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듯한 표지그림에서 낯익은 추억이 새어나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그림작가 김동수님의 그림을 보니 너무 너무 반가웠습니다.

이 책에는 끄적끄적 삐뚤빼뚤 글씨조차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은 1학년.

그 1학년 신입생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바로 선생님과 지윤이의 입학 준비 이야기.

시대와 세대를 넘어서 초등학교를 들어가는건 아이나 부모나 표현되는것만 다르지 그  마음은 비슷한 모양입니다.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와 뭉클하기까지 합니다.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야기 입니다.

날짜는 없지만 제목과 일기 내용이 꼬박꼬박 쓰여져 있어요

글자체도 너무 맘에 들구요 그림일기형식도 너무 맘에 드는 구조입니다.

정말 1학년이 된 기분이예요,

왼쪽은 지윤이 담임 선생님 구동준의 이야기구요 오른쪽은 바로 요즘 아이 김지윤의 이야기입니다.

절묘하게 대비가 되면서 비슷한 구조로 1학년 신입생을 맞이하는 과정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동준이는 통장님이 주시던 입학통지서를 지윤이는 아파트 경비아저씨께 받았습니다. 

동준이는 예전에는 그저 형제들하고 노는 일 말고는 특별한 준비가 없었는데 지윤이는 예방접종도 해야하고 학교 가기 연습도 하고 학원도 다니느라 바쁩니다.

가방 하나로 입학 준비를 끝낸 동준이와 내 방이 생겨 책상, 침대를 사고 멋진 방을 꾸민 지윤이는 분명 달라도 다릅니다.

동준이는 입학식을 끝내고 학교를 잘 다녔고 발표를 잘 했다고 담임선생님께 칭찬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다음에 커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그 꿈이 이루어져 지윤이의 담임선생님이 되셨습니다.

 

60-70년대의 풍경이 너무 정겹습니다.

그 못난이 삼형제 인형과 "하면 된다", "인내는 쓰고 그 열매는 달다"라는 약간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표어 조차도 아름다워보입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텔레비젼,

아마도 저 텔레비젼은 흑백TV이겠지요,

장롱 위에 이불을 개어놓은것을 보고 후훗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전원일기>를 보는듯한 정겨움

외할머니, 고향, 향수, 옛날, 情이라는 단어가 떠올리는 이 장면들이 너무 좋더라구요,

<할머니 집에서>라는 책에 그림도 김동수님이 그리셨는데요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요 웃음이 저절로 나온답니다.

김동수님의 그림이 그래서 전 너무 좋아요,

이 책에서도 곳곳에 김동수님의 깨알같은 웃음 코드들이 숨어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면서 상징적인 이미지들로 그리신 만화같은 그림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고, 귀엽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정겨운 이야기가 나오는 책마다 김동수님이 그림을 그리시는건 아닌가 하고 잠깐 생각했어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을 대비하면서 보게 되는 신선한 느낌!!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느껴지는 웃음과 행복

일기형식이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씌여진 부분에 대한 배려와 감사!!

이 추운 겨울 책 한권으로 마음 가득 뿌~~듯 해지면서 책이 사랑스럽습니다.

책 속에 저와 우리딸이 공존함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