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구를 탓할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어려운 삶의 벽에 부딪히는 때가 있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 비난하고 책망할 대상을 찾게 된다.

"다 너때문이야."라고하면서 말이다.

절대로 자기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이와는 반대로 항상 자책을 한다.

"나 때문이야."라고

제자와의 스캔들로 학교에서 추방되고, 아내와 딸마저 등을 돌려도

그는 남을 탓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자기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의 잘잘못은 전적으로 본인책임이다.

맞다. 분명히 그러하다. 남을 탓하고, 비난할 시간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하며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위해 노력하고 그럼으로써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 삶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어쩐지 주인공의 태도는 무언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자신의 통제범위와 능력들 밖의 사건현상들 조차 자기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해리 주변에 연이은 살인사건들이 발생하지만 실질적으로 해리가 누군가를 죽이진 않았다. 그 증거로 해리는 결국 무혐의로 풀려난다.

하지만 해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마지트라는 상상속의 인물을 창조해 내서 자책하는 자신과 현실의 괴리를 합리화하고자 한다.

 

이렇듯 자기자신을 책망하는 일은 남을 탓하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둘다 현실을 있는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밝은곳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사물이 어두워보이고, 어두운곳에 서서 보면 사물이 상대적으로 밝아보인다. 자신이 서있는 그곳이 사물의 형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를 재귀성이라 한다.

선과 악의 경계, 법과 도덕의 경계문제를 판단하기 이전에 자신은 어느 위치에 서서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는가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철학적인 내용의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