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면서 제일 기다려지는 것은 ‘휴가’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바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유일한 탈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이번 휴가는 제대로 여행을 해보지 못했기에 내년을 기약하며 계획만 세운 덕분에 여행관련 책을 자주 찾게 된다. 

　세상도 넓고 여행하고 싶은 곳도 많기에 혼자서 여행의 계획을 세우고 있노라면 괜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 관련 책도 많이 접해본다면 더없이 행복하지 않을까? 이번에 만나게 된 책은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이라는 독특한 책 제목을 가진 여행 에세이였다. 휴가를 그냥 건너뛴 덕분에 이 책이 더없이 고맙고 행복한 시간을 가져다주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사가독서(賜暇讀書)’라는 것이 있었다. ‘사가독서(賜暇讀書)’라 함은 임금 세종이 젊은 선비들에게 긴 휴가를 주어 집에서 편하게 책을 읽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셰익스피어 휴가(Shakespeare vacation)’라 불리며 빅토리아 여왕이 공작들에게 3년에 한 번꼴로 한 달간 유급 휴가를 주었다고 한다. 정말 멋진 이야기였다. 지금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 과거에는 일어났다니 이 책을 읽으면서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책에서는 그런 달콤한 휴식을 여행으로 대신하고 있었고 그 여행은 남들과 똑같은 여행이 아닌 ‘특별한’ 여행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여행하는 곳에 사는 사람들의 평범함에서 묻어나온 소소하고 작은 일상을 담은 여행이야기였기에 더 정감 가고 따뜻한 여행을 함께한 듯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또 여행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책’으로 여행을 통한 독서라는 것은 이런 것임을 느끼게 해주었기에 그 여운은 더 오래도록 남았다. 

　대부분 여행을 하면 남들이 하는 여행 코스를 밟게 된다. 하지만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의 여행 이야기처럼 책과 함께 여행을 하는 색다른 재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행을 통해서 성숙한 자신과 여행을 통한 깨달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여행’이고 그런 여행을 통해서 또 다른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가보고 싶었던 나라, 도시를 함께 여행한 기분이 들었다. 직접 여행을 해보지 못한 아쉬움은 들었지만, 간접 여행이라도 사진과 함께 작가 『김경』 씨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평범한 일상을 이 책으로 특별한 일상으로 느끼게 해준 책이었기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