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도 제목이지만...

<예술품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지적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문구에 혹~~했다.

뭐...보통 사람들은 <지적>이라는 단어에 좀 약하잖아~~~

나도 뭐...예외는 아닌지라 지적에 좀 약하지~~~ (^____________^.)

  

이 작품은 희안한 방법으로 진품과 위품을 골라내는 미술품 컨설턴트...

그리고 치밀한 논리로 진품을 밝혀내는 대학 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두 주인공 양반들은 미술품의 진위 여부를 어떻게 재미난 방식으로 추리해 나갈까??

 

책은 옴니버스식으로 5개의 사건이 나열되어 있다.

두 주인공이 만나게 되는 <천재들의 가격>을 시작으로....

<지도 위의 섬><이른 아침의 열반><논점은 베르메르><유언의 빛깔>로 이어진다.

 

이중에서 제목으로 쓰인 <천재들의 가격>만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미술사를 전공 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대학강사 사사키...

그는 오래 전에 그려진 명화들이 매매되는 현장에서 한 청년을 만나게 된다.

 

동그란 금테 안경에 곱상하게 생긴 청년 가미나가...

미술품 컨설턴트이자 신뢰성과 능력을 인정받은 감별사.

가미나가는 이쪽 계통에서 제법 유명세를 탔는데

그 이유는 능력있는 감별사라는 것을 떠나서 감별하는데 희한한 방법을 썼기 때문이었다.

 

어떤 방법???

누구를 막론하고 미술품을 감별할 때 사용하는 것은 눈인데....

가미나가는 희안하게도 눈 보다는 독특한 미각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감별할 작품을 마주하고 커피를 마시면...

진짜 앞에서는 단맛이~~

가짜 앞에서는 역겨운 쓴맛이~~난다는 것...

헐~~~~

 

두 사람은 아직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보티첼리 작품의 진위여부를 감별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나름대로 미술사에 학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던 사사키는 분석에 들어갔다.

보티첼리의 느낌은 나지만 거친 느낌이 난다...

자세히 보면 보티첼리의 특징인 세련되고 차분한 붓 놀림이 없다.

이거는 위작이다.

  

이 때 그림을 두고 눈 감은 채 커피를 마시는 가미나가...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눈을 크게 뜬 가미나가가 입을 떠는 것을 모자라 몸까지 떨면서 왈...

 

"원~더풀!!! 달군요....입안이 강렬한 단맛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이건 진품입니다..."

 

    

며칠 후..

사사키에게 가미나가가 도움을 청해왔다.

보티첼리의 <가을>을 사려고 하는데 방해자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방해자는 <펠리컨 사건>에 책임을 지고  해고당한 국립 미술관 큐레이터로...

해고당한 후 자신에게 악감정이 생겼는지 줄곧 자신을 쫓아다니며 훼방을 놓는다는 것이었다.

 

<펠리컨 사건>

2년 전 있었던 대규모 진품 특별전에서

번 존스의 <펠리컨>이라는 그림이 가짜라는 것이 밝혀져 미술계가 발칵 뒤집힌 사건으로.

<펠리컨>이라는 그림이 가짜라는 것을 밝혀낸 사람이 가미나가였다.

가짜라는 사실에 고액 관람료를 내고 입장한 관람객들의 항의는 빗발쳤고.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약을 성사시킨 큐레이터는 해고됐다.

 

대충 그림이 그려진 사사키....

알았다며~ 뭘 어떻게 도와 주면 되냐는 물음에....

 

"작품과 마주 했을 때 진위 감별에 있어 직감에는 자신이 있지만....

  그 진위 여부를 뒷받침해 줄 이론과 지식이 부족합니다...

  이쪽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신 사키씨의 지혜를 빌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가미나가는 사사키의 도움으로 방해자의 코를 납~짝하게 누르고

8천 5백만엔이라는 거액을 제시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사키는 여전히 <가을>이라는 작품이 가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상하다...<가을>이 가짜라는 것을 알만할텐데...

 왜 거액을 주고 구입하려는 할까??

 만약 그림이 언론에 공개됨과 동시에 가짜라고 밝혀지면 파산은 물론 명성에도 치명타를 입을텐데....'

 

며칠 후...

사사키는 우연히 보티첼리의 <가을>이 가짜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

가미나가가 그림을 구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리나케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기차는 떠났으니...

가미나가는 매매 계약서에 사인을 마친 상태였다.

이를 어쩔꼬...

 

계약이 이미 끝났는데 어쩔것이여~~

썩소를 날리며 그림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속여서 판 갤러리 사장...

그의 됨됨이에 사사키는 뚜껑이 열리기 직전이었지만...

희한하게도 가미나가는 그림을 보면서 태평스럽고 묘한 미소만 짓고 있는게 아닌가...

 

과연??

그림의 정체는....

 

 

짧게짧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라 읽기에 별 부담은 없다.

<소년탐정 김전일> 다섯 편을 연속으로 본 기분이랄까??

한마디로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맛은 있다는 것...

 

하지만 그외 눈에 밟히는 부분들이 많은 작품이었다.

 

우선 홍보문구처럼 지적이긴 지적인데 너무 지적이라~

이야기 진행되는 상황이 순간순간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는 거...

각 에피소드마다 화가나 그림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림 한 점 삽입되어 있지 않다는 거...

그림을 글로 봐야한다는게 이렇게 머리 아프고 답답한지 처음으로 알았다는 거...

나중에는 짜증까지 난다는 거....

 

여기에 일본내에서만 출판할 생각이었는지....

각 에피소드마다 일본 역사나 문화에 대한 부분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거...

어느 정도냐면 일본인이 아니고서는 십분 이해할 수 없다는 거...

기타 등등...(그 외 열거하면 너무 길어질거라 이 단어로 마무리)

 

혹~~해서 봤는데 많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