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이순신 장군을 알고 있었다는 발칙한 착각을 일깨워 준 책

무능한 왕과 당파싸움에 모든 정력을 소비한 정치인들은 임진년 일본 침략군을 몰아낼 능력도 그리고 그놈들에게서 신음했던 백성들을 보호할 아무 힘도 없었다. 7년이라는 침략전쟁 기간국민들은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그런 개같은 환경에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이순신같은 영웅이 조선에는 있었나 보다.

알량하게 난국을 해쳐나갈 수 있는 사람은 이순신같은 명장밖에 없음에도 당파싸움에 따른 음해,모략과 왕의 무능으로 그를 참하려 한 그 조정에 역사는 침을 뱉고 싶을 것이다. 이런 정치적 상황과 전쟁의 지휘관으로 전쟁을 수행하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군사상황에서 이순신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고뇌했을 것이다. 어쩌면 개인적인 고뇌는 적인 왜군보다 그런 상황이 더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이순신은 끊임없이 고뇌한다. 그 고뇌의 결정체는 칼의 노래라는 어쩌면 아이러니한 결과로 저자인 김훈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한 탄탄한 내면의 심리 묘사는 이 글이 왜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는지 알게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기록하고자 한다.

" 끼니는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니 앞에서 무효였다. 먹은 끼니나 먹지 못한 끼니나 지나간 끼니는 닥쳐올 끼니늘 해결할 수 없었다. 끼니는 시간과도 같았다. 무수한 끼니들이 대열을 지어 다가오고 있었지만, 지나간 모든 끼니들은 단절되어 있었다. 굶더라도 끼니를 피할 수는 없었다. 끼니는 파도처럼 정확하고 쉴새없이 밀어닥쳤다. 끼니를 건너뛰어 앞당길 수 없었고 옆으로 밀쳐낼 수도 없었다. 끼니는 새로운 시간의 밀물로 달려드는 것이어서 사람이 거기에 개입할 수 없었다. 먹든 굶든 간에 다만 속수무책의 몸을 내맡길 뿐이었다. 끼니는 칼로 베어지지 않았고 총포로 조준되지 않았다. "

전쟁에서 피를 말리는 전투만큼이나 밥을 해결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문제였으리라. 너무나 살아있는 표현....아니 이순신 내면의 울음 표현의 결정체일 것 같다.

이순신 장군을 추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