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의 방책 三位の傳

 

거래는 시작이 중요하다

	거래는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이 나쁘면 이후 반드시 어긋나게 된다. 거래를 서둘러 진행시키지 말 것이며, 서두르면 시작이 나쁜 것과 마찬가지다. 매수매도 공히 오늘만큼 좋은 시장은 없다고 생각될 때 삼 일을 기다려라. 이것이 방책이다. 쌀의 유통을 생각하고, 가격의 천정과 바닥의 정도를 생각하여 매매할 것이다. 이것이 삼위의 방책이다. 천정가격과 바닥가격을 산출할 수 없는 동안은 몇 달이고 유보하고, 예상이 실현될 때를 생각하여 매매해야 한다. 거래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은 천정가격과 바닥가격을 보는 것이다. 천정과 바닥을 알 때 이운(利運)에 이르러 손실이 없는 것이다. 쌀로 이익을 얻고자 할 때에는 무리한 욕심을 금해야 할 것이다.

 

사카타를 떠나 에도로 갔을 때다. 아무리 심기일전하여 매매에 열중해도 번번이 손실을 입었고 밤새워 거래를 준비하고 매매에 임해도 결국 손실로 돌아서고 마는 날들이 거듭 되면서 그는 점차 빈털터리가 되어갔다. 가난해진다는 것은 실패를 거듭하고 무능력하며 볼품없는 존재로 전락해가는 자아를 대면하는 것이고, 패배자로서의 자신과 마주한다는 것은 곧 죽음과 가까워지는 것임을 그는 알게 됐다.

 

"저 깃발이 흔들리는 건 자네 맘이 흔들리기 때문이네."

 

혼마 무네히사가 스님의 말에서 깨달은 것은 마음이 지어내는 온갖 허상과 그러한 허깨비들에 마음이 휘둘리는 자기 자신을 보는 법이었고, 자신을 통해 남을 아는 법이었다. 이 길 위에 들어서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절절하게 느꼇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괴물처럼 꾸물거리고 종잡을 수 없이 날뛰는 야생마 같은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고 마음의 파도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우쳤다.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혼마비전』의 가르침은 먼저 자신을 알고 자신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서 거래의 충동이 일어난다면 이것은 충동적이며  욕심이 일어나고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매매충동이 일어날 때 그 충동이 이익에 대한 욕심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아야 하며 실제 이익을 얻을 가능성과는 그리 상관이 없는 감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욕심은 욕심으로 알고 제어하며 실제 이익 가능성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만일 당장 거래하는 것이 기회라고 한다면 거래를 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3일이 아니라 1년 이라도 기다려야 한다. 즉 한 번뿐일지도 모른다. 꼭 잡아야 한다는 욕심에 따라 매매해서는 안되지만 마음을 비우고 냉정하게 판단한 후 매매해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당연히 매매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혼마 무네히사는 '삼위의 방책 三位の傳' 이라는 말을 했다.

 

혼마 무네히사가 말하는 '삼위'란 '가격의 바닥과 천정 그리고 중간'을 가르킨다.

바닥 근처에서 매수했다면 약간의 등락에 연연할 필요가 없이 충분히 이익이 날 때까지 가지고 있으면 되고 천정 근처에 이르렀다면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말고 응당 팔아야 한다. 그러므로 '삼위의 방책' 이란 거래할 때 그 상품을 바닥에서 사야 하며 팔 때는 천정권에서 팔아야 된다는 뜻이고, 만일 중간 정도의 가격 위치에서 샀다면 그에 맞는 대응법을 가져야 함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이 모호한 가격대에서는 매매를 삼가고 쉬면서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다. 이때가 바로 서두르지 말고 3일을 기다려야 할 때이며 쌀의 전반적인 유통상황을 점검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 것이다.

 

혼마 무네히사는 도오지마 곡물거래소에 진출해 거래에 임하면서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쌀 가격에 혼란스러움을 느꼇다. 그 가격들이 비싼 가격인지 싼 가격인지, 비싸다면 언제 가격보다 비싼 것인지 싸다면 어느 시점의 가격보다 싼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야말로 쌀 가격은 하루에도 수십수백 차례 요동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사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판단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분위기에 추종하는 거래와 판단의 기준이 없이임하는 거래는 단지 금전적인 손실만 가져오지 않았다.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패배감, 의욕상실로 이어져 극심한 심리적 혼란과 정체성 상실이라는 정신적 상처까지 초래했기 때문이다.

 

캔들 차트의 경우 요즘은 널리 사용되고 있어서 마치 차트는 캔들차트만 있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다. 그러다 보니 사실 캔들을 바라보는 관점도 기계적이고 피상적일 때가 많다. 으레 캔들이란 그렇게 형성되게 돼 있다고 생각하고는 모양에 따라 위꼬리가 달렸으면 가격이 밀렸네, 이익실현 세력이 있었네, 저항에 부딪혔네, 매물벽이 존재하네 등 커피 자판기에서 돈만 넣으면 커피가 쏟아지듯 해석이 튀어나오곤 한다. 반대로 아래꼬리가 달리면 세력이 종가를 관리한다느니, 저가매수세가 강하다느니, 지지가격대에 의해 지지가 확인됐다느니 하는 등의 정답이 나오고 망치형이라든가 역망치형, 비석형, 십자형 등 모양에 따라 거기 해당하는 정답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캔들 형태에 특별한 느낌을 가지지 않은 채 그냥 눈길만 주듯 하고 주어지는 해석이나 일별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캔들 위에 시선을 멈추고 좀 더 오래 숨을 길게 내쉬면서 지긋이 바라볼 일이다. 그리고 캔들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리고 생각에 잠기듯이 캔들의 내면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 일렁이는 양초의 불빛을 바라보듯이.

 

250여 년 전에 혼마 무네히사가 하루의 거래를 마치고 손으로 캔들을 그리던 것처럼 그날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한 회상과 하루 동안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판단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혼마 무네히사처럼 캔들에 자신의 마음을 담고 촛불처러 태우면서 그 변화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면 현대인들이 아무리 수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제공된 잘 정제된 해석들을 매매에 적용한다 하더라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대로 알기도 힘들며, 알고도 행하지 못하며, 행하고도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깨닫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혼마 무네히사가 판단하는 가격의 고점과 천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사카타 5법을 살펴봐야 한다. 사카타 5법은 삼병三兵,삼공三空,삼산三山,삼천三川,삼법三法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삼산이 가격의 천정권을 알기 위해 고안해낸 것이다.

삼산이란 말 그대로 세 개의 산이라는 뜻이다. 현대의 기술적 분석 중 고점인식을 위해 사용되는 헤드앤숄더형Head & Shoulder Pattern 과 유사한 점이 있다. 삼산의 경우가 이와 비슷한데 세 개의 산들의 높낮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 다르다.

 

산의 형태가 세 개가 출현하게 되면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하기 어렵다는 가격한계에 대한 인식을 공감하게 되어 점차 쌀을 내다 파는 사람이 늘어나고 매수하려는 사람들은 주춤하게 되어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이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들을 겪으면서 혼마 무네히사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세 번의 똑같은 자극을 강하게 느낀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한 번, 두 번까지도 긴가민가 했던 사람들조차도 세 번째는 강한 확신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이런 확신은 그 대중적 파급력이 강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바로 이런 삼산형이 출현하면 단순한 가격의 오르내림이 아니라 오랜 하락으로 이어지는 하락국면이 나타난다고 확신한 혼마 무네히사는 사람들이 서쪽으로 달리면 동쪽으로 향하라고 말한 것이다. 단순히 무작정 시장의 분위기와 반대로 하라는 뜻이 아니며 천정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삼천은 삼산을 거꾸로 만들어놓은 것과 같은 모양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역헤드앤숄더형Reaverse Head & Shoulder Pattern 이 있다. 이 역시 삼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바닥권에서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하지 않고 추세를 가지지 않고 등락을 거듭하는 형태로, 다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하락마인드가 우세한 상황을 말한다. 사람들은 하락에 길들여져 있고 비관론이 팽배하며 조금만 쌀 가격이 오르더라도 너도나도 매도에 나서는 때다. 그러나 이때만큼 매수하기에 안전한 때도 없다.

 

혼마 무네히사의 이러한 추세 언급을 바탕으로 판단한다면 상승 시에는 하락을 겁낼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떨어질 때마다 매수에 나서야 하고 하락 시에는 아무리 가격이 많이 하락하더라도 많이 떨어졌다는 것만으로 매수에 나서면 크게 실패한다는 점이다. 오히려 하락시에는 많이 떨어졌더라도 약간의 상승 시 매도에 나서야 함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추세이고 추세가 가진 힘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수급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금리다. 시중에 돈이 많으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풍부한 자금은 증시 체력을 강화해 매수세가 더욱 보강되어 주가가 점차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다. 금리를 내리면 시중에 돈이 많이 돌게 되고 유동성이 풍부해져서 경기가 활성화된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기업이나 개인들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기가 덜 부담스러우며 낮은 금리 때문에 은행으로의 돈의 유입은 줄어들게 된다. 풍부해진 시중자금은 좀 더 나은 투자처로 이동하게 되는데 주로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등으로 향한다. 역으로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면 시중자금은 서서히 은행으로 이동하며 신규투자가 위축될 뿐 아니라 기업과 개인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상환압력이 높아진다. 이렇게 시중의 자금이 경색되면서 주식시장은 점차 고점을 확인하고 내리막길로 접어들게 된다.

 

이렇게 수급분석은 거시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고 그에 걸맞은 대응전략을 세울 수 있게 한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라면 반드시 점검하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수급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 그리고 혼마 무네히사는 250여 년 전에 이렇게 말했다.

'작황의 좋고 나쁨이 시세 고저의 근본이다.'

 

 

	급격한 하락, 급격한 상승 시장은 천정과 바닥의 날을 정하지 말고 추세에 따를 뿐이다.

일반적으로 매매하기 가장 어려운 시기가 이처럼 변동이 심한 구간이다. 하루 동안에 상승과 하락을 오갈 수도 있고 하루 상승 하루 하락하면서 오르내릴수도 있다. 언제 내릴지 또 언제 오를지 모르는 변동성이 큰 구간일 경우 좀처럼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데 어떻게 투자가 가능하겠는가?

그러나 이렇게 판단이 어려운 때일수록 추세판단을 먼저 해야 하고 그 추세를 따라갈 것을 혼마 무네히사는 권고한다. 

추세가 상승추세라면 결국 상승하게 되어 있으므로 하루의 급등락이나 며칠의 급격한 가격 움직임 등은 무시하라는 말이다. 일일이 대응하다가는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며 자칫 가격 움직임과 반대로 갔다가는 지속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세워놓은 기준이 시장에서 거부될 때는 언제라도 과감하게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혼마 무네히사는 추세매매의 중요한 기준이 흔들릴 경우 즉시 입장을 바꿔 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추세구간에서의 세 가지 움직임 중에서 추세에 역행하는 중간 움직임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하락추세에서는 가격이 하락을 지속하다가 어느 정도 하락이 깊어지면 거래자들 사이에서 가격이 싸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러면 일시적으로 매수세가 몰리게 되는데 이에 따라 가격은 하락을 접고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하락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기 때문에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높지 못하다. 조금만 이익을 봐도 곧 팔고자 하는 심리가 커지며 또 미처 팔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도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팔고자 하는 심리가 지배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고자 하는 심리는 약하고 팔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기 때문에 가격은 재차 하락으로 돌아서기 마련이다. 이것이 추세 도중 잠시 추세에 역행하는 움직임이고 그 움직임의 한계다.

 

수개월간 가격이 이미 비싸질 대로 비싸져버린 상태에서 추가적인 상승이 일어나지 못하고 오르내리는 횡보를 해왔다면 이미 고점대에 엄청난 매물대가 형성된 것을 의미한다. 아직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하락하다가 재차 상승하기도 하지만 고점대에 진입하기만 하면 매물이 쏟아져 가격저항이 생긴 상태라면 추가상승은 어렵다고 판단된다. 이때는 매매하는 사람들이 조금만 상승해도 추격매수에 나서는 등 흥분된 매수세가 살아 있는 동안이 절호의 매도찬스다. 그 이유는 이미 오랫동안 매물을 쌓아놓으면서 추가상승이 억제되고 있는데 한편으로 상승시도가 일어날 때마다 흥분된 거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면, 이들의 심리가 진정되면서 추가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될 경우 매수세는 급속도로 위축되고 매도세가 득세하게 되어 하락추세로 돌아서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확한 매도시기는 삼산형 중 세 개의 산 중에 두 번째 만들어졌던 산의 하단 부분, 즉 직전저가가 붕괴되면서 흑삼병이 출현할 때다.

이를 이용하면 역으로 절호의 매수시기는 삼산형의 반대인 삼천형이 출현하고, 직전고가를 적삼병이 출현하면서 상향돌파할 때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때도 거래량이 동반된다면 그 거개량은 강력한 지지가격대로 작용하면서 바닥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이런 매수매도의 시점을 잡는 것은 지속적으로 시장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설사 잡았다 하더라도 자신이 어떤 위치에서 매수매도 했는지에 대한 생각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작은 출렁거림에도 쉽사리 흔들려 차익실현 욕구에 사로잡히게 되므로 수익도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다리고 준비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가장 바닥에서 매수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가격등락과 변동 정도는 지나칠 수 있으며 버티는 힘도 그만큼 커지므로 수익이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다.

 

	쌀 시세의 고저는 천성자연의 이치로서 오르락내리락하므로 상승 하락을 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도(道)에 어두운 사람은 미련하여 이 거래에 손댈 일이 아니다.

『장자』의 양생주養生主에 보면 '우리의 삶에는 끝이 있지만 앎에는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것으로써 끝이 없는 것을 좇으면 위태로울 뿐이다. 그런데도 알려고 한다면 더욱 위태로울 것이다' 라는 말이 나온다.

혼마 무네히사는 87세로 생을 마칠 대까지 쌀 거래를 하면서 연구와 연구를 거듭했지만 그는 언제나 시장을 경외감을 가지고 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의욕만으로 섣불리 시장에 참여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실패를 경험할 수 있음을 그는 경고하고자 했다.

 

시세의 막바지 국면에서 종종 일어나는 현상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천정에서는 마지막 불꽃이며 바닥권에서는 진바닥을 실현하는 마지막 투매다.

 

만일 지금 가격이 바닥이고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판단해 매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시적인 분위기에 따른 급락은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공포에 질려 매도에 나서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하라. 과연 지금은 바닥인가 천정인가, 아니면 쉬어야 할 때인가.

 

이번 장에서는 매수의 기회를 놓쳤을 경우 취할 자세에 대해 언급했는데 거래자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를 경계하고 있다. 매수의 기회란 '삼위의 방책' 에서 바닥권일 때,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바닥을 다지고 서서히 움직일 때를 말한다. 그러나 바닥에서 가격이 움직일 대 동참하지 못했다면 아차 하는 순간에 어느 정도 상승해버려 매매하기가 곤란해진다. 지금이라도 따라가 살 것인가, 관망할 것인가 아니면 매도로 임할 것인가?

여기서 명심할 것은 바닥에서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정도 상승이 이뤄졌다 해서 매도시기를 노린다면 이는 마치 앞으로 100%의 가격상승이 있을 것인데 15% 정도 상승했다 해서 매도를 노리는 것과 같다.

조금 올랐다 해서 천정이 되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바닥이다. 이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매수시기를 놓쳤으면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섣불리 천정을 예단하지 말고 오로지 매수만 생각할 일이다.

시세란 관정이 강해서 바닥에서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끊임없이 사고자 하는 매수세를 공급받으면서 그 시세가 마무리될 때까지 상승한다.

 

시세가 한번 강하게 분출하고 나면 반드시 조정이 찾아오는데 이는 시세가 급격히 분출됐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매수세가 소진돼 매수 공백이 발생하는 데 원인이 있다. 사람들은 매수를 할 때 가격이 추가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거래에 나선다. 그러나 가격이 상승을 거듭하다 보면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보다 다가올 하락조정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게 작용하는 가격대가 형성된다. 이때 기존의 매수자들은 이익실현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대기 매수자들은 조정을 기다리면서 싼 가격에 매수하려고 하기 때문에 매수 공백상태가 된다. 그래서 이러한 가격대에서는 조그만 악재도 크게 부풀려지고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의 정도도 몹시 크다.

 

	바닥을 노려 매수하여 어느 정도 이익을 낼 대 시세가 정체상태나 조금 하락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이익 계산을 하여 이전의 상승시에 팔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는 매우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바닥을 샀을 때는 시세가 꺾일 때까지 결코 팔아서는 안된다. 바닥을 사들이되 떨어질 때까지 사들인 것을 쌓아둘 것을 생각하라.

가격이란 오르지 못하고 횡보한다면 결국 하락밖에 남은 것이 없다.

 

	불리한 운의 때 사기평균, 팔기평균(분할매수,분할매도)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 판단이 틀렷을 때는 재빨리 처분하고 4,50일 쉰다. 충분히 예상대로의 거래라 할지라도 거래 후 4,50일은 쉬고, 쌀의 통용을 생각하고, 삼위의 방책에 따라 적절한 시기를 생각하고 출동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익의 기회를 얻어도 이 휴식을 잊으면 거래 종결 시에는 결국 손실을 보게 됨을 명심하라. 다만 거래를 마치고 휴식한다 함은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동요 없이 매일의 시세 변동을 꼼꼼히 살핀다는 것이다. 또한 전년도 매도방법으로 이익의 기회를 잡았다면 또 거기에 집착하게 되는데, 전년도의 기분을 완전히 떠나 그때 그해의 작황, 물건의 다소, 분위기의 정도를 생각하는 것이 제일이다.

자신의 포지션을 유지한 상태로는 판단을 중립적으로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시장을 정확하게 점검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의 심리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혼마 무네히사가 말하는 휴식이란 시장을 등지고 낚시를 가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하는 휴식이라기보다는 '포지션이 없는 상태'라고 보는 것이 옳다. 즉 시장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셈이다.

이익을 내고 물량을 청산했을 대도 바로 거래에 임한다면 이익을 냈던 기억이 판단을 올바르게 하는 것을 방해하고 이익을 냈던 포지션에 집착하게 한다. 또 어느 방향에 대해 편애하도록 해 결국 거래를 실패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

'휴식도 투자다' 라는 격언이 있지만 여기서의 휴식은 여행 다니고 골프 치고 잠을 더 많이 자고 놀고먹는 행위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어떤 관성, 편애와 집착, 아집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방법적 휴식이라는 점을 혼마 무네히사는 강조한다.

 

시장에서는 겸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약간의 이익을 얻고 청산했다 하더라도 휴식 없이 재차 진입을 하게 된다면 지나친 자신감이 그를 망칠 수도 있고 사소한 손실을 가벼이 여기다가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되기도 한다. 이것이 다 미망이다. 과거 거래에서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그 이익이 주는 심리적 관성에 젖어 패가망신할 수도 있으며, 한때 거래에서 크게 성공했다는, 시장을 경시하는 오만함으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당하기도 한다. 시장은 언제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경외의 대상이며 자신의 논리대로 나아가는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은 존재다. 그러므로 함부로 예단하고 앞장서서도 안되며 아집과 욕심에 사로잡혀 판단해서도 안된다.

그러므로 이익이 나고 있느냐 손실이 나고 있느냐 하는 점이 중요하다기보다는 매수할 때와 매도할 때를 정확히 잡아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부가 집을 바쳤을 때는 나라를 얻으려 하는 것이고, 제후가 나라를 바칠 때는 천하를 얻으려 하는 일이다. 이것을 잊지 말고 가슴에 담을 필요가 있다. 자신이 투자한 것을 소중히 여겨야 하고 투자할 때 목표로 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무모한 투자와는 차이가 있다. 무모함은 가볍고, 쉽게 변하며, 원칙이 부재하고, 흔들리며, 스스로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모두 욕심과 무원칙, 근시안과 조급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낚시를 할 때조차 무엇을 잡을지, 무엇을 할지 스스로 분명할진대 투자를 하는 데 더할 나위가 있겠는가.

 

사람은 이중 삼중적인 측면이 있으므로 겉모습만 보고서 쉽게 판단할 일이 아니다.

 

볼 수 있는 사람만 보고 알 수 있는 사람만 아는 것, 이것이 시세다.

 

"사람의 마음을 공연히 묶지 않도록 삼가게. 사람의 마음은 억누르면 가라앉고 추켜올리면 올라가는데,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쇠잔해지게 마련이네. 부드러움으로 굳센 것을 유연하게 만들고 날카로운 것으로 새겨 상처를 내지. 또 뜨거워지면 불같이 타오르고 차가워지면 얼음처럼 꽁꽁 뭉쳐진다네. 재빠르기는 고개를 움직이는 순간 사해 밖까지 덮고 움직이지 않으면 심연처럼 고요하나 움직였다 하면 세차게 치달아서 잡아둘 수 없는 것,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지."

 

오늘날에도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또 다른 어떤 상품이든지 상품의 수급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 동향에 따라 변하는 사람의 심리를 읽어내 매매에 응용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휴식하고 있는 동안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들이다.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이해관계만큼 집요하게 사람을 붙들고 움직여나가는 것도 드물다. 그래서 경제문제는 인간사회의 핵심적인 사안이다. 아무리 물질문제로부터 벗어나려 해도 생존의 본능이 있는 한 불가능하며 물질적 삶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 이해관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거래를 할 때 완벽히 쉬어야 할 때가 있고, 관망하면서 장을 관찰해야 할 때가 이쏙, 매수해야 할 때가 있고, 매도해야 할 때가 있으며,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할 때가 있고, 욕심을 부려야 할 때가 있다. 이러한 리듬을 잘 알고 잘 탈 줄 알아야 거래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거래를 할 때 여러 가지 필요한 시간 중 쉬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무리 돈 버는 일이 급하며 절체절명의 순간이라 해도 쉴 때 쉬지 못한다면 집착으로 인해 더 커다란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찾아오는 기회를 잡으려 발버둥쳐도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기회를 잡기는 참으로 어렵다. 사람들은 찰나적 기회를 잡기 위해 매매에 열중하고 몰입하며 집착한다. 그러나 기회란 잡기 어렵다. 그래서 기회인 것이다.

그렇지만 쉬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잡힌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순간에 집착하는 사람은 전체를 보기 힘들고 본질을 알기 어렵지만 쉬는 사람은 현상 이면에 있는 사실을 볼 수 있고 전체의 흐름 속에서 한순간을 보기 때문이다.

 

시장이란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일제히 분출시키는 곳이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없으면 시장 분위기에 쉽게 감응해 즉흥적인 매매를 하기 쉽다.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만큼 자신을 지키기 어렵다는 말인데 그것은 마치 거대한 파도가 용솟음치는 바다 한가운데서 홀로 사투를 벌이는 것과도 같다.

 

그러므로 원칙은 혼란 속에 처할 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스스로 고안해 만들어놓은 믿음직한 제2의 자아가 된다.

'거래에 실패했더라도 원칙을 지켰다면 승리한 것이다.'

 

보통 추세역행을 알기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상승이냐 하락이냐를 두고 오랜 고심 끝에 매도에 나섯다면 그는 이미 장세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겨서 웬만한 추세역행 징후는 알아차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징후를 발견한다 해도 장세판단의 관점이 굳어져 하락으로 해석하기 쉽다.

 

'삼위의 방책' 이란 첫째 지금의 장은 어느 위치에 있는가라는 형세판단, 둘째 장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라는 추세판단, 셋째 언제 진입할 것인가에 대한 매수매도 시점분석이다.

 

등락만 있고 추세가 없는 횡보장에서 가능한 매매는 단기 매매, 즉 단타다.

섬세한 기술은 매매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고 매매하기 이전에 시장을 관찰하고 판단하며 거래를 결정할 때 필요한 것이다. 정작 매매할 때는 단순하고 간명한 방법이 제일이다. 오로지 관찰할 일은 추세가 형성되느냐다.

	'이 쌀은 반드시 반드시 오를 것이다. 오늘 중으로 사야한다' 고 나설 때에는 이틀 기다려라. '반드시 반드시 내릴 것'이라고 팔려 할 때에는 역시 이틀을 기다릴 것이다. 이는 심오한 비결이다. 모름지기 천정가격에 이르렀을 때에는 매도시점 포착이 제일이다. 천정가격이 나타나면 팔아야 한다는 생각이 제일인 것이다. 바닥가격인 때는 사야 한다는 마음이 제일이다. 이 마음가짐을 잊지 말 것이다.

큰돈을 벌려면 마음을 크게 해야 하며 작은 고통은 넘어설 줄 알고 작은 기쁨은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거래 역시 그러하다.

천정이냐, 바닥이냐, 지금 여기가 어디냐, 이 생각을 위해서라도 이틀을 기다려야 한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이틀 동안 이것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그것은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다.

정말 크게 버는 거래는 바닥에서 사서 천정가격에 파는 일이다. 이보다 더 크게 버는 일은 없다.

 

	시세가 약하게 보여 빈번히 팔려고 할 때에 삼일을 기다리고 생각을 바꾸어 사는 쪽에 붙으면 반드시 이익이 된다. 반드시 상승할 것이라고 사려고 할 때에 이 또한 생각을 바꾸어 팔 것이다. 이는 쌀 거래의 심오한 이치이다. 이 마음을 잊지 말라. 내가 낙관적 일 때는 타인도 낙관적일 것이라 생각하고, 내가 비관적일 때는 타인도 비관적으로 기울게 된다. 오를 만큼 오르면 내리고 내릴 만큼 내리면 오르는, 음양 자연의 도리이므로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오직 삼위의 방책에 맡길 것이다.

시장 분위기와 시장의 방향성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혼마 무네히사의 분석으로는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반대방향으로 갈 것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것은 시장 분위기와는 무관하게 시장의 위치를 가늠해보는 일이다.

 

자금이 바닥난다는 것은 단순히 주머니에서 돈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금의 고갈과 함께 자신감도 더불어 상실되고 점차 무기력하게 된다.

 

천정과 바닥가격은 예측하는 것이 아니고 확인하는 것이다.

 

참으로 단순한 논리지만 부정하기 힘든 것이 바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 는 투자격언이다. 이 격언이 타당하기 위해서는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소문과 뉴스가 동일한 것이어야 한다. 만일 동일한 것이 아니라면 얘기는 사뭇 달라진다. 예를 들어 소문보다 뉴스가 훨씬 좋은 내용이라면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았을 경우 추가상승에 따른 이익의기회가 상실된 것이고, 소문보다 뉴스가 부족한 재료였다면 엄청난 이익을 챙긴 것이다.

둘째는 소문으로 표현된 재료가 뉴스가 나올 때까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재료의 가치와 함게 이 재료가 충분히 반영됐는가다.

 

혼마 무네히사는 병법을 깊이 있게 연구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특히 『육도삼략』을 집중적으로 탐구했다고 한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그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승리할수밖에 없는 국면에 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품 가격이라는 것은 기대감이 상승의 중요한 촉매제가 된다. 즉 어디 아파트는 얼마까지 상승했으므로 어디 아파트도 어디까지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감은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 요인이 사그라지면 그에 따라 형성됐던 가격은 하락조정을 받게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수급이다.

막연한 기대감이 낳은 결과는 약간의 오차만 발생해도 심리적 불안감과 공포를 불러오고 결국 급락조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일정한 방향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받으면 관성이 생겨 어느 정도는 다른 방향의 자극까지 흡수하면서 그 심리적 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부족한 것은 남고 남는 것은 모자란다고 말한다. 다만 많을 때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여 해이해져 각오하지 않고, 그 때문에 부족한 법이다. 부족하면 사람들은 주의하여 각오하므로 남는 법이다.'

 

거래할 때 만일 자신의 감정이 시세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느낀다면 거래를 중단하고 시장을 떠나 잠시 머리를 식혀야 한다. 감정적으로 거래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심심풀이 매매는 설사 만 원을 가지고 해도 안 된다.

 

	1) 시장에서 승리하려면 시장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욕심이나 온갖 감정을 섞어 시장을 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스스로 고요해져야 한다. 2)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혼마 무네히사에게는 '삼위의 방책'이다. 바닥에서 사고 천정에서 팔아라. 만물이 스스로 자라듯이 저절로 이기는 법이다. 돈은 안달한다고 해서 벌리는 것이 아니다. 농부가 심고 가꾸면 어느 틈에 훌쩍 자라는 작물들처럼 돈은 스스로의 힘으로 불어난다. 3) 시장에서 승리하려면 사람들의 심리를 알아야 한다. 남의 약점이나 찾으려는 조잡한 심리 이해가 아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욕심과 공포, 대중의 삶을 지배하는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현대인들 역시 250여 년 전과 그리 다를 바가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거래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이익을 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스스로를 극복하고,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를 이해하며, 시대변화의 리듬을 탈 때 그 거래는 성공적이라고 평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