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진시황 프로젝트>라는 작품으로
1억원의 상금과 함께 제 1회 뉴웨이브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작가다....

좋아하는 장르라 나도 <진시황 프로젝트>를 봤었는데....다 읽지 못하고 중간에 접었었다....

오래 전이라 자세히 기억이 안나지만....기대했던 재미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작가의 두 번 재 작품인 <왕의 군대>는 제목부터 끌렸다...여기에....

 

정조가 남긴 유산, 위대한 '왕의 군대'가 진격해 온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사라진 3일, 1884년의 그 숨 가빴던 72시간....

임오군란에서 갑신정변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거센 물줄기를 가로지르는 서사!!!

 

혹~~하게 만드는 표지 문구까지....

 

조선 말,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을 나름 많이 읽어서 볼까말까 했었는데.....

기존 역사 소설과는 다른 픽션 + 논픽션....
여기에 네티즌 평점도 몇 안되지만 9.3으로 높아 선택하게 됐다...

결과는 만족~~~~

 

1872년(고종 8년)부터 시작되는 이 작품은 
임오군란(1882년)을 지나 갑신정변(1884)까지 다루고 있는데...

내가 지금까지 읽은 역사소설 중에서 두 사건을 가장 세세하게 다룬 작품이었다....
특히 3일 천하로 불리는 갑신정변.....

 

역사의 치욕인가??

<조선왕조실록>에 단 한 줄이라도 언급조차 되지 않은 갑신정변.....

일본으로 도망친 김옥균이 지은 <갑신일록>과 박영효, 서재필의 회고담...
그리고 조선에 왔던 외국인들의 짤막한 언급이 전부인 갑신정변....

그렇게 역사 속에 조용히 묻힌 갑신정변이었다....

 

어떻게 일어났으며....3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으며....천하를 쥔지 3일 만에 끝난 이유는 뭘까???

김옥균이 그렇게 무모한 자일까??

 

작가는 이렇게 시작된 의구심에서 상상력을 발휘...픽션과 논픽션이 섞인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나도 읽으면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헷갈렸을 정도로 믹스가 잘 됐다....

 

이 작품의 시작은 1800년 정조가 죽기 직전에서 부터다....

독에 중독된 상태에서 정순왕후에게 죽임을 당하는 순간
정조는 미소를 지으며 세상을 떠날 수 있었다.....

자신은 비록 이렇게 가지만....

자신이 없어도 자신을 이어 갈...이 나라와 이 백성 그리고 이 땅을 굳건히 할...
대비책을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1872년...

스물두 살로 장원급제한 김옥균은  선대왕의 전적을 정리하는 존경각에서
정조의 엄청난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정조가 그의 충직한 두 신하 박지원과 정약용에게 중요한 유산를 각각 맡겨 놓은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土生金 巖有兵 民卽天 (토생금 암유병 민즉천)

흙이 금을 만들고 바위에 군사가 있으며 백성이 곧 하늘이다 ---->
다산(정약용)에게 금이 있고 연암(박지원)에게 군대가 있다...

 

바람 앞에 촛불처럼 외세의 무력과 침략 앞에 언제 나자빠질 지 모르는 고종.....

군대만 있다면....왕의 군대만 있다면.....나의 군대가 있다면....

한치 앞도 안보이는 역사의 피바람 속에 정조의 유산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데....

 

과연 누가 그 유산을 손에 쥐게 될까???

 

 

일단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경계없이 드나드는 픽션과 논픽션의 조화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이 작품은 두껍고 무거웠음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 만큼 흡인력이 좋았다...

읽는 중간 딱딱 걸리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빠지기도 잘 빠졌고....
작가의 글빨도 상당해 읽는 재미도 쏠솔~했다...

정조의 유산이 드러나는 결말 부분이 생각보다 좀 그랬던 것만 빼고.....^^;

 

역사를 좋아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