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지난 옷이 가득 쌓여있다. 읽지 않는 책이 먼지 속에 파묻혀있다. 사용하지 않는 자전거며, 가전제품, 심지어 자동차는 어떤가? 우린 주체할 수 없는 소유라는 집착에 빠져 현실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 도대체 그 많은 소유물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혹 필요 없는 소비에 버린 시간과 돈이 낭비라는 생각은 들어본 적이 없는가? 한 때의 유혹을 참지 못해 저지른 소비의 해악이 자신에게 순간의 만족감은 주었을지 몰라도 결국 공허함과 쓰레기만을 남긴 것이다. 만약, 당신이 조금 더 현명하거나 이타적이었다면 당신의 소유물을 ‘공유’할 수도 있었을 텐데, 혹 이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게 된다면 ‘메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와 당신의 옷을 공유한다고?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옷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임산부, 아동복과 같은 경우, 특정한 시간에 사용되는 품목들은 언제든 수요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수요를 어떻게 찾아 공유를 연출하느냐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무선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 폰의 폭발적 증가는 이러한 고민을 한 순간에 해결해 준다. GPS를 비롯한 다양한 앱은 소비자의 구미에 맞게 예측 가능한 품목을 선정해주며 공유자를 찾는다. 놀라운 일은 지금부터다. ‘메시’ 사업은 과거 한물간 대여사업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과거의 대여가 일방적인 전달수단이었다면 메시는 보다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공유사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린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거부감이 소유에 대한 그릇된 집착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지는 않는가? 누가나 살수 있다고 자신까지 소유해야한다는 것은 가끔 마음의 상처뿐만이 아니라 심각한 환경오염, 기회비용의 박탈이라는 이중고를 안겨준다. 조경업을 운영하는 스콧마틴의 크리스마스트리 대여업은 이러한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준 메시의 대표적인 사업 아이템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나면 나무들은 매립지에 버려져야할 운명에 처한다. 나무를 사랑하는 스콧의 입장에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는 환경오염과 소비에 대한 근본적인 재해석(?)을 하게 된다. 나무를 직접 심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시즌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빌려주면 되지 않을까? 그는 여러 종류의 나무를 선정하고 손질하며 예약을 받았다.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나무를 구입했고 불편한 마음으로 나무를 버리지 않아도 되었다. 스콧은 나무를 수거해 필요한 곳에 기증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메시’ 기업의 성공은 기간산업의 발전과 인프라의 구축, 스마트 폰이라는 무선공유기의 발달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주요한 곳이 자전거나, 자동차를 렌탈하는 서비스다. 과거의 렌탈이 기업위주였다면 메시 기업들은 소비자 중심에서 렌탈을 운영한다. 스마트 시스템은 소비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최적의 위치를 선정해주는데 고객들은 다양한 기호에 맞추어 차량을 선택 할수도 있고 위치를 변경할 수 있다. 굳이 몇 번 타지 않을 차를 하루 종일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묵힐 필요가 있을까? 렌탈시스템은 활용도에 따라 무궁무진한 아이템 사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메시 기업들이 거대기업들의 틈새시장을 가파르게 선점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누렸던 거대기업들에 대한 신뢰성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이유가 크다. 그들은 도덕적이기보다는 탐욕적이었으며 양심적이기보다는 이기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속여 왔다. 이제 누구도 그들의 당위성에 분별력을 잃지 않을 것이다. 또한 위기 뒤에 찾아온 가치관의 재정립이다. 소유만이 만족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물질적인 욕망이 얼마나 덧없고 가치가 없는 것임을 스스로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 하나는 폭발적인 스마트 시대의 도래다. 급격한 도시인구의 증가는 메시 기업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시장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들은 불필요한 곳을 찾아가고 필요한 곳에 의문을 제기하며 실질적인 사업성을 추구한다.

왜 소비자 시대라는 말이 끊이지 않고 인터넷을 달구는 것일까? 다양성의 확대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를 증가시킨다. 메시가 찾고자 하는 시장이 바로 그곳에 있다. 10년 전의 기업이 존재하리라는 보장이 없고 수년전의 사업 아이템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세상이다. 소유에 대한 인간의 심리적 해석이 공유라는 거대한 저항 속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누구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아무리 단단한 바위도 흐르는 물결을 막을 수 없듯이 메시의 흐름을 막기 쉽지 않을 것이다. 돌석 같은 우리의 마음을 흐르는 물에 맡겨보자. 주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귀 기울려 보는 것도 훌륭한 마케팅 방법들 중의 하나일 것이다. 새로운 아이템과 신선한 마케팅 기법이 가득한 ‘메시’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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