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사랑을 원하는 여자 데이지와 그녀를 사랑하는 개츠비. 같은 듯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의 운명적 엇갈림.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인간이라면 응당 갖추어야 할 품위는 실은 날 때부터 사람 나름이다. 이것을 간과하면 다른 뭔가를 놓칠 수도 있다.

 

어쨌든, 하나의 창으로 보면 실제보다 훨씬 더 근사해 보이는게 인생이다, 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날개가 없는 것들은 그 두 지역이 모양과 크기 말고는 전혀 닮은 게 없다는 점에 더 흥미를 느낀다.

 

해안에는 앞이 넓적한 모터보트 한 대가 물결에 코를 들이받고 있었다.

 

바람이 잦아들자 커튼과 양탄자, 그리고 두 여자도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그녀의 음성은 뭐랄까, 귀가 따라가며 알아서 맞춰 들어야 될 것 같은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흘러나오는 말 하나하나가 다시는 연주되지 않을 음정들의 배열 같았다. 빛나는 눈동자와 정열적으로 빛나는 입, 그 눈부신 광채로 그녀의 얼굴은 처연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

 

톰 뷰캐넌은 건장한 팔로 내 팔짱을 강제로 끼더니 체스판에서 말을 옮기듯 나를 데리고 나갔다.

 

어스름이 내리면 신나는 거리를 뒤로해야만 하는 아이들처럼 햇빛 한점이 그녀의 얼굴에서 후회하듯 주저하다가 그녀를 버리고 천천히 떠나가버렸다.

 

소개를 받고는 금방 잊어버리는가 하면, 서로 이름도 모르는 여자들이 끼리끼리 신나게 떠들어댔다.

 

"그뒤로 머리를 염색하셨네요." 조던이 대꾸하는 순간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두 여자도 아무 생각 없이 따라서 발걸음을 옮겼기 때문에 조던의 말은 바구니에서 꺼내 차려내기가 무섭게 사라져버리는 뷔페 요리처럼 너무 일찍 떠오른 달덩이를 향해 그냥 날아가버렸다.

 

나는 혼자 마셨다. 핑거볼 두 잔 분량의 샴페인을 받아 들이켰다. 그러자 눈앞의 광경이 뭔가 의미 있고 중요하면서도 심오한 것으로 변했다.

 

당신이 이해받고 싶은 바로 그만큼을 이해하고 있으며,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갖고 있는 믿음만큼 당신을 믿고 있으며, 당신이 전달하고 싶어하는 호의적 인상의 최대치를 분명히 전달받았노라 확신시켜주는 미소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새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무가치함의 위대함 혹은 위대한 무가치

그는 무가치한 존재를 무모하게 사랑하고 그러면서도 의연하게 그 실패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여전히 자신의 상상 속에 머문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위대하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뭔가를 원하고, 그러면서도 그 결과에는 무심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 우리는 그런 여자들을 알고 있다. 고개만 옆으로 돌려도 '그녀'들이 우리 곁을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