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아키나리는 중국과 일본의 고전에서 재료를 이용하고, 고어와 한어를 섞은 고답적인 문체를 구사하며, 당시 ‘우키요조시’ 작가들이 시도한 새로운 소설 양식을 계승하여 우게쓰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체나 체제 그리고 내용을 살펴보면, 우게쓰 이야기는 단순한 중국 고전의 번역이나 번안 작품이 아닌, 아키나리의 독자적인 문학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탁월한 언어감각과 독자적인 기법을 도입하고 뛰어난 구성과 명쾌한 주제를 제시하여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이루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전편에 걸쳐 풍부한 고전 지식과 날카로운 감각, 우아한 문장과 긴밀한 구성과 군데군데 복선 등을 바탕으로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허구의 세계를 전개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기존의 봉건질서와 유교적인 윤리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이나 그 이면에 감추어진 새로운 인간상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근대소설의 성격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아키나리의 소설관에 기인한다. 그는 소설이란 권선징악의 방편이 아니고 재미있게 꾸민 이야기로서, 일단 완성된 작품은 독자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로 이 때문에 우게쓰 이야기는 중국과 일본의 고전을 전거로 삼았지만, 원작들을 능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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