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완득. 나이 17살.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완득이의 주변인물을 보면 아빠는 일명 키 작은 난쟁이, 삼촌은 말을 잘 못하는 더듬이, 또 어릴 적에 집나간 엄마는 저쪽(베트남)사람, 구제불능인 선생 똥주, 또 똥주한테 붙어서 힘겹게 살아가는 외국인노동자들... 완득이같이 이런 환경 속에 사는 사람이 또 있을까? 아, 그러고보니 이런 가정이 가끔 인간극장에 소개되어 본 기억이 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가정을 방송을 통해서 볼 뿐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그 걸 본 순간만 가슴 아프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다. 
 난 이글을 읽을 때 완득이의 속마음까지 드러내주는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냥 솔직한 그녀석의 모습에 반해 버렸을지도... 특히 정윤하란 아이를 좋아하면서도 잘 모르겠다며 속내를 표현할 때 나이에 맞는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아이의 또다른 매력은 어느 하나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해보겠다며 갖는 자신감과 열의이다. 경기가 있을 때마다 난 이긴다.. 지는 게임 같은 건 안한다하며 자신과 약속하는 모습이 남자다웠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할 뿐이었다. 그래도 그런 모습이 진정 인간에게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17살이란 나이를 생생하게 그려내 푹 빠져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최근 읽은 소설중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고나 할까?
 
 작가는 이 아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봐서 그런지 완득이란 녀석이 왠지 좀 특별해 보이지만 생각해 보면 말없고 그냥 싸움만 잘하는 이 아이가 우리반 애라면 정말 아예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정말 우리 주변에서 잊혀질만한 아니 생각지도 못한 이들의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었다. 
 나는 가끔 하나님이 미워질 때가 있다. 장애인들은 그렇게 태어나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고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 완득이 아빠를 보며 그들의 웃음이 진정한 웃음이 아니란 걸 알고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그들에겐 꿈이 있고 그 꿈을 가지고  힘겹게 살아가는 그 모습 자채가 감동이었다. 몸이 불편한데도 저렇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난 건강한 몸가지고 무슨 생각하며 사는지... 그렇다.  인생은 그런거다. 정말 천성적으로 아무리 잘나게 태어났어도 결국 자기 인생은 자기가 만들어 가는거다. 
 정말 이런 책을 읽을 때면 내가 세상을 좁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하루하루가 바쁘게 나 조차도 돌아볼 시간이 없게 살아가는 나를 생각해보면 정말 바보같다. 난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가...? 나도 정윤하처럼 인서울을 원하는 걸까? 똥주가 매일같이 공부는 타고난 애들이나 하는 거라고 세상은 1,2등만 알아줄 뿐이라고 했을 때 정말 공감됐다. 그런데 정윤하 말을 들어보니 공부만 하는 애들도 그 나름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기는 꿈이 있다고, 종군기자가 될거라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거라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달려가 보는 것도 나름 해볼만 한거 같다. 또 막상 내가 원하는 것이 쉽게 얻어진다면 그것도 재미 없지 않을까? 완득이가 킥복싱을 하는 것처럼, 윤하가 종군기자가 되기위해 공부하는 것처럼, 똥주가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교회를 운영하는 것처럼, 완득이 아빠가 작은 키에도 춤을 추는 것처럼 다 각자 나름의 꿈이 있다. 또 그 꿈을 향해 스텝 바이 스텝해 가는 것, 그게 삶이고 살아가는 이유이다.
 
 아직 난 세상을 다 안다고 하기에 나이가 어리지만 요즘들어 조금씩 나만의 삶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거 같다. 나에게 있어 삶이란 많은 사람과의 만남과 어울림이다. 최근에 나만의 진짜 멋진 꿈이 생겼는데 바로 ’전국민 친구 만들기’이다. 사실 이런 꿈 정말 말이 쉽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걸 잘 안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에게 정중하게 반갑다고 인사하고 서로의 이름알려주고 같이 사진도 찍고... 상대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상관없다. 친구랑 같이 계획한 일인데 청계천 앞에서의 첫 시도는 정말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분명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실망을 할테지만 또 저런 사람이 있어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행복한 것이구나 하고 많이 느끼게 될 것이다. 또 언제가는 여기에 등장하는 난쟁이, 더듬이, 외국인노동자, 국제결혼으로 온 베트남 여자 등 일명 사회적  약자들이라고 불리는 이들도 많이 만나보게 될텐데 그들의 삶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날이 올때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러고보니 정말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온전한 사람이 없다.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1등 정윤하도 왕따였으니 말이다... 사회에서 소외당한이들, 소박하지만 그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한번쯤 돌아보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난 정말 꿈이 많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이글의 작가가 이 작품은 학창시절 방황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썼다고 했다. 하지만 그때에 대한 후회는 안한다고...
나도 현재 많은 방황을 하고 있으며 내가 진정 원하는 세상을 찾아 나아가고 있다. 정말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과정을 겪나보다. 나도 언젠가 커서 지금 이 시절을 그리워하며 피식 웃는 날이 오겠지...?


동우여자고등학교 2학년 8반 백민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