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은 나비가 알에서 태어나서 애벌레를 거쳐 나비가 되는 과정을 아주 흥미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속삭인다. ‘네가 조그만 알 속에 들어있는 자그만 생물이라고 상상해보라’ 고. 그러면서 작가는 환상적인 방법으로 아이들이 지극히 물리적인 세계로 들어가도록 유도한다.

 커다란 꽃들과 잎 속에 놓여있는 작은 알들을 보면, 책을 보는 아이들이 그 속에 놓여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이제 아이들은 서서히 애벌레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작가는 물리적인 세계의 현상을 아주 시적으로 속삭여준다. ‘긴 레이스 모양의 잎’ 이라든지 ‘꽃들이 우산처럼 펼쳐져’, ‘비단실로 된 멜빵’ 등의 표현법은 아이들에게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애벌레의 움직임을 ‘꼬물꼬물’이나 ‘오물오물’ 등의 의태어를 사용해서 생동감을 주고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알이 애벌레를 거쳐 나비가 된다’는 평범한 과학지식을 이토록 흥미롭게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작가의 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애벌레와 나비의 모습을 과학책만큼 정교하고 자세하게 그려놓아, 나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주고 있다. 그림의 색상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화려한 색상이어서 책을 보는 동안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애벌레에서 나비까지>는 그림책인 만큼 글은 아주 느리게, 그리고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이 오히려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크게 증폭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본 아이들은 숲이나 들길을 걸을 때 수풀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 아이들은 잎에 붙어있는 알이나, 나비가 되기 위해서 앙상한 나뭇가지에 숨어있을 애벌레를 찾아보려고,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릴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자연에 관한 관심을 아주 흥미로운 방식으로 일깨워준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