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치밀함에 경의를 표한다. ’아 이래서 영화까지 만들어 졌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탐정 갈릴레오’를 읽었을 때도 치밀한 구성에 감탄하기는 했지만, 단편을 여러개 모아 두었던거라 이 책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다른 추리 소설과 달리 사건과 범인을 먼저 보여주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물론 마지막에 기막힌 반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특유의 치밀한 인물 설정이 압권이다. 

야스코와 미사토가 사는 곳에 이혼한 전남편 도미가시가 찾아오고, 우발적으로 이 모녀는 도미가시를 죽이게 된다. 이 사실을 안 이웃집 남자인 천재 수학교사이면서 야스코를 짝사랑하는 이시가미가 알게 되고, 이 모녀를 위해 살인 사건을 숨기게 된다. 아주 철저한 위장술로...
하지만 이시가미의 대학 동창인 천재 물리 학자인 유가와에 의해 이시가미의 트릭은 베일을 벗게 되고.....

이야기의 끝은 사건이 해결되고, 범인도 밝혀 지지만, 웬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제목 그대로 이시가미의 야스코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바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사건이 해결되었다는 통쾌함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없다. 오히려 마지막에 야스코가 자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더 강하다. 하지만 야스코 입장에서는 모르는 척 가만히 있기에는 너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살인에 대한 죄책감 보다는 이시가미에 대한 연민과 미안함에.....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쓸데없는 궁금증 같지만....  작가는 이야기를 쓸때 처음부터 한번에결말까지 써 나갈까, 아니면 큰 줄거리를 써 놓고 중간중간 덧붙이는 형식으로 써 나갈까?
만약 한번에 다 써 나간다면 이 작가야 말로 진정한 천재가 아닌가 싶다.  

고다츠 : 책상 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