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필요없는 우리나라 대표작가 중 한명이 아닐까 한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고2)...최연소 신문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책표지에 작가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

좋아하는 작가들 중 한 명...

 

 

2008년 7월에 발간된 <머저리클럽>은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최인호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던 '별들의 고향'과 같은 시기에 쓰여진 작품이란다..

1973년에 썼던 <우리들의 시대>를 원전으로 35년 만에 다시 펴낸 것으로
작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쓴 성장소설이라고 한다...

 

작가가 문학적 청소년기를 접고 성년기로 나아간 그 경계쯤~에서 쓰여진 터라..

시간적 배경은 1970년대 중반으로 근대화와 새마을운동에 올인하던 경제가 한창 일어나던 때다.

학교에서는 군사 훈련 실시(교련)와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도덕관념이 똬리를 틀고 있을 때였고...

사회에서는 규율과 규범에 복종하고 <남북통일>이라는 화두에 열올리며 
국가에 충성하는 애국시민으로 자라나야 하는 때였다고 한다...

 

<머저리클럽>의 주인공은 6명의 고등학생들이다...

그렇다보니 학생이라는 신분속에서 생기는 스트레스...
그 속에서 끊임없이 일탈과 성장을 반복하며 미성년자에서 성인으로서 점점 변모해가는 과정을
재미나게 묘사했다...

6명 중에 한명인 <동순>이가 화자로 등장하는데...
소설가를 꿈꾸는 것으로 보아 작가를 대변하는 인물이 아닌가 한다...

 

 

중학교때까지 8명이서 몰려다니가 3명이 다른 고등학교로 들어가는 바람에 5명만 남게 된
화이어 에그 친구들...영구..동혁..문수..철수.. 동순...

 

이렇게 5명이 뭉쳐 다니던 어느날...

박영민이라는 이상한 녀석이 전학을 오게 된다...

보통 전학오는 녀석들은 안경잡이에 새색시 같이 여린놈들이 대분분이여서 
본교생들에게 쪽도 못 펴고 순종하면서 괄시받는 것이 보통인데...이녀석은 좀 달랐다..

 

쉬는시간 뒷동산에서 낮잠을 자다 수업시간에 늦는 것도 모자라 수업시간에도 퍼자기만 한다....

선생님들에게 괴상한 변명을 붙여 부르는가 하면...
일교시 끝나거나 땡땡이 친 체육시간에 도시락 비우는 게 특기였다...

이런 일탈적인 행동들이 텃줏대감들 눈에 거슬리지 않는게 이상한 일이지...
보다 못한 터줏대감 5인조는 이런 신참의 버릇을 고쳐주려 작당하게 되고...

생트집을 잡아 영민을 뒷동산으로 불러 에워쌌다...

 

"너희들 비겁한 녀석들이구나"

"뭐..뭐라구"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발언에 달려드는 5인조...
얼마 지나지 않아 영민의 코에서는 코피가 주루루.....

이정도면 정신차렸겠지~했는데 왠걸!!!

 

"너희들 다섯명의 도전 잘 받았다..월요일부터 1:5가 아닌 1:1 도전을 차례대로 받아주기 바란다"

 

@@   @@   @@   @@   @@    띠용~

 

그렇게 영민이는 일방적으로 맞으면서도 매일매일 1:1 싸움을 걸어왔다...

고등학교식 도장깨기가 하루하루 반복될수록 영민의 얼굴은 얼망진창...몸은 여기저기 삐그덕 삐그덕...

누가 보더라도 애처로운 모습....

마지막 수순이었던 동순이 영민에게 일방적으로 깨지면서 영민은 그들과 친구가 된다....

그렇게 5인조 독수리 오형제에서 6인조로 후레쉬맨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친구로 어우러지던 그들의 모임에 새로 들어온 영민이가 리더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그 변화는 모임에 그럴듯한 명칭....모임명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마라푼다(살인개미떼)...청포도...절벽...까까중...각자 그럴듯한 이름을 내놓지만 탐탁치 않았다...
그때 영민이가 생각해낸 단어...

 

"머저리 클럽!!!"

 

"난 싫다..왜 우리가 머저리냐??"

"우리는 머저리다...그것은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니다..우리는 머저리가 아니다..어째서 우리가 머저리냐??"

"너 똑똑하냐??"

"내가 똑똑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하지만 난 머저리가 아니다.."

"에이, 이 머저리야~"

그렇게...6인조 모임의 명칭은 머저리클럽으로 정해졌다...

 

모임명이 정해진 후 이름에 걸맞는 악동들의 일탈이 시작되는데....

돈없이 음식 왕창 시켜먹고 도망가기...

우연히 본 여학생이 이상형이라며 무작정 쫓아가 프로포즈 하기...

잃어버린 자아을 찾겠다며 아무말 없이 가출...비록 거지꼴이지만 한층 성장된 모습으로 나타나기....

이렇게 지나간 학창시절을 회상하게 만드는 사건과 사고가 펼쳐진다...

그리고....
Y여고 <샛별클럽>이랑 쪼인트 미팅...그리고 이상형을 찾아 펼쳐지는 첫사랑의 핑크빛 로맨스...

 

 

 

 

 아~~~새록새록 묻어나는 추억에 젖어 아주 재밌게 읽었다...

 

 

참~ 친밀감이 느껴지는...정감이 가는 내용들로 꽉~찬 작품이다...

잃어버렸던 내 일기장을 찾아서 보는 듯 하기도 하고...

항상 어울려 다녔던 학창시절 친구의 일기장을 보는 듯 하기도 하며...

엄하기만 하신 아버지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 본 듯한 착각도 들게끔 하는 작품이다..

책 속 등장인물들 중 하나가 꼭 나인 것만 같은....ㅎㅎㅎㅎ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이라 학생출입이 금지된 곳... 빵집을 아지트로 삼기...

음식값 대신 저당잡힐 물건으로 꺼낸게 최고급 만년필 <파커21>(파커 만년필...희미한 기억속에...)

학력고사 준비를 위해...깊은 산 속 조용한 절을 찾아 자리틀고 절밥 얻어먹으며 공부하기...

핑크빛 로맨스의 한 과정으로 시(詩)를 지어 읊어댄대기...
한눈팔지 않고 방콕!!해서 공부만 하기위해 눈썹 빡빡 밀기...

놀러가서 남녀가 모여서 합창하듯 목청껏 부르는 노래가 "바바람이 치던 바다~잔잔해져 오면~"
<연가>가 아니고...<라나에로스포>의 <사랑해>라니....

"사랑해~당신을....정말로~사랑해~~당신이 내곁을~떠나간 뒤에~~ "ㅋㅋㅋㅋㅋㅋ

 

30대 중반인 내가 봐도 어렴풋한 기억 속에...추억이라는 비가 가심을 촉촉히 적시는 기분이 드는데...

40대 중반인 독자가 본다면...가물가물~한 기억속에서

가~심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추억의 태풍이 한차례 휘몰아치지 않을까한다...

 

짜증나고 힘들어 미치겠지만, 언젠가는 지금 이 순간을 그리워하게 될 거야

 

책표지에 있는 문구처럼...읽고나니 그때가 정~말 그리워진다...

아~~옛날이여~~~ 

좌충우돌 악동들의 성장기~~~학창시절이 그립다면...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