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스텔라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쿠퍼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밀러 행성으로 떠나는 것이다.블랙홀 가르강튀아 근처에 있는 밀러 행성은 지구 중력의 130%이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라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 밀러행성의 1시간은 무려 지구에서의 7년이나 된다.  밀러행성에서는 계속 신호가 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지구의 시간이 얼마나 흐를 줄 모르는 우주여행을 감행한다. 밀러 행성에 도착했을 때는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밖에 존재하지 않고, 산으로 추정되던 것은 커다란 중력때문에 생성된 어마어마한 파도였다.  밀러는 죽었지만 신호가 계속 오고 있었던 것도, 밀러행성의 1시간 동안의 신호가 지구에서 7년동안이나 잡혔기 때문이다. 결국 쿠퍼가 그 행성에서 돌아왔을 즈음엔 지구에서는 23년이 넘는 시간이 훅 흘러가 있었고, 어렸던 아이들은 이미 성인이 되어 있었다.(아직도 이 부분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죽기 전에 알아야 할 5가지 물리법칙>을 강력히 추천한다. 차분히 생각하면서 책의 지시를 따른다면 상대성이론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인터스텔라 영화 자문을 맡았던 킵손 칼텍 명예교수는 인터스텔라의 내용이 철저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근거하여 시작했음을 밝히고 있다. 영화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의 수식에서 시작하여, 상대성이론의 중력방정식으로 해피엔딩의 키 포인트를 마무리한다. 어릴 때부터 책과 영화를 보고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그는 많은 대중들이 인터스텔라 영화를 보고 미래의 과학자들이 꿈을 키우길 바란다고 했다. <죽기 전에 알아야 할 5가지 물리법칙>의 저자 야마구치 에이이치도 이와 같은 생각으로 책을 썼을 것이다.

 

 <죽기 전에 알아야할 5가지 물리법칙>의 특징을 살펴보자면

첫째, 세상을 움직이는 물리학 법칙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5가지를 선정하여, 최대한 일반 사람들이 알아먹기 쉽게 공식을 풀이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상대성 이론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자면, '중학생 수준의 수식으로 상대성이론을 끌어내리다'라는 제목으로 갈릴레이 변환의 이해부터 광속도 불변의 원리, 로렌츠 변환, 달리는 물체가 줄어들어 보이는 공식, 달리는 시계가 느리게 측정되는 공식 증명의 과정을 통해 최대한 보통의 사람들이 책을 보면서 공식을 따라 이해할 수 있도록 풀이하려고 노력했다. 독자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수학적 내용은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하였으며 다양한 그림과 자세한 설명을 통해(심지어 어떤 부분은 넘어갔다가 책을 읽은 뒤 천천히 읽어도 좋다고 세세하게 적어놓았다) 공식의 설명을 도왔다. 수학의 공식 풀이도 생략없이 자세히 써 넣으려고 한 노력이 눈에 보였다. 책의 첫머리에 등장한 기업체의 대표가 만약 이 책을 보았더라면 상대성 이론을 스스로의 힘으로 훨씬 쉽게 풀 수 있었을 것이다.

 저자의 조언처럼, 이 책을 읽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처음부터 자세히 읽는 것이고 또 다른 방법은 처음엔 눈으로 재빨리 훑고 여유있을 때 공식을 하나하나 증명해 보는 것이다. 과학에 관심있는 학생이나 일반인들이 차근차근 따라하기 좋게 공식을 풀이한, 굉장히 친절한 교양 과학책이다. 보통 책들은 너무 피상적으로 물리법칙을 다루거나 아니면 전공을 한 사람들이나 이해할 수 있게 공식을 써 놓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 중간을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그래도 교양쪽에 더 많이 치우쳐져 있는 편이다.)

 

둘째, 과학자들이 물리법칙을 발명하기까지의 사고 방식들을 잘 파악하여 서술하고 있다.

 보통 전기들은 아인슈타인이 학교에 전혀 적응하지 못한 열등생이라고 단순이 말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성향이 왜 당시의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는지 잘 파악하고 있으며 그의 뛰어난 상상력의 가치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또한 아인슈타인만의 사고실험을 통해 어떻게 공상으로 세계를 품었는지 이야기해 준다. 그 외에도 다른 물리학자들의 성장과정, 탐구적인 성격, 당시 사회 분위기 등을 과학자의 입장에서 파악했기 때문에 다른 많은 책들보다 더 정확한 관점으로 물리학자들의 특징과 성향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설명은 많은 아이들에게 과학자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보여줄 수 있다. (과학과 수학에 있어서 사고실험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수학 과학을 가르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수학, 과학 교육은 공식을 무작정 암기하고 끊임없이 문제를 푸는 과정으로 되어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수학자나 과학자를 키우는 데 좋지 않다.

 

 셋째, 물리 공식을 뛰어넘고 읽더라도 재미있다.

 과학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이 책에 있는 긴 공식풀이들이 부담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감히 그 부분을 빼고 읽어라. 공식 부분을 뛰어넘고 읽으면 과학자들의 성향과 물리법칙의 창조 배경, 물리법칙 발견의 위대함 등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공식을 제외하고서라도 이 내용들은 아이들이 잠 들기 직전 머리맡에서 조근조근 이야기해 주기에 좋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드 브로이의 '물질파' 개념이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빛을 보게 된 과정이라든가, 아인슈타인 또한 그런 방식으로 플랑크에 의해 발굴된 과정은 무척 흥미롭다. 드 브로이의 물질파 개념 가설을 비아냥 거린 독일의 물리학자에게 아인슈타인이 '당신은 물리학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다만 천재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말한 것도 과학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외에도 물리법칙의 발견과정에 대한 부분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물리법칙에도 흥미가 생기고, 마음이 차분한 날 노트패드를 들고 어느새 공식 유도 방법을 따라 적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이 책을 읽고 다섯가지 위대한 물리법칙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끙끙거리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또한 천재들의 발견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죽기전에알아야할5가지물리법칙, 상대성이론, 아인슈타인, 뉴튼, 만유인력의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