스캔들 제조기였던 스포츠 스타는 풀려난 것.

 

고동기 회장이 사건담당 판사인 구자홍 판사에게 회사법률고문으로 스카웃하면서

누가 보더라도 당연한 판결을 뒤집어 놓은 것이다.

고동기 회장은 다시 A를 부추겨 항소하게 만든다.

항소하게 되면 스포츠 스타는 다시 법정에 서야 되고...

그로인해 아직 드러나지 않았던 그의 과거 스캔들까지 속속이 드러나게 된다.

 

고동기 회장이 노린 것은 바로 이것!

이것으로 인해 뜨끔~~하며 가슴조릴 누군가를 알고 있기에...

더불어 그 누군가에게 올가미로 작용할 이 줄이 자신에게는 구명줄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도...

 

차기 대권주자 채정호 의원의 심기는 아주 불편했다.

며느리와 불륜상대로 짐작되는 스포츠 스타가 무혐의로 풀려났기 때문이다.

거기에 항소까지...

조만간 대선인데...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며느리 불륜때문에 무너질 수야...

 

며칠 뒤 채정호 의워은 고동기 회장과 조용한 곳에서 마주앉게 된다.

줄다리기가 오고간 끝에 두 사람은 악수를 하게 되고...

다음 날 A는 갑자기 항소를 취하하게 되고...

거성그룹에 들어오던 은행 압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히 사라지게 된다.

 

 

이야기는 이런 식의 좋은 이미지 뒤에 가려진 그들의 추악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이 꿈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라도 이용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맞아 상부상조하지만 후반에 가면 물귀신 작전으로 변하는...

 

고동기 회장이나 채정호 의원을 비롯한 그의 자식들 모두 정략으로 만들어진 삶...

그렇다 보니 불륜이니 남의 아기니...가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곯아 터져도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에 타격받을까 가리기에 급급하다.

 

이들만 이런 것이 아니다...

구자홍 판사도 자신의 남편(중앙지검 부장검사)을 좀 더 높은 곳에 올려 놓으려 안달이다.

판결을 뒤바꾸더니...미련없이 판사복도 벗어 버린다.

그리고 박쥐처럼 고동기 회장과 정채호 의원 사이에서 남편을 위한 기회 만들기에 바쁘다.

 

알고는 있지만 더러운 꾸정물...

그러나 그 누구가 대놓고 떳떳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노는 물이 다를 뿐...사람 사는게 다 그렇지 뭐...

남녀노소를 떠나 자그마한 권력이라도 그 권력이 주는 묘한 맛에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 사람이다 보니...

 

생소한 작가지만 문장이나 글의 흐름은 괜찮은 편이다..

약간 아쉽다면 하다 만 듯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