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있었기 때문에 괜히 읽기 싫었다. 그런데 읽고 싶다고 책을 사둔 건 뭔지. 재미있을 거 같으면서도 경제학이라는 단어에 겁을 내고는 엄두를 못냈다는 게 맞는 말 같다. 
그러나 우리가 경제학 수업시간에 듣고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그 경제학보다도 훨씬 재미있는 행동경제학 이야기다. 심리학적인 요소가 가미되어서 왜 사람들이 일관되게 비예측적인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있다. 
읽으면서 나오는 예들은 상당히 공감할만한 이야기가 많은데.. 예를 들면 나같은 경우, 던킨도너츠와 스타벅스이야기에 공감을 많이 했다. 원래 맥도날드 라바짜 커피나 던킨의 오리지날 커피가 참 좋았는데(지금도 쓴맛보다 단맛, 신맛이 나는 커피를 더 좋아하지만), 어느 순간 정신차리고 보니 까페에 미친듯이 돈을 뿌리고 있었다.;; 물론 나는 대형 브랜드 카페에 가는 이유가 그 분위기, 공부를 해도 뭐라고 하지 않는 그 분위기 때문에 커피+자리세를 커피값이라고 생각하고 내왔던 거긴 한데, 이를 경제학적으로 '앵커'개념까지 생각해가면서 이런 현상을 생각해보기는 처음이었다. 사실 홍차에 홀릭하기 시작하면서 카페보다 티룸이 가격이 더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적어도 카페나 티룸에 자주 가지 않게된 것은 분명히 행동수정이 된 예였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려고 고민한지 꽤 오래됐었는데, 이 책이 행동수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님에도 스마트폰 구입도 미련없이 털어버렸다. 그냥 지금 휴대폰 쓰려고 한다. 책에서 강요하는 바는 아니지만, 요는 '비합리적 생각'이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은 비합리적 생각을 하고, 비합리적 결정을 하는 존재일 수밖에 없으며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자기의 결정을 조심스레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는 내용을 되새긴 것인데, 이젠 나의 여러 행동들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한다. 
실수를 용납하려 하지 않기보다는, 나도 실수가 많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돈을 아껴야 하는데 낭비하는 상황이나 걱정해봤자 나아질 거 없는 상황에서의 과도한 고민같은 것에 대해서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려 하고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맞게, 바람직하게 행동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뭐라 내용을 딱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는.. 여전히 경제학의 틀 속에서 바들바들 떠는 나인지라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아무튼 참 재미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