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나와 멀지 않다...그리고 그 깊은 향연에 미치도록 나도 참여하고 싶다.

깊고 넓은 인문학의 바다에 빠지고 싶어 선택한 황광우의 철학 콘서트....
역시나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나의 인문학..철학에 대한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서적을 찾았고 나는 하루만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철학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즐겁다. 중고등하교 시절 왜 저런 책을 고전이라고 하는지 그리고 꼭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조차 품지 않았던 나...그저 저자와 책제목 외어서 시험 준비하기에 바빴던 나......대학시설 인문 교양서적이라고는 한권도 읽지 않았던 지식의 문맹이었던 나.....그런데 나는 요즘 왜 이렇게 인문학의 깊은 심연으로 빠져들게 되는 것일까....? 철콘같은 훌륭한 책이 있는 것이 큰 이유중 하나이리라....

소크라테스부터 시작된 철학 이야기는 나를 숨막히게 한다. 가슴이 답답한게 아니라 그 내용을 빨아들이면서 나의 기도가 막힐 정도로 포만감에 즐겁기 때문이다.

위대한 철인 10인을 책의 텍스트를 인용해 정리해 본다.

* 소크라테스 *
희의하라. 질문하라. 그것이 철학의 출발점이다.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당신의 생각은 옳지 않은데요"하고 상대편 논리의 약점을 짚어내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다. 필로소피아(Philosophia), 지혜(sophia)를 사랑(philos)하는 사람. 소크라테스의 직업은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이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향연], [크리톤], [파이돈]

* 플라톤 *
명문 귀족 출신의 탁월한 지적 능력을 가진 플라톤. 그가 인생의 방향을 바꾼 것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무고한 죽음 때문이었다. 그의 심장을 미친 듯이 뛰게 했던 소크라테스의 강연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자, 플라톤은 정치가의 길을 접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시작한다. 불혹의 나이에 아테네의 숲 속에서 아카데미를 열고 플라톤은 제자들과 함께 "정의"에 대한 사유를 "국가" 차원으로 점차 확대해간다. "공화국을 만드는 우리의 목적은 특정 계급이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가장 큰 행복을 누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있다" [국가]

* 석가 *
죽음에 대한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오랜 세월 석가를 사로잡았던 화두는 생로병사이다. 죽음은 그 자체에 대한 불안이 아니라 "나의 소멸"에 대한 불안인 것이다. 생과 사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주는 [반야심경-반야바라밀다심경]은 본디 세계가 하나라고 이야기 한다. 결국 나에 대한 집착을 없애는 것, 마음의 공포와 의식의 몽상을 다 지우고 나면 마침내 이르는 곳, 그곳이 바로 열반의 경지이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보리사바하(가세, 가세, 건너가세, 함께 건너가 깨달음을 이루세)"

* 공자 *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세우고 서른 살에 두발로 섰다는 공자. 그가 쉰 살에 깨달은 지천명은 무엇일까? 그것은 1년 안에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3년 안에 세상을 평안히 하겠다는 치구평천하였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으리(朝聞道 夕死可矣)"  "부족한 것을 걱정하기 말고 고르지 못한 것을 걱정하라(不患寡 患不均)" [논어]

* 예수 *
예수는 십자가 위에서 버림받은 이들의 친구요, 물신숭배를 거부한 무소유주의자였으며, "네 이웃을 사랑하라"하고 외치던 평화주의자였다. 십자가형의 고통으로 목마름을 호소하자, 누군가가 예수의 입에 포도주를 적셔주었다. 목을 축인 예수는 "다 이루었다"라고 말하며 숨을 거두었다고 요한은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마태는 예수의 죽음을 다르게 적고 있다. "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구약성서] [신약성서]

* 퇴계 이황 *
퇴계 이황은 성리학이 활짝 꽃피웠던 조선조 중기의 인물이다. 그는 도산서당을 세워 제자들을 가르치고 성리학 연구와 저술에 몰두했으며, 고봉 기대승과는 '사단칠정'에 관한 논쟁을 벌여 사상계를 더욱 풍요롭게 했다. 1567년 명종이 승하하고 16세의 소년 선조가 즉위하자 그는 어린 임금을 위하여 성리학의 개요를 그림과 함께 설명한 [성학십도]를 엮는다.

*토머스 모어 *
털어도 먼지 안 나는 양심적인 법관으로, 또 공정하고 신속한 소송 처리로 유명했던 토머스 모어는 이러한 사회 현실을 간과할 수 없었다. 그는 [유토피아]에서 당시 영국 농민들이 겪던 처참한 삶의 현장을 고발한다. "양들이 사람을 잡아먹고 있다" 모어는 시대의 경종을 울리는 경구를 넘어, 사유재산제 폐지, 2년 도농 간 순환 살림살이, 주민 자치제, 하루6시간 노동을 주장하며 시민이 주인인 나라를 주장한다. 이것이 그가 꿈꾸었던 '유토피아'의 모습이다. 부당한 왕의 요구를 거부하여 결국 단두대로 올라가면서도 끝까지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았던 토머스 모어. 그는 죽음보다 자신의 영혼과 양심을 소중하게 여긴 영국의 소크라테스였다.

* 애덤 스미스 *
애덤 스미스는 현실의 삶을 이끄는 동력으로 개인의 이기심을 주목했다. 국가의 개입은 쓸모없는 것이며, 모든 사람이 자신의 환경을 개선하려는 욕구에 따라 사익을 추구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경제활동이 자연스럽게 조정되고 결과적으로는 공익이 증진된다는 것. 이것이 경제학의 바이블로 불리는 [국부론]의 핵심이다. 한편 애덤 스미스의 첫 작품인 [도덕감정론]에서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본성에는 덕성이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토머스 모어가 대중을 사회의 주체로 파악한 점에서 플라톤을 넘어섰다면, 애덤 스미스는 대중을 역사 변화의 창조자로 파악한 점에서 플라톤을 능가했다. 롤스의 [정의론] 참조

* 카를 마르크스 *
역사에서 최초로 노동을 철학의 무대로 불러들인 사람. 본능적 행동이 아닌 의식적 행동, 이것이 인간노동의 특성이다. 교환가치와 사용가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참조. 인간의 의식이 사회적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존재가 그의 의식을 결정한다. 인류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만을 자기에게 제기한다.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자본론]-마르크스의 친구이자 동지인 엥겔스가 마르크스 사후에 유고를 추려 제2권, 제3권을 발간

* 노자 *
인생이 별거냐. 밥 맛있게 먹고 예쁜 옷 입고 따뜻한 방에서 자고 노래하며 춤추며 사는 것이지. 이 소박한 인생관 속에 노자의 사상이 담겨 있다.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 참조.[도덕경]

무지에는 자신의 무지에 대해서만큼은 알고 있는 무지와 자신의 무지에 대해서조차 모르는 무지의 두 가지가 있다. 나는 전자일까 후자일까...아무리 고민해도 아직 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철콘 2탄이 너무나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