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제주 출생...민족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20여 년간 교직생활.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아버지]가 당선.

1999년 [지상에 숟가락 하나]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
[순이삼촌] [아스팔트] [마지막 테우리] [변방에 우짖는 새] [바람타는 섬] [누란]...

 

   

똥깅이...

거의 홀딱 벗을 상태에서 여자애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줄행랑을 치고 있는 표지의 모습이 재미지다.

똥깅이는 그렇지 않겠지만 말이다.

 

작가의 말을 보니...

이 작품은 현기영 작가이 대표작인 <지상에 숟가락 하나>를 청소년 버전으로 옮긴 작품이란다.

<지상에 숟가락 하나>라는 작품의 이름은 들어 봤지만 읽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제주도 4.3 사건을 다룬 시대 작품이라는 것만은 알고 있다.

그 작품을 성장소설로 재탄생시키면서 무거운 내용인 4.3사건은 뺐다고 한다.

 

 

1947년 제주도 3.1절 기념행사에서 미군정 경찰의 발포로 시민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에 제주도 도민의 항의가 시작됐고 파업이 이어졌다.

경찰은 파업을 분쇄하기 위해 탄압을 시작했고 그게 1년 이상 계속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가혹한 탄압이 4.3사건의 원인이 되었다.

1948년 350여명에 달하는 도민 무장대가 제주도 경찰지서 24개 중 12개 지서를 일제히 공격했고.

그 결과로 제주도 4.3사건이 촉발됐다.

도민 무장대를 잡을 군경토벌대가 발촉됐고 두 집단간 치열한 교전이 벌여졌다.

1954년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가지 6여년간 엄청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여성과 어린이 그리고 노인들을 포함 제주도민 2만5천~3만명이 죽었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가서...

'깅이'는 사투리로 바다게를 뜻하는데 작가 이름이 '기영'이라 친구들이 '깅이'로 불렀다고 한다.

여기에 자연스레 똥~자라는 접두어를 붙여 똥깅이가 탄생된 것이란다.  

 

이 작품은 작가가 만 네살까지 어린 시절을 담고 있다.

만 네살에 무슨 기억이나 날까...

 

작가는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와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들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들이 짧은 에피소드로 이어져 있다.

 

 

 

해방전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치닫던 때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어렸을 때 입은 커다란 상처 이야기...4.3 사건 이야기...

뱀이나 벌레나 민물게 잡고 놀던 이야기....친구들 이야기...

동네 나무 이야기...친구네 대장간 이야기...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야기...

학창시절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좀 복작한 가정사 이야기...

콩당콩당 가슴 뛰게 만드는 여학생 이야기...사춘기 시절 자위행위에 대한 이야기...

학교 연극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다...

에필로그에서 어른이 된 후 고향에 내려와 예전의 기억들을 돌아보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 작품은 리뷰수가 적지만 평점은 9.3 이나 될 정도로 아주 높다.

내가 봤을 때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청소년 성장소설을 표방하고 있지만...

시대적 배경이 너무 옛날이라(?) 요즘 청소년들에게 맞을지는 의문이다.

요즘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해 내용이 재밌지도 않고 아기자기 하지도 않다.

문체나 어휘도 요즘 청소년들이 읽기에 좀 딱딱하고 건조한 편이다.

결론적으로 숙제라면 모를까...청소년들이 찾아서 읽을 만한 작품은 아니다.

 

청소년들이 보기엔 딴 나라 이야기일 뿐...

청소년 보다는 환갑 언저리에 계신 어르신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읽기에 좋은 작품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