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라는 작품은 <위저드 베이커리>를 쓴 작가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표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양쪽 귀 옆에 아가미...등에는 비늘과 몸 여기 저기에 지느러미가 달린 물고기 인간이 등장한다...

그런 결과물로 책 전반에 걸쳐 환상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게 되는게 
전작인 <위저드 베이커리>와 사뭇 비슷한 점이 있다...

 

 

일 년 가까이 밀린 월급을 못받게 되자 
생활고에 지친 아내는 네살 된 아들을 버려 두고 집을 나가고...

월세를 못내 단칸 지하방에서 조차 쫓겨난 아빠는 아이를 데리고 회사 사장을 찾아가 
밀린 월급의 한 달치라도 달라고 사정해보지만...

비야냥 거리는 사장의 태도에 급흥분....
사장을 죽이고 사장 지갑에 있던 얼마의 돈을 빼 아들과 함께 도망치게 된다...

그렇게 수중에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며칠을 도망쳐 도착한 곳이 이내촌에 있는 이내호였다...

 

 

성공하겠다고 집을 나간 어린 딸년(이녕)이 몇 년 만에 지새끼라고 남자 아이(강하) 한 명을 보내왔다...

그렇게 외할아버지와 외손자의 첫 만남이 이내호 근처에 있는 허름한 집에서 이뤘졌고....

그날 이후로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레 혼자 아닌 둘의....
할아버지와 손자 간의 티격태격 지지고 볶는 생활이 시작됐다...

 

그러다 어느날 밤....

잠결에 뭔가 물에 빠지는 소리를 들은 할아버지는 이내호로 나가게 되고...
거기서 익사 직전의 한 아이를 건지게 된다...

 

다음 날 한 남자가 이내호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되고...

익사한 사람이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해 사장을 죽이고 도망친 사람이라는 것과 
그에게 어린 아들이 한 명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경찰은 아이를 찾기 위해 며칠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사건은 그렇게 흐지부지 종결됐다...

 

아이를 건진 할아버지와 손자는 아이를 경찰에 신고 할 수가 없었다....

 

출입금지 지역이라 아이를 구했건 말건 일단 벌금을 내야 하는 것도 있었고....

애는 어떻게 구했냐....당시 애 아빠는 못 봤냐...등
경찰서에 뻔질나게 불려가 시달릴게 뻔한 것도 있었지만...

 

아이의 귀 옆에 사람에게는 있어서는 안될 아가미 같은 것이 달린 것을 봤기 때문이다....

 

그게 선천적 질병에서 비롯된 질병인지....

아니면 죽음의 위기에서 몰려 갑작스런 생체조직의 발현인지...알 수 없었지만....

그대로 신고했다가는 TV에 괴물 아이로 방영되거나 실험실 연구 대상으로 살다가
소리 소문 없이 죽을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아이를 숨긴채 생활이 시작됐고...아이에게 곤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었다....

 

곤이란 이름은 <장자>에 나오는 물고기 이름으로..

크기가 몇천 리가 되는지 알 수 없는 북쪽에 사는 커다란 물고기를 가르키는데....

손자가 학급문고에서 빌려 온 책에서 마침 그 부분을 읽고 있었기 때문에 손자의 생각대로 붙인 것이다...

그렇게 하나에서 둘...둘에서 셋이 된 이내촌 생활이 시작되고...

 

그러다....

 

 일단 이 작품은 커다랗거나 굵직굵직한 스토리 라인이 없다....

물고기 인간이라는 소재로 연상시킬 수 있는 환상적인 모험이라든가
어떠한 검은 세력에 얽힌 이익관계 같은거 말이다...

물고기 인간이라는 단지 좀 특이하고 독특한 소재로 차용했을 뿐...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말하는 것은 이거다....

 

어떤 사람이라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혼자 걸어가는 것처럼 보여도 
알게 모르게 누군가와 상호보완(교류) 하며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뭐 그런... 

 

할아버지....딸 이녕....손자 강하....물고기 아이 곤...여성 X 등....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사회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라
 두루두루 어울리지 못해 소외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혼자....또는 같이 살더라도 티격태격 싸우는지라 혼자 사는 것보다 못해 보이지만..

서로가 느끼지 못할 뿐 실상 알고 보면 ...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함께 어울리며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도 느꼈지만.....이 작품도 역시 문체와 문장이 참 고급스럽다....

파트리그 쥐스킨트의 <향수>가 자연스레 연상될 정도로....

왠지 단순한 소설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문학이라 칭해야 할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