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 제목부터 좋다. [그림에, 마음을 놓다]니....

그림도 모르고, 이런 감수성 풍부한 글과는 관계가 전혀~ 없던 내 20대...

20대 중반이 되었고, 타국에서 돌아왔고, 뭔가의 오래된 관계들을 정리해갈 때 즈음...

내 소중한 친구가 선물해준 책 한권.. [그림에, 마음을 놓다]

 

처음볼땐 그냥 좋았다. 친구가 해주는 말인 것같아서 더 좋았고, 나를 사랑하라는 말이 너무 좋았다.

다보고 조금있다가 다시 보았다. 생채기 난 내 가슴에 연고를 발라주는 듯한 이 책의 단어 하나하나가 좋았고

그 구절하나하나가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아졌고, 다시 즐거운 삶이 시작되었고... 그림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빌려주었으나.. 받지 못했다.

 

다시 샀다. 다시 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샀다.

그림에 관한 지식이 원래도 없지만, 책까지 편독할 수 없다는 생각에 샀던 [무서운 그림1]을 보게 되었는데

[무서운 그림 1]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림에, 마음을 놓다]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그림이 두개 비교되어 있었다. 왜 이책을 두번보고 [무서운 그림]을 볼때는 못느꼈지?;;;

 

<카라바조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딧'>을

[무서운그림]에서는 웅장한 팔뚝의 여성과 뭔가 어둡고 섬뜩한 그림, 그리고 [그림에 마음을 놓다]에 있는 그림과 비교!

목이 짤리는 남자와 표정이 없는 유딧, 그리고 뭔가를 종용하고 있는 또다른 여자의 모습을 비교 설명해놨으나..

[그림에, 마음을 놓다]에서는 유딧의 어리석음을 지적했다. 최고의 복수는 무관심인 것이라면서...

 

그림속의 피는 실수로 살짝 칼에 베었을때처럼 방울방울 떨어지는 꽃잎 같은 피가 아니라, 자신의 몸 안에서 치솟는 분노의 핏줄이기다. 피는 몸을 빠져나오는 즉시 식고 마르며, 진하게 빛나던 피의 빨강은 곧 무기력한 갈색으로 후퇴한다. 피는 오직 붉고 따뜻할 때에만 에너지를 발산한다. 죽은 피는 더 이상 분노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잊어버린 과거는 죽은 피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결국 최고의 복수란, 용서와 마찬가지로 과거에 대한 완전한 망각이다.

라고 한다..

 

<생에 지치다> 그림속의 사람들은 수행을 하고 있었나 보다. 아니면 생 그 자체가 수행이었을지도. 그리고 마침내 무언가 깨달음을 얻었을지 모르지만. 잔인하게도 세월은 이미 그들의 젊음을 앗아간 지 오래다. 생에 대해 깨닫자마자 죽음이 훌쩍 눈앞에 와버린 것이다.

그봐~ 노세노세 젊어서노세~♡

 

요즘, 모든 것이 속도의 문제 하나로 귀착하는 세상이다. 퀵 배달 서비스, 초고속 인터넷- 열차 등등. 처음에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속도에 집중한 것인데, 이제는 속도 그 자체가 중요해져서 조금만 느려도 모두들 참을성을 읽어버린다.

-중략-

더 빨리 해낼수록 시간은 더 빨리 다른 것들로 채워진다. 사람들은 늘 시간에 쫓기면서도 더 적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순환이 빠르게 이루어진다고 잉여시간이 생기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내려놓음, 행복한 퇴진]

 

다시보고 또봐도 좋은책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