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지 않는 삶이 있을까? 고민은 고통스럽지만 그만큼의 변화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런데 늘 하는 고민이 우릴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 근원적인 고민은 해 본적이 있는가? 인생이 어렵다하는데 정작 어려운 것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중년이라는 나이와 마주한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모는 이미 노인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물어보라. 누구도 자신이 노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생각은 젊고 활기차다. 마음은 마냥 청춘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어느덧 세상은 그들을 중년이라 부르고 세상의 경험자로 남아있기를 기대한다.

중년은 사회의 중추적 세대다. 한국의 중년은 정치,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회사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중년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세상의 관심은 중년이 아니다. 중년은 세상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 부를 차지하는 만큼 탐욕적이며 권력을 잡고 있는 만큼 보수적이다. 중년은 모든 세대의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다. 과거 그들이 선배들을 원망했듯이 그들이 사회를 관통하는 관료집단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그들에게 남아있는 것은 노후에 대한 두려움이 전부다.

이제 다른 생각을 해볼 때다.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묶어두었다면 자신만의 길을 선택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두렵다. 무엇하나 자신의 의지대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중년의 삶이 외로운 것도 독립이 두려워서라기보다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오랜 시간 자유라고 믿었던 자신의 시간이 구속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정보를 쌓아놓은 들 사용할 줄 모른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년은 나이에 맞게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한 부분으로서 언제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일 뿐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중년을 그리는 최복현님의 수필이다. 저자는 인생이란 깊은 샘의 신선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맑은 물을 그리는 인생, 우물가 깊은 곳에 숨겨놓은 깨끗하고 맑은 물이 우리의 인생이다. 우린 그런 물을 마셔야 생명을 얻을 수 있다. 고민은 인생을 감미롭게 만드는 묘약이 될 것이며 불안과 두려움은 현재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한 가지 간과하는 부분은 삶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다. 삶은 우릴 배신한 적도 속인 적도 없다. 삶이 우릴 속일지라도 꿋꿋이 걸어가야 한다, 인생의 목적은 과거에 묻히는 것도 미래를 담보하는 것도 아니다. 오직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누군인가를 알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삶에 대한 가치는 누가 평가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을 평가받아왔다면 이젠 스스로의 인생을 평가할 시기다. 설령 돛단배와 같은 인생일지라도 어떤 돛단배가 될지, 스스로에게 물어야한다. 아무리 큰 범선도 돛이 없으면 나아가지 못하듯이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펼쳐야한다. 꿈은 청춘의 선물일까? 중년에게 꿈은 사치일 뿐일까? 그렇다면 중년의 인생은 말 그대로 사회의 중년에 불과할 것이다. 삶의 경험을 얻은 이들로부터 우리가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 조금 부족하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만드는 것, 여유를 잃었을 때 우린 무엇을 찾아 헤매는가?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다. 중년이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현재를 바로 보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본 책은 길을 잃은 중년들에게 참으로 좋은 교훈을 전달해준다. 낡은 습관에 길들여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사람들, 꿈과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간관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람들. 우린 인생 사이에서 무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진정한 용기는 자신을 속이지 않을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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