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옛시절을 생각해보아도 사람을 처형하는 일을 하던 망나니를 천시했다.   그런데 외국의 나라도 그러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된다.   프랑스의 사형집행관 가문으로 유명했던 상송의 집안, 특히 프랑스 대혁명의 시기에 사형집행관으로 살았던 샤를 앙리 상송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 이 책이다.   [왕의 목을 친 남자]로 유명한 샤를 앙리. 

 

  상송의 가문이 처음부터 사형집행관으로 살았던 것은 아니다.   사형집행관의 딸을 사랑했고 그녀를 사랑했다는 이유로 사형집행관이 되면서 상송 가문의 그 첫 문이 열린다.   세상 사람들이 멸시하고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 직업이 바로 사형집행관이었던 옛 시절의 프랑스, 쉬운 직업이 아니었지만 그것은 왕이 세습되듯이 또한 세습되는 직업이기도 했다.

 

  이 책의 주인공 샤를, 즉 왕의 목을 친 남자로 유명한 샤를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십대의 나이에 사형집행관이 되었다.

  사형집행관이란 이유로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던 샤를은 십대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뒤를 잇게 된다.   한 사람을 처형하는 일, 그라고 힘들지 않은 직업이 아닌 것은 아니다.   처형이 있는 전날은 늘 힘든 마음이었던 샤를이었지만 자신의 직업을 떠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사람을 죽이는 직업을 가진 상송 가문이었지만 부업으로 사람을 살리는 의술을 행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지만 단순히 사형집행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아니었다.   사형집행관의 삶을 들으면서 프랑스의 역사를 만나는 시간이란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사형집행관의 시민권에 대한 이야기, 학살 사건 이야기, 프랑스 혁명의 이야기, 기요틴의 등장 등등 샤를 앙리 상송이 살았던 그 시절의 프랑스를 만나게 되었다.    루이 16세의 목을 치게 된 사형집행관 샤를, 그래서 유명해진 그였지만 프랑스 혁명의 시간을 함께 걸어가면서 그를 통해 알게 되는 그때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시간을 만나게 해주었다.