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요즘 들어서 ‘탈옥’이라는 단어만 보면 떠오르는 것은 ‘프리즌 브레이크’라는 미국 드라마가 생각난다. 너무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였기에 기억에도 오래 남고 스케일도 컸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해 준 배우들의 열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제목에 ‘탈옥’이라는 단어가 들어갔기에 이 드라마의 배경은 어김없이 교도소의 모습을 비추어준다. 그리고 탈옥하려는 방법이나 탈옥하기 위한 과정을 잘 그리고 있고 탈옥 후에도 전개되는 스릴감을 주는 이야기와 에피소드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탈옥이라는 소재 때문에 드라마가 생각났고 이 책도 탈옥에 관련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기에 기대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영화 작품을 만들 때 원작소설이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영화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마도 현실감을 더 안겨주기도 하거니와 소설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추가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원작소설이나 원작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경우 그 관심도는 높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런 부분에서 표지부터 한눈에 들어온 책을 발견했다. 「아이 러브 유, 필립 모리스」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연은 ‘짐 캐리’와 ‘이완 맥그리거’의 출연으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탈옥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심각한 분위기가 아닌 재미있고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기에 엉뚱하면서도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5년간 4번이나 탈옥을 시도했고 13일 금요일에 탈옥에 성공한 죄수 ‘스티븐 러셀’의 실화를 그리고 있다. 그는 어릴 때 입양이 되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 충격을 받고 삐뚤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다잡고 착실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방화를 일으키게 되고 그 사건으로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소년원에 수용된다. 어린 나이에 좋은 것만 보고 배워야 하지만 소년원이라는 곳 자체가 그렇지 못하기에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충격적인 일을 자주 보게 되었고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동성애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에게 남달랐던 점은 169이라는 높은 아이큐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남들보다 머리 회전이 빨랐고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남들과 달랐다. 하지만, 어릴 때 입양사실을 알고 그 이후로 삐뚤어진 생활이나 태도를 보면서 양부모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두고 돌보았더라면 소년원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을 막을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애정이 부족하여 소년원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나쁜 것을 보고 배우며 정말 삐뚤어진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어버렸다. 그 와중에 교도소에 ‘필립 모리스’와 ‘스티븐 러셀’은 첫눈에 반하게 되고 그의 로맨스와 인생을 이 책에서 그려내고 있었다.
 

　세상은 참 아이러니하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미워해야 하지만 때로는 예외적으로 미워할 수 없는 일도 있다.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자신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하는 것은 사랑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무슨 일을 저지른다는 것은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혹은 최대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두 사람의 사랑은 교도소에서 알게 되었지만, 그 사랑의 가치는 모든 사람과 똑같을 것이다. 그들도 범죄자 이전에 사람이고 그런 그들에게도 사랑은 존재하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양부모를 친부모로 알고 자랐고 어릴 때 양부모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삐뚤어지게 되는 주인공이 안타까웠다. 조금 더 성장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성숙한 나이가 되었을 때 말해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의 삶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으로 느껴졌고 영화로는 어떻게 그려졌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