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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영화 <마미>(Mommy, 2014)가 한국에서 다양성 영화로 다양성 영화로 최근 누적관객 5만명을 넘겼다. 칸의 총아라 불리우는 캐나다의 젊은 감독 '자비에 돌란'. 그간 쌓인 그만의 개성이 이번 영화에서도 잘 나타나 한국에서도 나날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스타일리시한 감독으로도 유명하지만, 그가 영화에서 다룬 '사랑'도 매우 흥미롭다. 부모 자식간의 사랑을 소위 어떤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려냈는데 <아이 킬드 마이 마더>(2009)에서는 게이인 아들이 등장하고, 이번 영화에서는 ADHD와 애정결핍을 보이는 아들이 주인공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1, 2권으로 나온 두꺼운 책 『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그래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생기는 책이었다.

이 책 『부모와 다른 아이들』(원제 : Far from the Tree, A Dozen Kinds of Love, 2012)는 우울증에 대해 다룬 『한낮의 우울』(민음사, 2004)을 썼던 '앤드루 솔로몬'의 책이다. 집필에 10년이 걸렸다고 하며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고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혁명적'인 책으로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책의 띠지에서는 "인류에 대한 관점을 바꿀 "21세기 심리학적 권리장전"" 이라는 시선을 끄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그래서 인지 책의 만만치 않은 두께가 문구와 어울려 보이긴 한다.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라는 제목에서는 바로 어떤 의미인지 알아차리기는 힘들었다. 목차를 보면 청각 장애,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장애, 신동, 강간, 범죄, 트랜스젠더를 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예외적인 정체성을 가진 자녀를 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두 종류의 정체성을 제안한다. 하나는 동일한 가계 안에서 대물림되는 수직적 정체성이다. 여기에는 민족성과 국적을 비롯해 일반적으로 언어와 종교도 포함된다. 또 다른 하나는 수평적 정체성이다. <수평적>이라고 지칭하는 이유는 해당 정체성이 가족이 아닌 동류 집단을 통해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평적 정체성은 청각 장애나 왜소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중도 중복 장애 등 일반적으로 부모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자녀의 장애를 전제로 한다. 여기에 더해서 이 책은 신동이나 강간에 의해 태어난 아이, 범죄자, 트랜스젠더 보다 사회적으로 결정되는 듯 보이는 예외적인 특징들도 탐구한다. 수평적 정체성에 대한 연구는 나 자신이 게이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큰 틀로 한다. 게이라는 사실은 어린 나에게 재앙을 경험하게 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결혼과 가족을 통해 기쁨을 찾도록 해주었다." (13~14쪽)

사실 우리들은 대부분 평범한 가정이라는 전제가 있기에 예를 들어 자폐증을 가진 자녀를 둔 가정의 모습을, 티비에서 보는 경우, 학교나 직장 등 사회생활에서 보는 경우, 가까운 지인이나 친척으로 보는 경우, 자기 가족인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시대적으로 변하는 인식들도 있꼬, 지금은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지만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고 느꼈다.

저자는 장애를, 기존의 질병으로 보는 측면과 더불어 하나의 정체성으로도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다양성의 감소도 우려하고 있고, 장애에 대한 편견으로 힘들어하면서도 다른 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또한 편견을 보이는 것도 걱정한다. "사람은 누구나 결점이 있고 독특한 구석이 존재한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가치가 있다."(47쪽에서)

집필에 10년이 걸렸고, 300가구가 넘는 가족들을 상대로 4만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각 장마다 각각 다른, 예외적인 자녀에게 대처하는 법과 그들이 겪는 문제들을 통해 부모들이 깨달은 어떤 의미를 보여준다. "지극히 독창적인 한 사상가의 보고서인 『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관대함과 수용, 인내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그 근간에는 사랑이 모든 편견을 초월할 수 있다는 통찰력이 존재한다."

자신 또한 다른 정체성으로 힘들어했던 저자 앤드루 솔로몬에게 이 연구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여정이었다고도 하니, 다른 사례들과 더불어 자신의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2권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문제이기에 이런 주제에 대한 연구를 담은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