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1日1食으로 대표되는 '간헐적 단식'이 적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SBS에서 올 3월에 두 차례에 걸쳐 방영한 '끼니의 반란'의 영향인 듯 싶습니다.

 

최근에 접한 책들 중에서는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나 장두석 선생님도 식습관에 대해 지적한 바가 있습니다. 근데 읽어보면 실천 내용이 조금씩은 다릅니다. 1日1食도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부분이 있고요. 그래도 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지 생각하면서 공통적인 부분만 취해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적게 먹는다.

2. 물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

3. 하루 12시간 이상은 공복을 유지한다.

4. 밀가루와 인스턴트 음식을 삼간다.

 

제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 3년차에 접어드는 동안 다행히 체중이 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는 있죠. 근육이 줄었다는 것과 살의 재배치(?)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먹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는 와중에, 접한 책이 ‘나는 왜 과식을 하는가’입니다.

 

이제 책 이야기로 들어가겠네요.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들어가는 말의 제목으로도 나와 있습니다만, “주위의 환경이 먹는 양을 결정한다.” 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결심을 딱~! 하고 순간순간 유혹의 상황을 마주했을 때, 욕구를 통제하려고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더해지다 보면 ‘다이어트 = 수행’이라는 공식을 만들게 됩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고 해 봤자, 결심을 알려서 주위사람들의 협조를 구한다는 것 정도겠군요.

 

환경이 식습관을 결정한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이 책이 특별한 건 과식으로 이끄는 환경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사례와 실험을 들어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런 ‘구조적인’ 접근이 좋습니다. 다이어트도 노력과 의지, 그리고 기술(?)의 문제라고 하면서 소위 '죄책감 마케팅'을 하는 광고들은 너무 많이 봐서 말이죠.

 

과식으로 이끄는 환경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가 이해한대로 발췌, 요약한 내용들이라 실제 책과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1. 공짜 음식은 더 먹는다.

2. 비싼 음식은 더 먹는다

3. 큰 사이즈의 음식을 받았을 때 더 먹는다

4. 넓고 깊은 접시에 담았을 때 더 먹는다

3. 얼마나 먹었는지 눈으로 확인이 어려울 경우 더 먹는다

4. 헐렁한 옷을 즐겨 입고, 체중을 자주 재지 않는 사람이 더 먹는다

5. 식사 때 항상 포만감을 추구하는 사람이 더 먹는다

(↔ 배고픔을 느끼지 않았을 때 식사를 끝내는 사람)

6. 음식의 종류가 많으면 더 먹는다.

7. 먹는 과정이 번거로울수록 덜 먹는다(=포크보다는 젓가락)

8. 다른 일(TV 시청)을 하면서 먹으면 더 먹는다.

9. 원색의 조명 및 기구, 빠르고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 환경에서는 빨리 먹게 된다.

10. 향이 좋으면 더 먹는다.

11. 표현력이 풍부한 이름의 음식은 더 먹는다.

12. (유명 또는 친숙한) 브랜드의 음식은 더 먹는다.

 

이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11번입니다. 책에서는 아래 그림과 같이 예를 들고 있습니다. (메뉴 A와 B는 표기만 다르지 같은 요리입니다.)

 

 

어떤가요? 전 여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그냥 B 타입의 메뉴를 보면 뭔가 오글거린다는 느낌입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바로바로 떠오를 정도로 쉬운 내용들입니다. 환경 요인에 집중해서 사례를 들어 쉽게 풀어 쓴 것이 이 책의 최고 장점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죄책감이 안 들거든요. 헬스 트레이너들마다 말이 조금씩 다른데,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표현이 몇 가지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먹는 것이 90, 운동이 10이다. 물론 그 90도 10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지만..."

"다이어트는 먹는 것이 50, 쉬는 것이 30, 운동하는 것이 20이다."

 

결국, 먹는 것이 무지하게 중요하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식습관'에 대해서는 유독 우리 사회가 개인의 의지와 노력 문제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서 사람들을 감정적으로도 혹사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이 더욱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