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다 히데오 작가의 작품으로 배경은 책에서 한 번 언급됐는데...98년이다.
일본은 장기불황이 한창일 때고....우리나라는 IMF가 터진 때이다..

  

소규모 철공소를 운영하는 47세의 신지로...

철공소 건너편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는 23세 미도리...

같은 동네의 날라리 20세 가즈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세사람이 주인공들이다....
이 작품은 일이 꼬이면서 어려운 상황에 몰리게 되는 세 사람이 최악까지 몰리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1장 신지로...2장 미도리...3장 가즈야 순서로 각자 솔로 무대를 장식하다

종반부분에 가서는 한무대에 같이 올라 합창을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가와타니 신지로....

 

아내와 대학생 아들, 고3 딸을 둔 평범한 가장...

어리숙한 직원 2명을 거느리고...
기계부품 말단 공정(나사에 구멍을 뚫거나 용접을 하는)을 담당하는 영세 철공소 사장님이다...

일본이 장기불황이 오기전...거품경제가 한창일 때....

무리하게 사업확장하고 흥청망청 생활한 주위의 공장사장들과는 달리....
욕심 안부리고 착실한 성품으로 꾸준히 가와타니 철공소를 운영해 온 사람이다.....

 

천년갈 것 같던 거품경제가 5년만에 쑥~빠지자...

줄줄이 도산하는 공장들과 야반도주하는 사장들을 보면서 안스럽다는 생각과 함께
자기도 자칫했다면 큰일 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던 소심한 사장이기도 하다...

 

그런 신지로는 항상 바쁘다...

납품기한이 정해져 있는 일이 대부분이라 납기일에 맟추려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기계를 돌려야 한다.
물론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말이다...

그렇게 일한다고 일한만큼 많이 버느냐????그것도 아니다...

말단 공정으로 부품을 담당하는 신지로는 하청에 하청에 하청을 받는 입장이라
일하는 시간에 비해 손에 쥐는 돈은 많지가 않다....

대학생 아들과 고3인 딸의 학비 보태면 생활하기도 빠뜻한 실정이다... 

 

그런 신지로에게 요즘 두가지 고민이 있다...

한가지는 소음문제다...

앞 맨션에 사는 사람들이 공장에서 돌리는 기계소음이 심하다며 연신 찾아 오는 것이다...
특히 오타씨 부부...

외국기업 간부인 오타씨가 신고하여 시청의 <환경공해과>에서 사람이 나오기도 했다...
밤 7시 이후와 휴일에는 조용히 해달라고...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굶어 죽으라는 소리지???

 

오늘만 해도 그렇다...불량품이 있다며 메이커 회사에서 호출이 왔었다...

도착해보니 1차 하청을 받은 공장과 그 공장으로 부터 하청을 받은 공장...하청에 하청...
마지막 나까지 줄줄이 끌려와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귀중한 몇시간을 불량품 검사에 쏟아야만 했다...

 

내일까지 납부해야 하는 일이 산더미인데...
돌아가는 즉시 밤 늦게까지라도 기계를 돌리지 안으면 안되는데 상황이다..

그런데 돌리지 말라니...굶어 죽으라는 소리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또 한가지 고민은 2000천만엔하는 중고 <펀치 프레스>라는 대형 공작기계를 들여오는 일이다...

신지로에게 하청을 주는 가장 중요한 거래처인 <기타자와 제작소>담당자인 간다씨가
<갈매기 은행>에 줄을 대줄테니 대출을 받아서라도 <펀치 프레스>를 들여 놓으라는 것이다...

단가가 높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으니 수입이 좋아질거라며...
물론 하청도 많이 주고 여기저기 소개도 시켜준다며 꼬시고 있었다....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는 제의다...

거품경제가 빠지고 공장들이 줄줄이 도산하자...
영세 공장에서 1부 은행권에서 대출받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되버렸다...

그런데 대출받게 해준단다...
저축은행에 비해 이자율도 훨씬 쌀텐데...얼마나 기쁘고 고마운 일인가???

 

아이들이 커가면서....

하루하루 시간에 치여가며 뼈빠지게 일해도 살림이 나아지기는 커녕...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이 상황이 이제는 지겹다...

일한만큼 벌어서 남들처럼 아내와 자식한테 잘 해주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 

가뜩이나 고3인 딸이 취업은 안하고 전문대 간다니...
내년 초에는 100만앤의 학비도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부동산 담보가 없는 신지로에게 <갈매기 은행>에 1000만앤을 입금하면
그것을 담보로 2000만앤을 대출받게 해주겠다는 대출 담당자말에...

가까스로 1000만엔을 구해 <갈매기 은행>에 예치하게 된다...

 

형님이 보증 서 주는 것으로 은행에서 준비하라는 서류는 완벽하게 준비를 해 놓았다...

그런데 부동산 담보가 없어도 대출이 될 것처럼 말하던 담당은행원이 어렵다면서
요구사항을 덧 붙이는게 아닌가??

자기 은행에 정기예금을 새로 하나 더 들어줄 것과 직원 월급을 자기 은행으로 해줄 것...

그리고 금리를 부동산 담보가 없기 때문에 5.5%에서 7.5%로 부득이 올려야 될 것 같다는 것....

 

7.5%면 저축은행 이자율하고 같은데(속으로 씨발씨발 하면서)...

여기까지 온 거 그렇게 하자고 말해버리는 신지로...
하지만 돌아서자 마자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그래도 한가지 문제는 해결했다는 생각에 신지로는 일이 힘들지 몰랐다...
그러나 은행직원이 공장답사차 오는 날 일이 발생하게 되니....

'우리는 공장 소음이 고통스럽습니다...조용한 생활을 주세요..'

공장 앞에서 커다란 글씨가 적혀 있는 입간판을 들고 서 있는 오타씨...

 

이것을 은행원이 보면 대출을 안해줄지도 몰라???

이런 생각에 앞뒤없이 입간판을 치우려 달려들게 되고
이를 제지하려는 오타씨와 몸싸움을 벌이게 된다.....

그 와중에 실수로 손에 들고 있던 펜치로 오타씨의 입을 쳐버리게 되고....

 

피범벅이 된 오타씨의 얼굴...

주위 사람들이 몰려들고 경찰들이 와서 경찰서로 연행해 가는 상황에도 신지로는
은행에서 대출을 안해줄까봐...그게 더 신경쓰인다...

안되는데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대출을...

 

오타씨 변호사가 제시한 합의금 200만엔....멍...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200만엔은 물어줘야 할 상황이다.....어떡한다....

기계들어 오고 하청 늘면 금방 갚겠지...
하는 생각에 [갈매기은행]에 200만엔을 추가해서 2200만엔 대출하고자 전화를 하는데...

대출이 안된다는 은행직원의 말....순간 야마~~도는 신지로...

'이런 닝기미....'

 

내가 뭣~땜에 여기 이 상태까지 왔는데....

고래고래 욕을 해대며 예치금 1000만엔 당장 갖고 오라고 소리치르는 신지로....
와서 찾아가라는 은행직원 말에...이런 거지발싸게 같은....

신지로는 눈이 뒤집힌채 은행으로 달려가고
1000만원을 찾으면서 앞에 있는 미도리라는 여직원에게 지점장 어딨냐고 소리 지른다...

바로 그순간 은행에 남녀 2인조로 보이는 강도가 들어서서.

 

"다들 손들어!!!!."

 

 

후지사키 미도리...

 

모든 기대를 자기한테 걸고 있는 부모님과 학교도 중퇴한채 말썽만 피우는 배다른 여동생,
메구미를 둔 한 집안의 성실한 맏딸이다...

언니에게만 잘 해준다면 삐둘게 나가는 동생이 불쌍하기만 하다...
그래서 훈계하지도 혼내지도 못하는 동생에게는 여린 언니다.

튀지도 않고 모나지도 않은 그냥 평범하고 착한 23세의 아가씨로 [갈매기은행]에 다니는 은행원이다...

 

신입생 환영하는 캠프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숲에서 우웩~우웩~하고 있는 미도리는
지점장에게 성추행을 당하게 된다...

뒤에서 거머리 마냥 착~달라 붙어 못 움직이게 한채...
턱을 미도리 어깨에 걸치고...미도리 귓속에 입김을 "하~으하~"불어 넣으며...

양손으로 가슴과 아랫도리를 더듬고 있는게 아닌가??

 

'으악...이게 뭐야...지점장이...웃기고 있어...정말!!!' 

속으로 생각하며...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는데 입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하아..앙...'

이 소리를 오해한 것일까???

지점장은 더욱 대담해지기 시작해 티셔츠를 서서히 말아 올리더니 브레지어 속으로 손을 수~우~욱...

지렁이 기어가듯 리듬을 타며 징그런 손이 맨살의 가슴을 조물~~조물~~....헤헤헷~~(ok거기까지!)
 

때마침 나타난 직원 이와이가 아니였으면...너무 놀라고 황당해 소리도 못지르고 당할뻔한 미도리...

집에 돌아와서도 불쾌한 감촉과 끔찍한 느낌이 되살아나 괴로워한다....

매일 은행장과 얼굴을 마주하고 일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은행을 그만 둘까???

안돼!!...
학교도 중퇴하고 가출한 동생때문에 걱정이 많으신 어머닌데...나까지 걱정을 더하게 할 수는 없어...

 

은행 직원들 사이에 성추문 사실이 파다하게 퍼져있는 가운데...
갑자기 등장한 중년 아저씨가 지점장 어딨냐며 창구 앞에서 미친듯이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그 때 남녀 2인조 강도가 들어와서는...
"다들 손들어!!!!"

그런데...그런데...여자 강도가 낯익다....아...아니!!!가출한 동생 메구미가 아닌가???

 

 

노무라 가즈야....

 

알콜중독으로 병원에 간금당한 아버지와 때맟춰 딴 남자와 살림차린 엄마를 둔 20살의 날라리...

나이프 칼로 하루하루 삥 뜯고 빠친코에서 죽때리며 시간을 때우는...
어쩔수 없이 하루하루 반복된 삶을 살아가는 불쌍한 녀석이다...

그러던 어느날...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카오에게 판금도장 회사에서 톨루엔(메틸벤젠)을 훔치자는 제의를 받는다...

별로 할게 없었던 가즈야는 다카오가 안면이 있는 하급 야쿠자,
야마자키에게 빌려온 차를 가지고 톨루엔 수십통을 훔지게 된다...

톨루엔을 처분했다며 돈을 주겠다고 야마자키 아지트인 <다테노 친목회>로 오라는 다카오...

도착해서 들어가 보니 다카오는 무릎 끓고 있고....
정신없이 날아오는 주먹과 발에 쏠릴 정도로 맞고 쓰러지게 된다....

 

"이런...머리에 피도 안마른...쉐이끼들이....훔칠려면 조용히 훔치지 여기저기 소문내고 훔쳐!!! 니미!!!"

 

반 죽음 상태에서 풀려난 가즈야와 다카오...

자동차 목격자에 의해 차주가 밝혀지고 큰형님 집에 가택수사가 들어 온다는 이유로
차를 빌려줘 입장이 난처해진 야마자키에게 허벌하게 맞은 것이다...

큰 형님께 용서를 구해야 하니 600만엔을 가지고 오라는 말과 함께...

만약 도망칠시에는 남은 놈과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는 상투적이지만 무서운 협박도 잊지 않고서 말이다.

 

가즈야와 다카오는 600만엔을 마련하기 위해
[현찰 즉시 매입]이라고 써 있는 중고 컴퓨터 가게를 털게 된다....

금고를 열어보니 500만엔이 들었는게 아닌가??

야마자키에게 전해주겠다며 돈을 들고 간 다카오...
친구라고 믿었는데 몽땅 가지고 혼자 날라 버리게 된다....

 

야마자키에게 끌려가 O나 맞고 세대 더 맞은 가즈야....

이 때 새로 사귄...무척 귀엽고 내 생각을 많이 해주는...
나와 살겠다며 집까지 나와버린 17세의 싸~랑스런 갈치... 메구미도 같이 잡히게 된다.

 

메구미를 볼모로 잡아두고 다시 500만엔을 구해 오라는 야마자키....

메구미를 구하기 위해 돈 될거리를 찾아 돌아 다니는 가즈야...

 

그러던 어느날 메구미가 흥헤헤~~당했다는 것을 아는 순간....

야마 돌은 가즈야...앞뒤 생각없이 허옇게 뒤짚힌 눈으로...야쿠자를 냅따...아주 냅~따....푹!!
찌르고 메구미와 도망치게 된다...

 

멀리 도망가 같이 살자는 말에...크게 한탕한 생각을 하게 된다...은행강도???

그래 멋지다...은행강도!!!!

메구미의 추천으로 시내보다는 변두리에 있는 [갈매기 은행]을 털기로 한다...

자동차를 훔치고 장난감 총을 하나 사서 무작정 은행으로 들어간다...

 

"다들 손들어!!!!...돈...돈...돈 내놔!!!"

 

 

이렇게 주인공 세명이 한 곳에서 만나게 된다...

자~~이 다음은 어떻게 될까????

훔친 차에 신지로...미도리...가즈야...메구미가 타고 도망을 치게 되는데...어째서???

TV에서 용의자 남성 2명에 여성 한명....인질1명이라는데....어째서???

영화 <델마와 루이스>가 연상되게 하는...최악에서 최최악으로 치닫게 되는 인생들의 무한질주...

  

음~~잘 썼다...네티즌 평점이 높은만큼...

흡잡을 때가 없어서(잘 쓴다는 것을 기본을 인정하고 쓰는 거라...난 보통 흠을 잡는다...)
줄거리를 길게 적어 봤다....

 

글에는 다 표현을 못했지만...
최악으로 빠져드는 상황이 너~무 리얼하다...마치 내가 경험한 것처럼...

 

가장인 신지로씨도 불쌍하고 안스럽지만...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언제나 피해자일 수 밖에 없는 여성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미도리...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모르고 자라 인생의 출발선에서 조차 뒤로 밀려 버린...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아...가즈야의 모습도 너무 안스럽다...

우리의 누나이고...동생이고....자식일 수도 있는 상황이라 더 그런가 보다...

 

밝고 희망찬 작품을 주로 쓰는 작가의 문제작...
타인의 최악스런 상황에 나의 현실에 위로를 얻고 싶다면 강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