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대중 가요가 있다.    이는 누구나 바라는 노년의 생활이기도 하다.    자연 속에서 산다는 것, 건강한 일상의 시간들을 채우는 것으로 언제나 부러움의 대상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 이 책의 저자는 바로 내가 그리도 부러워하는 자연을 정원삼아 사는 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이 책 속에 살포시 뿌려져 있다. 

 

  사소한 불편감들이 있다지만 그럼에도 다시는 도시 생활로 돌아가고싶지 않게 만드는 곳, 그곳이 바로 시골생활이 아닐까싶다.    느림의 미학을 배울 수 있고, 비워냄의 여유까지도 알게 되는 곳이 자연을 벗삼아서 살아가는 일일 것이다.    저자의 시골생활은 자연과의 소통이었고, 마을 주민과의 소통으로 그 나눔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굳이 마트를 찾지 않아도 지천이 밥상의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자연이란 신선 창고라는데, 입맛 잃을 일은 전혀 생겨나지 않을 듯 하다.    더구나 아침이든 저녁이든 마을 산책길에 나서노라면 만나는 마을 주민미다 한움큼씩 감자며, 파며, 아욱이며 자연의 먹거리를 내어놓으시니 그 인심과 정 속에서 풍성해지는 것은 밥상만이 아닐 듯 하다.    마음의 따스함은 그렇게 자연이 주는 너그러움과 닮아진 마을 사람들과의 소통 속에도 있었으니 말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저자의 시골 생활을 들으면서 제철맞이 밥상놀이를 즐기는 맛도 있을 듯 했다.    봄에는 봄의 맛이, 여름엔 여름의 맛이, 가을엔 가을의 맛이, 겨울엔 겨울의 맛이 바지런을 떨며 그 자리들을 내어주니 사계절의 자연이 주는 유희 속에서 지루할 사이 없는 시골생활을 채워가게 되는 것이다.    각 계절의 맛 레시피를 알려주니, 이번에는 장아찌용이라는 청매실과 더 많은 원액을 얻을 수 있다는 홍매실도 담그어 볼까하는 맘을 들썩이게 한다.

 

  토란은 줄기만을 즐겨 먹고 있는 나인데, 어떨땐 그 아린 맛에 눈을 찡그리게 되는 일이 간혹 있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쌀뜨물이나 소금을 넣고 삶아 하룻밤 담가두면 아린 맛이 빠진다니 이젠 좋아하는 토란 줄기를 더욱 신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을 산책 길에 만났다는 반가운 목화, 목화씨를 종자로 남겨 두었다고 한다.    고구마 이삭으로 한 바구니 잔뜩 채워온 고구마는 바로 쪄 먹어 더욱 토실 달콤한 맛이 풍미를 이루었을 것 같다.   겨울엔 쌓인 흰 눈사이로 난 토끼 발자국을 보고는 토끼의 겨울 먹거리를 챙겨주기도 했다는...

 

  자연의 맛과 소리는 지겹지도 않을 것 같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각각이 보여주는 풍경은 풍성한 먹거리를 안겨주기도 하고, 시골 생활은 인심 좋은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 속에서 나눔의 그늘 속에 여유를 알게 해준다.    자연주의 푸드스타일리스트 저자가 들려주는 시골 생활은 자연의 햇살과 바람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