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를 전해주는 책.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마르셀 뒤샹,

리처드 파인먼, 버지니아 울프, 마사 그레이엄 등

역사 속에서 창조적이었던 사람들이 사용한 13가지 발상법을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이 생각의 단계별로 정리한 책

<생각의 탄생>은 역사적으로 뛰어난 창의성을 발휘했던 사람들의 발상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는 취업문 뚫기가 어려운 시대에 많은 대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 중 하나가 바로 창의성 있는 사람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한 대기업의 CEO가 이 책에 대해 언급하여 나름 베스트셀러에 진입을 했다고 들었다. 창의력 좀 키워볼까 하고 처음 이 책을 접하는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책의 두께가 생각보다 두꺼웠고, 골치 아픈 철학책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근차근 읽어 나갔다.

아이슈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카소, 버지니아 울프, 리처드 파인먼, 마사 그레이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 능력을 발휘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런 의문제기로 이 책은 시작된다. 그리고 모든 재능은 하나의 원리로 통합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상의 수많은 천재가 말했던 내용을 종합했을 때 천재성은 마음속에 떠오르는 직관적 통찰을 어떻게 포착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앞부분에는 과학과 예술의 연관성을 말하는 한 물리학자의 어록을 소개하며 그 발상법의 경계가 무너지는 흥미로운 체험으로 독자들을 관심을 갖게 한다. 이 책이 말하는 발상법의 흥미는 물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기와 같이 고전적인 방법들도 많지만, 세심한 관찰, 추상화 과정 및 형상화 과정, 패턴 인식법 까지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된다.

20세기 최고의 천재 과학자로 손꼽는 아인슈타인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이슈타인은 직감과 직관, 사고 내부에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이 먼저 나타나고 말이나 숫자는 이것의 표현수단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이슈타인은 심상이 먼저이고 그 다음은 단지 표현수단에 불과하다고 했으나, 천재적 두뇌를 가지고 있었기에 남들과는 다른 직관으로 사고를 할 수 있었고, 표현하는 방법 또한 훌륭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지만, 타당한 주장이라고 본다. 사람이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보고 떠오르는 느낌도 중요하고, 그 것을 전달하고 표현하는 능력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또 한명의 천재 샤를 니콜도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전진과 도약, 무지의 정복은 이성이 아니라 상상력과 직관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천재들은 상상력과 직관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떤 작곡가가 음악은 머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만든다고 한 말이 떠오른다. 즉, 처음 느낌을 잘 기억했다가 그것을 효과적으로 악보로 그려내고 가사를 붙여 시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바버라 매클린톡은 어느 날 옥수수 밭에서 해답을 먼저 찾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십 년의 시간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천재들에게도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한가 보다.

두뇌를 사용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생각하기, 감정이입은 정신과 육체를 구별하고, 이성과 감정을 분리하는 등 이분법적 사유를 초월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또한 평면적 정보를 입체로 재구성할 수 있는 차원적 사고와 실재를 축약해 가상현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과도 연결된다. 놀이는 작업의 즐거움과 착상의 기발함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필요하다. 변형은 나머지 다른 생각 도구들을 하나로 엮기도 하고 각각의 기술을 전혀 다른 기술과 접합하는 능력이다. 통합은 이 모든 사고과정을 공감각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생각의 탄생> 저자는 이를 통합적 이해라고 명명하였으며, 이것이야말로 창조적 사고 발현의 요체라고 주장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이었으나 몇 번 다시 읽어보니 일리가 있는 표현이다. 창조성과 창의력이 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창의력이 없는 붕어빵 인재들만 육성되는 교육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공을 점차 세분하는 전문가 맞춤형 교육이 오히려 각 분야의 창조성 발현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은 오히려 전문가가 아닌 전인을 키우는 학과목 통합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교육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저자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전공 세분화가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어렸을 때부터 토론문화의 정착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토론을 통한 논쟁에서 아이디어는 계속 탄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의 주장대로 통합교육은 능력이 있는 인재들에게는 더 좋은 교육방법 일 수 있겠지만 전공 따라가기 벅찬 사람들도 있다. 전공하나 열심히 하기도 힘든데 이 것 저 것 따라가기 벅찬 경험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전문화 추구라는 관점에서 볼 때도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 같다.

사람들 대부분은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본다. 음악을 듣는 것이고, 그림은 보는 것이라는 말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창조적 천재들은 그림을 듣고 음악을 본다고 한다.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피아노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머릿속으로 음악을 그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하는데 이것이 청각적 형상화라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패턴인식을 이용해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곤 했다. 그는 산과 강 바위를 보며 전투장면이나 기이한 얼굴을 연상하는 등 한 가지 형상에서 무한히 다양한 대상을 그려냈다.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는 욕구는 반드시 감각적인 생각, 정서적인 느낌과 한데 어우러져야 하고 아울러 깊이 있는 지성과도 통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상력 넘치는 통찰을 할 수 있다. 다소 철학적인 의미가 없진 않지만 그 만큼 상상력이 필요하고, 감각과 지성과 모든 것이 합쳐야 진정한 상상력이 나타나고 뛰어난 창의력이 발휘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창의력이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소수 천재들만의 전유물이 아닐 것이다. 누구나 이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저자 역시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이 활용한 창조적 사고의 도구들을 이용한다면 누구나 창조성의 대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생각하는가? 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 이런 생각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

<생각의 탄생>이란 책을 읽고 내 머릿속에 진짜 생각이 탄생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골치가 아팠던 것은 사실이다. 책 두께도 조금 두꺼웠고, 비교적 긴 시간동안 여러 차례 나누어서 독서를 했었다. 더구나 이해하기 어려운 이과 쪽의 지식과 철학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이해하는데 어려웠던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창의력이 중요한 세상이고, 그러한 인재들을 사회는 필요로 하고 있으며, 창의력은 천재들뿐만 아니라 그 누구나 노력하면 개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두뇌에서 좋은 생각들이 많이 탄생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