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와 그리고 또 고양이와 그 고양이의 고양이와 찍은 이 가족사진같은 귀여운 표지의 책, 바로 대만 인기 절정 일러스트레이트 미스캣의 책 <사계절 게으르게 행복하게 또 고양이>책입니다.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책이랄까? 표지만 봐도 알겠지만 고양이를 매우 사랑하는 집사가 매분 매초 고양이를 관찰하며 쓴  책! 깜찍한 고양이들이 각기 다른 포즈를 하고 다양한 표정으로 저희를 바라보고 있네요~ 이 책의 제목처럼 <사계절 게으르게 행복하게 또 고양이>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므흣한 기분이 들면서 행복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총 4부로 이뤄져 있는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고양이들의 일상을 다뤘답니다. 그런데 그냥 고양이들의 평범한 모습이 아니라 인간처럼 행동하는 고양이들만의 세계를요.

 '고양이 낙원' 은 바로 사람들이 '귀신 나오는 집'이라 부르는 버려진 집이예요. 하지만 고양이들에게는 최고의 낙원!

 그림 속의 고양이들을 한 번 살펴볼까요?

 방 안에는 아빠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귤을 까 먹고 있고, 귤을 집으려는 누군가의 까만 손이 보이네요 ㅎㅎ

 엄마 고양이는 앞치마를 매고 간식을 나르고, 마루에는 치즈고양이와 회색 고양이가 느긋하게 앉아 비를 즐기고 있습니다.

 새빨간 우산에 노란 장화를 신은 고양이는 달팽이와 장난을 치면서 놀고 있구요~

 아~ 이게 고양이들의 낙원이 아니면 세상 어디가 이들의 낙원일까요?

 그 뿐만 아니에요. 묘욕탕에서는 냥이들이 느긋하게 찜질과 온천탕을 즐기구요, 채소시장에서는 캣닢을 포함한 고양이 채소들을 판답니다. 배탈이 나서 머리가 무겁고 몸이 찌뿌둥할 때 냥이들이 찾는 장소예요~ 웃기는 건 캣닢을 알바냥이들이 훔쳐먹고 구석에서 해롱대네요. 요런요런~ 채소를 팔아야지 너네가 다 먹어버리면 어떡해! 아기 고양이들은 모두 숲 속 학교에 다녀요.  칠판에 "How to eat a Fish?" 라는 문구와 함께 정교한 물고기 그림이 그려져 있네요. 하지만 열심히 배워야할 아가냥들, 뒤에서 도시락 까먹고 있어요. 혼나야 하는데 너무 귀여워서 혼내지를 못 하겠네요.

 여름엔 시원하게 생선 메밀 국수를 먹고, 고양이 과일 가게에서 새콤달콤 여름 과일도 즐기거나 24시간 영업하는 야옹찻집에서 달빛 비친 연꽃을 감상할 수도 있지만  가장 행복한 건 어두컴컴한 도서관에서 노는 것. 냥이라면 유독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 집사님들은 알고 계시죠?  어두컴컴한 도서관은 고양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숨바꼭질 장소! 책은 이렇게 깔고 누워야 제 맛이죠. 숨바꼭질 하다가 지치면 이렇게 깔고 누워서 쿨쿨 잘 수 있거든요. 더운 여름은 이렇게 책을 깔고 시원하게 나는 거예요.

 시원한 가을이 되면 냐옹이들은 열심히 여행계획을 세워요. 물론 머리속으로만요.

 절대 행동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나뭇잎이 수북히 쌓이면 숲 속 술래잡기를 하고 배가 고파지면 들고양이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해요.

 그런데 이렇게 느긋한 냥이들이 빠릿빠릿 움직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어시장!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기시라~

 갓 잡은 생선들이 항구에 도착하면 냥이 직원들이 생선을 진열해요. 하지만 순순이 생선들을 사 간다면 냥이가 아닌 법!

 빈둥빈둥 돌아다니며 놀다가 싱싱한 생선을 훔쳐 날쌔게 도망갑니다. 양 손 가득 튼실한 생선을 든 채로~

 아이고~ 날씨가 쌀쌀해지니 몸이 왠지 허해진 게 보약 한 제 해 먹어야겠네.

 108대째 이어지는 냥이 약방에서 가을 보약을 지어먹어요.

 위장이 허약해 살이 찌지 않는 작은 고양이들에게 보약은 필수.

 그런데 이놈의 약방 아들이 가업을 배우기는 커녕 서랍장에서 쿨쿨 자고 있네요.

 겨울이 되면 신기한 눈 구경을 실컷 할 수 있어요. 고양이 귀는 눈이 내리는 소리도 듣지요. 하지만 추위는 싫어싫어. 신비한 고양이 온천에 가 보아요. 눈 내리는 날에만 따끈한 물이 넘치는 신비한 온천. 온갖 냥이들이 뛰어내려 뜨끈함을 즐깁니다. 머리가 어지러워도 나오지 않아요~ㅎㅎ 따뜻한 물에 언 몸을 녹이며 털 위에 녹는 눈을 느끼는 냐옹이만의 행복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고양이 온천에서 냐옹이들의 관절염이 모두 나았으면 좋겠어요. 

 겨울 햇볕이 유독 좋은 날에는 바깥에 이불을 널고, 한밤중에는 생선탕을 먹으며 추위를 녹여요. 연말에는 고양이들이 설맞이를 하려고 생선더미를 뒤집으며 튼실한 생선을 고르죠. 마침내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면 냥이들은 오손도손 모여서 함께 밥을 먹어요. 무려 생선 무제한 제공! 모든 이웃과 함께 사이좋게 커다란 생선은 같이 나눠 먹어요. 배가 두둑해지면 화롯불을 즐기며 꾸벅꾸벅 잠이 들죠. 귀여운 고양이들이 이런 행복한 세상에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름엔 더위를 겨울엔 추위를 걱정하지 않으면서 마음껏 물과 먹이를 먹을 수 있는 평화로운 냥이들 세상에서요.

 냥이를 무척 사랑하고 아끼는 작가의 후기도 있네요. 작가의 심정이 집사들이나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 같은 마음이네요. 그런데 어쩜, 후기마저 고양이들이 너무 귀여워요~ 모기약 피우고 잠든 냥이라든가 생선을 팔면서 자기가 먹고 있는(남아나는 생선이 있는 걸까?) 익살스러운 냥이의 표정이라든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책, <사계절 게으르게 행복하게 또 고양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