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는데 13년이나 걸린 책 

 

 

 대학시절 '러시아 명작의 이해' 라는

교양과목을 들을때, 마지막 시간에 강사님께서

해주셨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는 러시아 문학이기 보다는

영미문학일 것이다 라고 하시며, 이번 강좌에서는

다루지 않으나 꼭한번 읽어보라구요. 그로부터

무려 13년이 지났고 저는 이제서야 이 롤리타를

읽었습니다. 뭐 산다고 바빠서 그랬다는 

변명은 애교로 봐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로리 그 기원을 찾아서 

  

어느덧 변태성욕의 대명사같이 되어 버린

'로리' 란 단어 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이 '롤리타'

에서부터 기원한 단어지만 정작 그 원작은

읽어보지 않았음이 참 부끄럽습니다

하기야 뭐 그런게 한둘인가요? 늘상 언급하는

것들이지만 정작 그 기원을 모르는게 어디 좀

많아야 말이죠.

  

 

 

험버트, 험버트! 

 

어찌보면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소아성애자인

주인공 험버트가 소녀 롤리타에게 빠지게 되고

롤리타를 소유하기 위해 과부인 그녀의 엄마와

결혼하나, 결혼 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새 부인은

교통사고로 죽고, 험프리는 고아(?) 가 된

롤리타의 아빠 겸 애인이 되어 어린 소녀를

소유하게 됩니다.험프리와 롤리타는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데, 롤리타가 도중 도망가죠. 몇년 후

롤리타를 찾았지만, 롤리타는 결혼을 했고 아이도

가진 상태입니다. 험프리는 롤리타를 꼬셔 도망가게

만든 어떤 남자를 죽여 복수를 합니다.

 

이게 이야기의 전부는 아닙니다. 하하. 직접 읽어

보셔야 합니다.

 

 

  

 

벌처럼 나비처럼  

 

굉장히 화려하고 수사 가득한 소설을 읽으면서

아, 이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대단한

작가로구나 라고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돌직구

같은 헤밍웨이와는 대척점에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총 천연색의 화사한

꽃밭의 벌처럼 나비처럼 얼마나 나풀나풀 소설을

썼는지 읽어보시면 놀라실 겁니다. 작가의

말장난과 언어유희는 또 얼마나 걸출한지요!  

 

 

 

 

 그리고 남은 이야기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의 사람들이 참 좋아할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소아성애도 그렇구요. 불안증이나

편집증, 곳곳에서 보이는 인간 심리에 대한 묘한

서술이 심리나 정신질환에 대해 좀 아는 독자들을

근질근질하게 만들겁니다.

 

사실 롤리타를 완전히 소유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1부는 꽤 진도도 술술 잘나가고 재미 

있었습니다. 2부는 아무래도 좀 속도가 잘 나질 

않더라구요. 작가 왈, 출판사 사람들이 2부는 좀 

재미없으니까 어떻게 좀 해봐라 라고 했던 지적이 

정말인가 봅니다.  2부는 굳이 제목을 붙여보자면 

롤리타 그리고 험프리의 나머지 삶 정도이려나요? 

아무래도 소아성애증 가득한 1부가 2부보다는 좀더  

자극적이긴 합니다.

 
결국 험버트의 마지막 바람대로 이야기가 흘러가진

않네요 험버트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짓을 햇던간에

저 역시 롤리타가 더 오래 살아 행복한 생을 보내길

바랬습니다. 운명의 장난 앞에 무력한 게 인간입니다

애잔한 느낌이 마지막 장을 넘긴 후에도 여운처럼

오래 남습니다.

 

진정 명작 입니다. 클래식이며, 레전드로 남을

작품입니다. 외설 논란 따위는 작품에 대한

모독일 겁니다. 대단한 작품임에 틀림없기에

작가에 대한 경외심이 절로 듭니다.

  

 

 

번역자에게 보내는 인사!

 

 아, 번역하신 분 너무너무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엄청난 작업이지 않았을까 감히 추측해

봅니다. 그 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